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포장재 가격이 작년 9월에 비해 167%나 올랐다. 포장재의 가격 폭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공급이 예년수준의 절반도 못 미치는 극심한 수급절벽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포장재 수입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칠레가 4월분(6월 또는 7월 도착분)의 한국수출 물량을 10분의 1일 정도밖에 공급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필요한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태창의 배대표는 “한국 시장의 포장재 가격이 너무 타이트해 가장 낮은 가격으로 포장재가 수입돼 왔다. 코로나 펜더믹 이후로 목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가격이 안 맞아 수입을 꺼려했던 회사들이 공급위기를 느껴 수입에 나섰지만 이미 물량을 배정받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했다. 또 “10월부터 지금까지 포장재의 수입 가격이 약 167%가 인상됐지만 운송시간이 많이 걸려 시장에서의 가격반영은 4~5개월 이후나 된다. 지난달부터 가격인상이 15%가 있었고 이달 말에 또 한 번 오를 예정이다. 요즘 시장에는 한 달 5만㎥가 필요한데 지지난달부터 4만㎥ 수준이었고 지난달은 20% 또 빠진 3만2천㎥ 정도의 물량만 공급되는 실정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은 뉴질랜드나 호주원목을 제재해서 메워가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원목공급은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본격적인 물량부족은 6월과 7월 사이부터 시작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지금 칠레에서 수입계약분이 평소의 10분의 1수준인 4천5백㎥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칠레와 오랜기간 동안 수입 업무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미국 경기 호황으로 칠레 내수시장의 호황, 벌목량부족과 컨테이너부족이 포장재 수급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빈 컨테이너를 산티아고항에서 컨셉션항까지 옮겨 오는 비용도 지불해할 만큼 아시아로 오는 컨테이너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칠레에 서는 벌크선이 4월과 5월 아시아로 두 차례 포장재를 싣는다. 그래도 절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하면서 이정도 수준이면 “재난에 가까운 포장재 수입상황”이라고 했다.

본지가 산림청 임산물수출입통계 사이트를 확인한 바에 의하면 작년 3월 칠레산 제재목이 45천㎥가 들어 왔는데 올해 3월에는 25천㎥ 밖에 수입되지 않아 44%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칠레산 제재목은 올해들어 1월 55천㎥, 2월 39천㎥, 3월 25천㎥이 수입돼 1월에 비해 3만㎥나 감소했다.

칠레산 제재목 수입이 어려워진 이유를 요약하면 ▲코로나로 인한 벌채량 감소 ▲생산 감소 ▲미국주택산업호황 ▲선박 물류정체 ▲컨테이너부족▲가격폭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포장재에 관해서 칠레만한 공급능력과 가격수준을 갖고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현재의 공급부족은 대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포장재분야는 가격경쟁이 치열해 높아지는 수입가를 반영할 탄력성이 매우 낮은 품목이다. 대기업들의 포장재 가격 인하요구는 매년 높아지고 있어 대책 없이 가격이 폭등하고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진 이런 상황에 서는 발 빠른 대응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6월 이후로 포장재 공급부족은 결국 수출상품을 수출 포장하는 분야에 직격탄이 될 것이고 포장재를 구하기 위해 가격 불문하는 치열한 구매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장재를 공급하는 회사는 남은 재고부분을 고정거래처에만 일정 부분 할당 판매하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급한 대로 중국수출이 막혀있는 호주산 라디에타 원목을 수입해 일시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입량이 거의 없었던 호주산 원목은 3월에만 5만㎥가 수입됐다.

현재 상황으로는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가격 폭등은 막을 수 없는 상황으로 예상된다. 이번 포장재 수입난은 언제 풀릴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