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합판보드협회


PB시장특성 외면한 합판보드협회 각성해야

한국합판보드협회가 지난 4월14일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정식으로 유럽산 파티클보드
(PB)반덤핑제소조사의뢰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산업자원부 무역위 관계자는 한국합판보드협회가 지난 4월14일 유럽산 PB반덤핑제소
조사의뢰에 대해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제소한 이후 기간만료일을 한달여 남겨놓은 가운데 1년여만에 취하를
했으며 그동안 관계기업이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합판보드협회의 유럽산 PB반덤핑제소의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산 PB의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관련산업인 싱크대 및 가구업계와 2차가공업자(비닐접착공장)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PB 25톤1차에 630만원이던 것이 지난 3월 현재 930만원으로 무려
300만원이나 폭등했다. 그런데도 PB가 없어 구입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여서 많은 관련 업체
가 무너지거나 일시에 문을 닫아야 했다. 이같은 결과가 도래한 것은 국내 PB시장의 50여%
를 공급하고 있는 협회 회원사의 물량 가지고는 수요에 맞추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
다. 그래서 제소 전에는 질 좋고 값이 싼 유럽산의 PB가 유입돼 나머지 50%의 수요를 감당
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회의 반덤핑제소조사의뢰로 이탈리아 등 한국으로
의 유럽 수출국들이 일제히 수출을 중단하거나 줄이게 되자 이같은 PB파동이 발생한 것으로
업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처럼 PB파동이 발생하자 협회 일부 회원사들은 자사가 생산하는 PB가격을 2-3차례 올려
어려움에 처한 가구업자 등 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더구나 PB를 달라고 아우성치
는 관련업자를 철저히 외면하고 조사의뢰 전에 자사의 PB를 구입한 회사와 자사 대리점위주
로 공급하는 횡포를 부렸다. 이렇게 되다보니 정치권의 권력자가 협회 회원사에 전화를 넣어
특정회사에게 PB를 제공하라는 등 압력까지 행사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런 와중에 수
입업자와 관계업자는 동남아시아나 중국산 PB를 들여왔으나 품질이 형편없어 오히려 폐기
처분하는 등 피해를 봤다. 이에 견디기 힘든 관계사업자 200여명은 지난 3월30일 산업자원
부 무역위에 정식으로 탄원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다.
협회는 이번만이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4차례나 제소의뢰를 한 사실이 있으며 한때는 가격담합
이 적발돼 공정위에서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이번 취하서 제출 과정에서도 강력하게 반
발하는 가구 및 싱크대, 수입업자와 협회회원사인 PB 생산업자의 중간에서 협회가 갈팡질
팡 갈등을 겪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소문이다.
취하소식이 업계에 전해지자 PB가격이 소폭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산
PB가 국내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계약과 선적, 선박 운항기간 등을 고려하면 오는 8월이나 가
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한국 PB시장의 특성을 외면하고 회원사의 이익을 위해 제소조사의뢰
하는 합판보드협회는 각성해야 한다"며 "회원사는 PB가공기술을 향상시켜 유럽산하고 경쟁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jhkim@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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