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나무가 주는 자연친화적인 이미지,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 아파트 같은 획일화된 디자인이 아닌 화려한 외관 등 여러 장점으로 목조건축물의 인기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올해 발생한 최악의 미세먼지 탓에 ‘친환경’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목조건축물이 갖는 친환경성에 주목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목조건축물의 전체 건축 허가 건수는 586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2동의 목조건축물이 허가된 것과 비교하면 11.10%p 내린 수준이다. 약간 하락하긴 했지만 이는 국내 부동산 정책에 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같은 기간 아파트 등 철근 및 철골조 구조물의 허가 건수는 16.33%p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48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기로 정한 바 있다. 이에 건축 및 관련업계에서 “공공시설물인 생활SOC는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친환경적인 목조건축물을 대안으로 고려하자”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목조건축물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목조건축물의 주재료가 ‘목재’라는 이유로 화재나 내구성이 약하다는 선입견을 갖는 소비자가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한국목재신문>은 목조건축물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의문들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해봤다.

국내 최대 목조건축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자원연구부 종합연구동'(출처=국립산림과학원)

선입견1. 목조건축물은 화재에 약하다
목조건축물의 주재료가 목재인 만큼 불에 잘 탈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가장 대중적인 선입견이다.

이에 목재업계는 난연/방염 목재를 사용해 화재의 급격한 확산을 막아 사람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인 내화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연/방염 목재란 목재가 불에 의해 잘 타는 성질을 보완한 것으로 난연 목재 경우 도료나 약제를 통해 난연 처리를 해, 일반적인 목재에 비해 불의 확산이 극도로 느리고, 연소가 쉬운 목재이며, 방염 목재는 목재 내 가연성 물질을 화학적 또는 물리적으로 처리해 보통 환경조건에서 불꽃연소가 일어나지 않게 만들어 놓은 목재다.

이어 내력벽(건축물 무게 등을 견디거나 힘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수직 벽)을 구조재(건물의 뼈대)로 촘촘히 세우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해도 건물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점을 근거로 목조건축물이 화재에 약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업계 한 관계자는 “건물 화재 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인명피해는 건축물 내부의 가연성 재료들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라며 “목재건축물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화재 발생 시 유독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내화시간이 더욱 길어지게 되는 효과가 있고, 구조 이후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입견1. 목조건축물은 화재에 약하다의 경우 팩트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선입견2. 목조건축물은 내구성이 약하다
목조건축물의 내구성 선입견은 연필, 나무젓가락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목재 제품들이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크리트구조물의 경우 평균 수명을 50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인 이동흡 동국대학교 교수의 저서 ‘방부목재 가이드북’에 따르면 수종에 따라 내구연한이 100년에 달하는 목재(울린, 빌리안)도 존재한다. 이처럼 목재는 본래 갖고 있는 내구연한도 길지만 건조하거나, 방부처리하거나, 오일스테인 등 친환경 도료를 사용할 경우 본래 가진 내구연한보다 더 긴 내구연한을 갖게 된다. 미국 등 목조주택이 많은 일부 국가에서는 200년이 넘은 주택이 있기도 하다.

또 목조건축물은 공법에 따라 그 내구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최근 목재주택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목구조(기둥보구조)의 경우 전통적인 공법인 장부맞춤(부재끼리 빈틈없이 딱 맞게 맞추는 공법)의 경우 지진 등 외부 진동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이를 보완해 접합부를 모두 핀으로 맞추는 ‘철물공법’의 방식을 통해 외부 진동에 같이 흔들리며, 지진에도 버텨낼 수 있다.

특히, 고층 목조건축물에 쓰이는 구조용 건축재료인 CLT(두꺼운 집성판을 합판처럼 서로 교차시켜 접착시킨 구조용 목재제품)의 경우 무거워질수록 단단해지면서도 목재 특유의 탄성을 간직하고 있어, 콘크리트에 견줄만한 강도에 외부 진동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목재의 비강도(무게대비 인장강도)는 콘크리트의 225배, 철의 4.4배이고 압축강도는 콘크리트의 9.5배, 철의 2.1배이며 휨강도는 콘크리트의 400배, 철의 15.3배에 이른다.

건축업계 한 관계자는 “지진에 강한 건축물을 순서대로 나열한다면 목구조>스틸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순이다”라며 “물론, 시공사 기술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 기술 수준으로 정석대로 지어진 목조건축물의 경우 진도6 수준의 지진은 버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진 등 외부 힘으로 건물이 받는 충격은 건물의 중량에 비례한다”며 “목재는 다른 건축 재료보다 경량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입견2. 목조건축물은 내구성이 약하다의 경우 팩트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 중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자원연구부 종합연구동(출처=국립산림과학원)

선입견3. 목조건축물은 비용이 많이 든다
목조건축물의 비용이 철골조 구조물에 비해 많이 든다는 지적이 있다. 콘크리트, 철근 등 국내 건축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가 아니라 목재를 쓴다는 점과 목재를 다룰 수 있는 건축기술자들의 인건비가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업계에 알려진 소재별 평당 건축단가를 보면 2018년 기준 △조립식패널 250만~300만 원 △콘크리트 소재주택 300만~400만 원 △스틸하우스 350만~400만 원 △ALC조적조 주택 350만~400만 원 △목조주택 400만~500만 원 △황토주택 450만~600만 원 △퓨전한옥 450만~600만 원 △전통한옥 700만~1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저구간 가격으로 비교할 경우 목조주택이나 한옥의 가격이 다른 소재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모든 목조 건축물이 다른 소재 주택들에 비해 비싼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경골목구조의 경우 같은 성능의 건물이라면 시공비용이 오히려 저렴하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목구조(기둥보구조)의 경우에도 기능적으로 동일한 콘크리트건축물에 비해 골조비용이 약 10% 수준 상승하는데 그친다. 전체공사비용으로 비교해도 목조 건축물과 콘크리트 소재 건축물의 경우 3% 이내의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관계자가 밝힌 내용에 따른다면 비용 차이가 크진 않다. 그렇다면 어째서 ‘목조 건축물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목조 건축물을 짓는 건축주는 건물 실내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상승한다. 예컨대, 실내 마감재라든가 창호 등을 더욱 좋은 것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다”라며 “이러면서 전체공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입견3. 목조건축물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일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목구조(기둥보구조)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자원연구부 종합연구동(출처=국립산림과학원)

선입견4. 목조건축물은 관리가 어렵다
마지막 선입견은 목조건축물의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건축에 쓰인 재료 대부분이 목재이다 보니, 수분에 약하고 해충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콘크리트건축물이나 목조건축물 모두 관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곰팡이가 생기게 된다면 목조건축물의 경우 장기적으로 부재 자체가 열화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목조건축물은 내구설계를 하게끔 돼있고, 하우스랩이나 방습지 등 수분 및 습기 제거를 위한 시공을 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만큼 관리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목재의 내구성이 좋고 수명이 길어 보통 수준의 관리만 해준다면 목조건축물의 관리가 더 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선입견4. 목조건축물은 관리가 어렵다의 경우 일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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