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제재소 최용우대표
동원제재소 최용우대표

 

[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제재의 품질은 건조에 있다. 아무리 좋은 소나무도 청변이 일어나면 고객은 실망한다. 처음에는 멀쩡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청변을 막지 못한다. 이런 저런 청변방지제를 사용해도 깊이 침투하는 청변을 막기는 부족하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건조 중에 발생하는 할렬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제재목의 색을 유지하는 것은 품질차별의 시작이자 기본이다. 오늘도 동원제재소의 5대의 건조기는 빈틈없이 가동된다.

개발정신이 남다른 기술자 출신 최용우 대표

71년부터 제재기술자 출신으로 대차, 톱연마, 지게차, 로더 등 제재에 필요한 것은 안 해본 것이 없는 동원 제재소 최대표는 지방도시 함평에서 이름난 제재소를 운영하고 있다. 85년 임대공장을 시작으로 최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동원제재소를 98년에 짓고 운영해 왔다.

최대표가 제재사업을 한지 올해로 35년째다. 2000년부터 한옥시장에 뛰어들어 박준영 전남지사 시절 한옥개발 붐이 일어 수요가 꾸준했다. 꾸준한 한옥수요에 대응하려고 원형가공기계를 개발하고 2면 자동대패기를 놓는 등 거래처가 원하는 품목과 품질을 위해 기계설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동원제재소 전경
동원제재소 전경

 

건조시설과 건조품질 차별화에 성공하다

동원제재소는 문화재, 사찰재, 한옥 등 전통시설에 들어가는 기둥, 보, 서까래와 같은 부재를 건조와 가공하는 업체다. 직경 80cm에 이르는 기둥을 건조하고 원형으로 가공하는 기술도 독보적이다. 모든 가공기술은 최대표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가장 문제가 되는 청변균을 방지하고자 제재소에 들어오는 원목을 일차적으로 제습건조기에 넣어 건조를 거친다. 그래야 오래 보관해도 제품의 색상을 유지할 수 있다. 제품에 특성에 맞게고온건조기나 고주파건조기에 넣어 할렬을 최소화하는 2차 3차 건조를 실시한다. 배할가공을 해서 건조 할렬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진공압체고주파 건조기
진공압체고주파 건조기

 

최대표는 “건조품질을 알리기 위해 처음에는 건조비를 받지 않고 서비스해 주기도 했고 한 번 써본 거래처는 다른 공장을 굳이 찾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도 이윤이 남는 건조비를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어려운 때 제재공장이 풀가동되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건조에 열정을 가지고 나무를 대하는지 알 수 있다. 3년 전 전북대학교 법전원 공사 때 동원제재소에서 일부 건조를 해 납품했는데 건조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목수들을 위한 치목장 제공

동원제재소에는 치목장이 따로 있다. 그 치목장에서 목수들은 건조된 목재로 치목가공을 한다. 물론 치목장 사용료는 받지 않는다. 치목현장에서 건조가공된 제재목의 품질을 직접 확인해가며 어떤 애로 사항이 있는 지 직접 확인하면서 제재와 건조에 반영한다. 치목장가면 기둥이나 보, 상방, 중방, 제혀쪽매 등의 다양한 부재들이 목수들의 땀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목수에게 제공되는 치목장
목수에게 제공되는 치목장

 

고주파 집성기에 투자

제재, 건조, 가공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동원제재소는 60%의 고객이 다른 지방이라 한다. 소문에 소문을 듣고 오시며 한 번 오시는 고객을 최사장의 남다른 품질 열정을 보고 단골고객이 된다고 한다. 12명의 직원으로 30억원을 매출을 하고 있는 동원제재소는 제재하고 남은 판재들을 집성 가공하여 집성재를 만들려고 최근에 고주파집성 기계를 도입했다.

최대표는 “직경이 큰 원목을 가공하고 나면 납품하고 남은 판재들이 많아 이를 집성하여 기둥, 중방, 도리 부재로 활용하려고 고주파 집성기를 놓았다”고 했다.

최근 도입한 고주파 집성기
최근 도입한 고주파 집성기

 

건조품질 제일주의

동원제재소의 제재시설은 일제시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 몇몇 사양들은 바뀌었지만 전통방식 그 자체다. 하지만 다양한 건조와 건조기의 사용방식은 축적된 경험으로 최적화 돼 있다.

최대표는 “최근 일본 노무라 그룹에서 대형 올드 더글라스를 자신의 고주파건조기로 건조해 준 적이 있었는데 일본 노무라 그룹 측은 짧은 건조시간과 건조 품질에 매우 만족했다”고 한다.

최대표는 “건조를 하다보면 나이테가 촘촘하고 오래된 나무일수록 할렬의 발생도 적고 반대인 경우 할렬의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건조에 대해 자신의 건조기의 특성에 따라 용도를 달리한다. 원목이 들어오면 청변을 막기 위해 제습건조를 해서 보관한다고 한다. 고온건조가 필요한 원목이나 제재목은 고온 건조기에서 건조하고 더 낮은 건조나 클랙방지를 위해서는 고주파건조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최대표는 “사람들이 고주파건조를 하면 나무가 약해진다고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단단해 져요. 나무는 건조할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건조결함이 줄어듭니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 목재를 건조기에 넣어 과도한 온도에 노출할 경우 목재 본래의 강도를 잃어버리는 경우들이 있는데 목표하는 함수율도 중요하지만 목재의 본래강도를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말했다. 대형 기둥이나 보를 건조하는 것이 많은 경험이 필요한 것이고 상황에 맞는 건조기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건조에 투자해 온 최대표의 열정과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할 가공을 하여 건조하면 건조응력이 해소돼 크랙이 최소화되는 데 사람들은 배할 자체를 싫어한다. 일본에서는 배할 가공자체라 일반화 돼 있는데 한국의 편견이 아직까지 넓게 퍼져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배할은 전체두께의 삼분의 일까지 해도 기둥의 경우 강도저하에 영향을 주지 않는데도.

할렬을 최소화해주는 배할가공기
할렬을 최소화해주는 배할가공기

 

청변이 있다고 잔금 못 받는 현실

“어떤 분이 사찰공사를 했는데 서까래에 청변이 들었다고 하면서 서까래 공사금액보다 더 한 금액의 잔금을 못 받았다”고 했다. 그는 청변 때문에 강도저하가 있는 것을 아니지만 청변이 있다고 해서 공사잔금을 못 받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고 동원제재소가 건조시설에 투자하고 건조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는 것도 고객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보듬어주는 착한 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화 안 되는 건조비

사실 대형 제재목의 건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아직도 고객들은 건조비용에 대해 인색하다. 자신은 건조비용을 재당 500원 정도 받지만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한다. 더 받고 싶어도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한다. 동원제재소에서의 대부분의 건조는 고객의 서비스 차원이라는 말이다. 그는 “굵은 목재는 아무리 오래 두어도 함수율이 20%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이런 목재는 시공하고 시간이 지나면 휘어지고 갈라지는 문제를 낳는다”고 한다.

최대표는 “문화재공사에 들어가는 목재는 시방에 따르면 허용 함수율이 24%라고 하는 데 최소 19% 이하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4%의 함수율 기준으로는 건조 결함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 한다. 그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착한회사 착한품질

65세인 최대표는 “아직도 할 것이 많은 데 나이는 들고 언제까지 더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건축회사나 국민들의 건조인식이 높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지방도시에서 작지만 또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어느 회사보다 득실을 따지지 않고 좋은 품질의 제재목을 생산하는 회사 동원제재소는 양심이 살아있고 품질에 대한 남다른 생생한 철학이 있는 회사다.

수입원목 하차
수입원목 하차
제재된 목재들
제재된 목재들
원주가공된 기둥
원주가공된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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