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최근 산림청은 목재 자원의 고부가가치 첨단화 기술개발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총 21개 과제가 선정됐고 선정된 이들은 각각 8억25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앞으로 33개월간 선정된 주제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전북대학교 박희준 교수가 연구 중인 주제는 △친환경‧고기능성 목질계 건축마감재 개발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목질계 소재의 우수성과 기능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목질계 실내마감재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목재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천장, 벽, 바닥재, 몰딩 등 실내마감재는 밋밋한 실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포인트가 돼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각종 기능성 마감재가 출시돼 라돈, 곰팡이, 세균 등 각종 유해물질로부터 거주자를 보호한다.

최근 등장한 목질계 실내마감재 역시 친환경성과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능까지 갖추고 있고 나아가 소음을 줄여주는 흡음성능도 콘크리트 벽재 못지않다.

이처럼 목질계 실내마감재는 다른 건축자재에 밀리지 않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친환경 건축물에는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준 교수는 “최근 건축법이 요구하는 기준은 높아지는데 목재의 경우 ‘좋은 자재’라는 막연한 사실만 말할 뿐 객관적, 과학적, 정량적 입증이 부족하다”며 “타 건축자재와 경쟁하려면 신기술을 개발해 공인 시험성적서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구비하고 상용화에 성공해야 목재의 사용범위가 넓어진다”고 주장했다.

박희준 교수는 2014년 수용성 난연제 처리 기술을 개발해 불에 타지 않는 방염‧난연 목재 제조 기술을 선보였다. 2016년에는 이 기술을 응용한 흡음 및 난연성 목질계 내장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목질계 내장재의 재료인 합판에 기능성 수지를 빠르고 균일하게 주입해 난연과 흡음성능을 갖추게 하는 것으로 목재의 치수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목질계 실내마감재가 다양한 기능을 갖출 수 있던 배경에는 박희준 교수가 개발한 난연성 수지를 기반으로 하는 여러 기술이 주효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불에 잘 타지 않고 유독연기 거의 없으며 기존 천장재에 비해 무게가 절반에 불과하고 흡음성도 2배 이상 뛰어난 '목재 천장재'를 개발한 바 있다.

이하 일문일답.

박희준 전북대학교 교수(사진=박희준 교수)
박희준 전북대학교 교수(사진=본인 제공)

 

건물의 친환경성이 강조될수록 건축자재의 기준도 높아져 갑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강화된 법 기준을 만족하는 목질계 실내마감재의 개발을 위해서인가요?
단순히 목질계 실내마감재가 법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성능개선을 하고 기능을 추가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타 건축자재에도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흡방습성, 항곰팡이성, 흡음성 개선 건축 마감용 기능성 목질계 신소재를 개발하고 고기능성 목질계 건축마감재의 상품화 및 산업화를 추진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앞서 20세기가 주택공급물량의 확대가 핵심 과제였다면 21세기는 지구온난화, 환경파괴, 인체 유해성 문제 등으로 주택공급물량 충족과 동시에 건물의 친환경성이 요구됩니다.

「건축법」을 비롯해 「실내공기질 관리법」, 「소방법」,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 등 법을 들여다 보면 건축물과 건축자재에 대해 실내공기질, 화재예방 및 안전 성능, 소음방지, 향균‧항곰팡이 성능 등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강조합니다.

이에 마감재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예컨대,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 제4조에 따르면 친환경 건축자재의 적용을 의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5조를 통해 흡방습‧흡착‧항곰팡이‧향균성능의 권장기준을 제시하고 이중 2가지 이상 충족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목재와 목질재료의 우수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는 건축 마감재로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신기술, 녹색기술 및 녹색제품, 친환경, KS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정량적으로 입증된 공인 시험성적서나 인증서 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생활SOC에 대해 향후 3년간 48조 원이 투자됩니다. 생활SOC인 교육시설, 공공기관, 다중이용시설 등에 목질계 실내마감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인 시험성적서 등의 객관적인 증빙자료가 필수입니다. 사업 참여를 위한 성능 및 인증 확보가 매우 시급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산림정책 목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목재자원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뤄내 국내 목재제품의 다양성과 시장 점유율을 높여 국내 목재산업에 기여할 수 있고 목재문화 활성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회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성능개선과 신기술 개발, 이를 통한 건축마감재로써의 객관적인 증빙자료 확보가 이번 연구의 핵심이겠군요. 향후 연구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그렇습니다. 이를 위해 친환경, 고기능성 목질계 건축마감재 및 흡방습‧항곰팡이‧흡음성이 개선된 기능성 신소재를 개발하고, 연구에 참여하는 ㈜가온우드에 개발한 기술을 이전해 고기능성 목질계 건축마감재의 상품화 및 산업화 하는 것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기능성 목질계 건축자재 연구에 참여했던 대학원생을 이번 연구에서도 참여시켜 지속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신규 대학원생도 연구에 참여시켜 목질계 건축재료분야 전문가를 양성할 것입니다.

참여기업 연구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세미나를 개최해 기업체 전문기술인력양성을 추진하고 동시에 개발한 기술의 성공적인 산업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성능개선 및 신기술 개발이 되면 제품화하는 과정은 수월한 편인가요?
목재가 내재 에너지량(생산에서 폐기될 때까지 소모되는 에너지량)이 가장 적은 소재인 만큼 반드시 써야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기존 건축자재에 비해 비싸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립니다. 목재 활성화를 위해 이를 보완할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약간 아쉬워요.

건축 문화를 보면 저렴하고 무난한 재료를 선호하기 때문에 목재의 경쟁대상은 타 건축자재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기업이 해야 할 일이지만 학교 등 연구기관에서도 하니까.

직접 기술을 개발이 어렵다면 기업은 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응용해서 상품을 생산해야 하는데 그런데 국내 목재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이런 부분이 좀 약해요. 뿐만 아니라 제품 상용화까지 단계가 복잡합니다. 기술 개발이 선행된 후 공인 성적인증서 등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증빙 과정이 복잡합니다. 구비서류도 많고 이로 인한 비용도 발생할 뿐 아니라 주관부처마다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기술개발 이후 상품화까지 통상 2~3년이 걸리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증 받은 이후에도 관(官)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또 중소기업벤처부의 인증을 받아야 하고 생산설비 등도 평가받아야 합니다. 똑같은 일을 또 진행해야 하니 비효율적이죠.

각 부처별로 나뉜 업무 중 공통적인 서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도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기술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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