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 인터뷰 구리 예닮교회 정지은 작가

정지은 작가. 예담교회 성도. 나무를 그리는 공방 대표.

‘노아의 방주’는 스케일에 놀라고 섬세함에 또 한 번 놀라고 성서의 말씀을 사실감 있게 표현해 놀라게 하는 작품이다. 무려 8년간 목사님과 작가와 신도들이 이 ‘노아의 방주’ 작품에 매달렸다 한다. 신도가 50명도 안 되는 작은 교회가 일궈낸 믿기 어려운 기적이다. 예닮교회 고대경 목사와 정지은 작가는 신도들과 함께 8년 동안 쉼 없이 작업해 ‘노아의 방주’를 만들었다. 수많은 목재조각들을 찾아 깎고 다듬어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으리라. 지난 8년간의 꿈처럼 지나간 시간들과 작품에 대해 인터뷰했다.

 

고대경 목사님의 설계로 ‘노아의 방주’라는 거대한 작품이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 작품들을 시작했나요? 작품 설명을 부탁드릴까요.

8년 동안 ‘노아의방주’ 작품 제작에 참여한 예닮교회 고대경 목사님과 성도분들.

‘노아의 방주’ 작품은 8년 전 구리예닮교회 담임목사님 고대경 담임 목사님과 성도들과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약 50명의 성도가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먼지 나는 무거운 나무를 나르고 커팅하고 샌딩하고 조각을 하는 작업에 모든 성도가 참여했습니다. 그렇기에 ‘노아의 방주’ 작품은 예닮교회 전 성도들의 “성스러운 땀방울”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노아의 방주’ 전시회를 세팅하면서 직장인들이 3일씩 휴가를 내어 겨우 설치를 마쳤습니다. 몇몇의 사람들로는 구현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노아의 방주’는 성서에 나오는 인물 중 하나님께서 노아라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거룩함과 구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표현한 작품입니다. 성서의 옛날이야기가 아닌 현재도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세계 곳곳의 전쟁과 환경오염, 인간성과 도덕성의 상실로 인한 파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요즘, 노아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생각하기를 바랐습니다. 옳은 것들이 더 이상 옮음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인간의 양심이 무너지는 이때 전시회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온힘을 다해 성도들이 준비했습니다. ‘노아의 방주’ 전시회는 100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노아가 만든 방주’와 그 ‘방주를 향해 가는 수많은 동물들’ 그리고 ‘그 방주를 외면하는 타락한 인간의 도덕성’ 이렇게 3가지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신도 50명도 안 되는 교회에서 고대경 목사님을 비롯해 정지은 작가와 신도들이 함께 작품을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8년 동안 끈기 있게 해 오신 과정을 들려주세요.

구리예닮교회는 성도 50명의 작은 개척교회입니다. 구리 교문동의 8평 남짓 작은 임대건물에서 나무공방을 열어 ‘노아의 방주’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8년의 시간동안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장소가 너무 협소하여 건물 주차장 한 쪽에 쌓아 놓으면 여름엔 곰팡이가 피고 겨울엔 건조해서 작품들이 갈라지고 틀어지면서 많이 망가지기도 했습니다. 매번 곰팡이는 락스로, 건조함은 오일을 발라 어떻게든 작품을 보호하려 하였습니다. 주택가에 자리 잡은 공방의 위치상 먼지와 소음으로 인해 많은 민원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 민원을 피해 잠시 경기도 포천의 외딴 곳의 작은 땅을 무상으로 얻어 그 곳의 작은 우사를 성도들이 전시관으로 직접 꾸며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땅의 새 주인이 생기면 다시 보관할 곳과 전시할 공간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도 전시회를 오픈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 전시회가 활용되어져야 하는지 말이죠. 예닮교회 목사님과 성도들은 고민하며 기도 중에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는 거의 대부분 목재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양한 목재들이 쓰였던데 작품들을 목재로 표현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어떤 목재들이 주로 쓰였고 어떻게 조달하셨나요?

인간의 욕심과 탐욕을 표현한 바벨탑을 형상화 했다. 월넛 원목을 다듬과 깍아서 산을 표현하고 수 많은 인간과 재물들이 층을 이루게 하고 제일 위에 탑을 올려 놓은 모습.
노아의 방주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동물들.

‘노아의 방주’ 전시회에는 많은 나무들이 쓰였습니다. 그 때문에 재정상의 어려움도 적지 않았죠. 목사님께서 많은 목재상을 소개소개로 다니시며 나무를 얻어 오시고 구매 하셨습니다. 나무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손바닥만 한 나무들부터 아주 작고 금이 간 나무들까지 마다하지 않고 주시는 대로 구입하여 조각을 해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재상의 사장님들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그 분들께 작품을 보여드리고 알려드리며 작품에 임하는 저희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감사하게도 작은 나무조각들을 모아주시고 챙겨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작은 교회의 애씀을 돕고자 하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까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노아의 방주는 50여 종이 넘는 특수목을 사용하였습니다. 다양한 나무를 쓴 이유는 하나님이 만드신 나무를 최선을 다해서 구해서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섭니다. 흑단, 유창목, 월넛, 오크, 마블, 퍼플하트, 장미목, 티크 등 셀 수 없이 많은 특별하고 멋진 나무들 덕에 ‘노아의 방주’는 천연 나무의 색상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가득한 작품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어떤 도료 없이 오직 천연 오일만으로 ‘노아의 방주’는 만들어졌고 관리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장소의 작품은 1/3 정도만 전시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작품 숫자가 늘어날 터인데 보관도 수월하지 않아 보입니다.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금의 ‘노아의 방주’ 전시회는 만들어진 작품의 현재 3분의 1만 전시된 상태입니다. 아직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할 작업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노아의 방주’가 놓이는 아라랏산을 새로이 제작했습니다.

아라랏산 위의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작품. 다양한 목재를 다듬어 바위 질감을 낸 후에 내부에 틀을 짜고 외부에 목재를 짜맞춰가며 한 층 한 층 쌓아올리면서 제작했다.

폭이 3미터, 높이가 1.5미터가 되는 거대한 월넛산을 조각하며 마음과 몸의 고생이 작지 않았습니다. 나무 분진과 소음, 무엇보다 그 무게가 어마어마하여 전시설치를 할 때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도분들이 함께 그 무게를 부담해 주셨기에 전시회가 가능했습니다. 전시회를 보러 오시는 분들 중에 목공방을 운영하시는 분, 목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간혹 뵐 기회가 있습니다. 그 분들은 “이 값비싼 나무들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작 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 놀랐다”고 가장 많이 말씀하십니다.

‘노아의 방주’ 작품 속에는 수 백 가지 종류와 수 천 마리의 동물이 조각돼 긴 행렬을 이룬다.
‘노아의 방주’ 작품 속에는 수 백 가지 종류와 수 천 마리의 동물이 조각돼 긴 행렬을 이룬다.

상품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것. 그리고 개인의 작품이 아닌 함께 공동체가 만든 작품이라는 것. 무엇보다 인간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자부심이 저희 예닮교회 성도들에게 이 작품을 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서 속에서 노아에게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어리석다 말합니다. ‘비는 오지 않는다고’, ‘하나님의 심판은 없다고’ 말입니다. ‘노아의 방주’ 전시회를 준비하며 조금이나마 노아의 마음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0년의 시간을 묵묵히 견디며 하나님이 말씀에 순종한 노아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8년을 전시준비를 하며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어떤 꿈이 있으신가요

저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바로 상설 전시관을 갖는 것입니다. 저희는 지난 8년 동안 많은 거절과 무관심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기독교 작품이라는 이유로 전시가 거절되었고 운 좋게 전시 문턱까지 간적도 있었지만 기독교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소되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4년 만에 두 달이라는 시간동안 전시회를 작게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2월 말에 전시회를 마치면 작품들은 다시 박스에 담겨 포천 창고에 쌓여 있게 됩니다. 다시 습기로 인한 곰팡이와 건조함을 견뎌내야 합니다.

하루빨리 작품이 완성되어 많은 분들과 함께 교감하고 싶습니다. 모두의 마음에 고민이 필요한 때에 ‘노아의 방주’ 작품을 통해 갇혀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마음의 문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많은 분들과 만나고 교제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저희 예닮교회 모두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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