목재·나무 업계 BSI 추이 (자료 참고: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분야별 BSI 추이 (자료 참고: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40-49-42’ 목재 제조업 사상 최악의 1분기
건설업 4개월째 60대에 머물러 ‘평균이하’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목재 제조업 경기 상황은 사상 최악이었다. 2019년 3월 목재·나무 업계 업황 실적은 전년의 68보다 26p 하락한 ‘42’로 3개월 연속 BSI 40대를 기록했다. 3월 경기전망지수인 47과 비교해도 5p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가 이전보다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뜻하고, 100 이하일 경우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재·나무 분야의 3월 BSI는 전체 제조업 29개 업종 중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수치가 가장 높은 의료물질·의약품 분야(89)와 비교했을 때 반 이상 차이가 나며, 업황실적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도 매출 51, 내수판매 53, 생산실적 61, 채산성 65, 자금사정 59로 각 부문 BSI 역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장기평균 수치인 75~85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특히 매출, 내수판매 BSI는 전월 대비 각각 8p, 6p씩 하락하며 국내 수요 시장상황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자금사정 역시 전월과 대비해 4p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목재·나무 업계 BSI는 40(1월), 49(2월), 42(3월)로 세 달 모두 50 이하의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5년간의 BSI와 비교해봤을 때 가장 낮다. 이는 목재 제조업이 역대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5년간 목재·나무 분야의 평균 BSI는 2014년에 74, 2015년에 68, 2016년에 65, 2017년에 74, 2018년에 64로 제조업 평균보다 계속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추세다. 공통적으로 비수기인 1월에 가장 낮았으며, 올해 1월에 40을 찍으면서 지난 10년 동안의 BSI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전망은 더욱 심각하다. 4월 목재·나무 업황 전망 수치는 47로 3월(55) 보다 7p 낮았다. 실제로 1분기 BSI가 업황 전망치보다 낮았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4월 역시 40대의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펄프·종이 분야 3월 BSI는 82로 전월 보다 12P 올랐으며, 고무·플라스틱 업계는 70으로 전월 대비 7P 상승했다. 각 분야 모두 전월 대비 BSI가 미미하게 올랐지만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목재 산업과 가장 밀접하다고 할 수 있는 건설업 3월 BSI는 65로 전월보다 5p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공사 발주 위축, 부동산 경기에 대한 심리적 위축 등을 원인으로 뽑았다.

마감재를 주로 취급하는 A 도매업체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30% 정도 떨어졌다. 건축 경기와 맞물려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다. 신도시 건설이나 아파트 건축 시 마지막 단계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우리 같은 회사는 공사·건설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작년에도 건축물 수가 줄어 납품이 힘들었는데, 올해는 더하다. 일반적으로 목재 시장이 2분기에 활기를 찾곤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힘들 듯 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30년 가까이 목재 산업에 종사한 B 업체 대표는 “IMF 때보다 더한 경기 불황을 겪고 있다. 작년부터 매출이 급격히 줄더니 올해 절정을 찍었다.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더 이상 집을 짓지 않고, 가장 먼저 건축과 관련된 소비를 줄인다. 때문에 내수시장이 활성화된다 해도 단기적인 대처법일 뿐 장기적인 해결법이 될 수는 없다”며 내수시장 활성화는 근본적인 해결법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경기 불황의 큰 원인은 수요 자체가 없다는 것”이며 “무분별한 가격경쟁도 문제 중 하나지만 주문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경쟁은 피할 수 없는 전략이기도 하다. 수입업체 사정도 마찬가지다. 새로 들어온 물량을 제때 못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목재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경기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C 목재 협회 관계자는 “목재 산업 내 경기불황은 작년부터 심화 돼 꾸준히 나빠지고 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다. 전반적으로 경기 불황이 심화되고 있지만 목재 산업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목재 자체에 대한 수요가 점점 낮아지고, 건축 및 목조주택 시장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목재는 대부분 건축 내장재로 많이 사용되는데 건축물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뾰족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아 업체 내 분위기가 점점 암울해지는 것도 문제”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산업 내 가격경쟁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시장이 위축되면 가격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다른 공산품이나 농산물 등에 비해 목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나 정보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목재 제품에 대한 정보를 인테리어 업자들에게 전해 듣는다. 품질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저렴한 물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에서 단기적인 제품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좋은 제품에 대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를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