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 (주)인목 석정기 대표

몇 년 전 모 주류회사에서 진로 이즈백(Jinro is back)이라는 소주를 출시해서 대박을 쳤다. 왕년에 매출 압도적 1위였던 진로가 경쟁사의 제품에 밀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이즈백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과거엔 건축. 가구. 인테리어용 자재로 두루 쓰이던 목재가 시장에서 합성플라스틱 대체재에 밀려난 현실에서 천연목재를 소재로 하는 우리 목재산업은 이즈백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천연목재를 소재로 하는 목제품이 합성 화학제품에 대체된 것은 사실 전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단시간 내에 대체된 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주이유로 다음을 들고 싶다. 첫째, 비현실적인 국토부의 건강친화형주택 정책과 이에 따른 갑작스런 대형 챔버법의 시행. 둘째, 진짜 나무(real wood)와 가짜 나무(fake wood)제품의 차이에 대한 업계의 홍보 부족. 셋째, 목재를 소재로 한 새로운 제품이나 목재에 적용하는 새로운 공법의 개발과 이와 관련된 신시장 개척에 대한 업계의 노력부족.

2014년 건강친화형주택이라는 미명하에 VOC시험방법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이 국토부가 강제 시행한 대형챔버법으로 인해 도장 등 표면처리를 해야만 하는 목재를 가구. 건축자재업계에서 목재자체의 인체무해성이나 친환경성은 도외시한 채소재로 사용하기를 무조건 기피하게 되었다. 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재자체도 썩지도 않을 뿐더러 화재발생시 불완전 연소 하면서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등 유독가스를 방출시켜 환경적 관점에서도 시장에서 퇴출되어야할 PVC와 같은 플라스틱 화학 소재가 오히려 주소재로 사용되는 결과로도 나타났다. 이로 인한 목재산업의 피해는 막심했으며 그 결과 한국목재산업은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급격히 쇄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에 대한 문제가 일부 관련인들 로부터 심각히 제기된 후에야 소형챔버법도 병행 사용되게 개정되었지만 이미 고객이 떠난 뒤였다.

석유화학제품인 나일론이 옷감의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 할 때는 그 기세가 참으로 무서웠고 이어 폴리에스테르 아크릴 같은 화학섬유가 연이어 개발되어 한때는 세상의 모든 옷은 화학섬유로 만들어 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화학섬유의 단점들이 부각되면서 천연소재의 진짜섬유라 할 수 있는 면, 모, 모시, 비단이 다시 의류소재로 사랑 받게 됐다. 천연섬유의 부활에는 화학섬유와의 차별성에 대한 관련기업들의 적극적인 홍보가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목재는 천연소재 중 재생이 가능한 유일한 소재이며 그래서 지속가능한 소재이다. 이러한 착한 목재를 소재로 한 새로운 제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만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 질 수 있다. 또한 목재제품에 적용 될 수 있는 새로운 재료와 공법도 개발 되어야 한다. 최근 관련업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VOC방출이 없고 표면 물성도 기존의 유성도료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수성도 료와 그 도장방법이 개발되어 실용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가성비(價性比)가 강조되던 시장에서 가심비(價心比)와 가안비(價安比)가 중요한 구매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천연목재(real wood)가 시장에 돌아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최정상의 무늬목회사인 이태리의 Tabu는 지난해에 Wood is back이라는 슬로건을 공표 했다.

현재 한국의 목재산업계는 real wood will be back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력없이 기다리기만 해서는 시장이 돌아서지는 않는다. 가짜가 판칠수록 진짜의 값어치는 올라가며 훌륭한 셰프일수록 양념으로 맛을 내는 게 아니라 천연재료의 맛을 살린다.

목재산업에 관계된 업계, 학. 연계 특히 임원진흥원이 함께 나서서 목재산업의 부흥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성과를 내는 날 필자는 목재인들과 함께 진로이즈백으로 건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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