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작년부터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산 제품들의 대미수출이 저조해지자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들었다. 힘겹게 버터 온 목재파렛트 제조업체들이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더욱 악화되면서 가까스로 잡고 있는 끈을 놓아야 할 판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올 초 정부의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35% 이상 뛴 컨테이너 운송비에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대지에 적재해 납품준비를 하고 있는 국내 파렛트 완성품
대지에 적재해 납품준비를 하고 있는 국내 파렛트 완성품

국내는 300여개 이상의 목재파렛트 제조회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규모 업체들이 즐비하지만 대형 회사는 대지여유가 있어야 제조한 파렛트를 적재해 두고 대기업의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목재파렛트 납품가격은 10년 전이나 별 변화가 없다시피 한다. 오히려 더 떨어지기도 해 생산원가에 미치는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매년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이구동성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파렛트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Y사는 올해 초 자동화 목재파렛트 기계를 뜯어냈다. 고정거래처가 없는 대부분의 파렛트 업체는 수요처의 가격인하 요구에 속수무책이다. 목재파렛트 업체는 최저임금제 도입이후 야근이나 추가근무가 사라졌으며, 파렛트 품질로 소송이라도 한 번 당하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정도다. 파렛트 생산 전문 S사는 “목재파렛트의 납품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수요처가 ‘당신회사 아니어도 할 데는 많다’식의 입장이다보니 갈수록 높아지는 생산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 한다”고 말했다. 파렛트 업체들은 이 납품가격을 맞추려고 값싼 원자재를 찾아 세계 구석구석 안 다닌 데가 없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끝에 다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원자재 품질에 대해 해외원자재 수출업체에서는 한국시장이 이해가지 않을 정도의 ‘구조재급’ 자재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목재파렛트 업체는 소위 산업재라하는 제재목을 뉴질랜드, 칠레, 중남미, 러시아 또는 동유럽에서 들여온다. 올 2월까지 제재목 수입물량은 보면 작년 2월 412천㎥였는데 올해는 286천㎥밖에 되지 않는다. 31%나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럽수입이 어려워졌다. 가격은 고사하고 물량자체도 줄어서 해 볼 데가 없다는 게 목재파렛트 제조회사들의 비명이다. 코로나19는 이 한계상황에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대형 업체는 곡소리가 더 커진다. 철재나 플라스틱 파렛트 점유율이 갈수록 늘고 있는 점도 여건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파렛트제조에 잔뼈가 굵은 J사 대표는 “구매기업들이 원가절감을 하는 직원들을 포상하는 방식의 매입을 장려하다보니 인정사정없이 깍는다. 이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목재파렛트 업체가 존속하려면 외국처럼 생산비를 보장해주는 납품가격 유지문화 도입하거나 협동화 또는 공동화 사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양을 조절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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