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 인터뷰 서해목재 김영선 대표

메이플, 오크, 월넛, 애쉬 등의 북미산 특수목과 동남아시아산과 아프리카산 목재까지 가구소재를 공급하면서 사업을 해온 서해목재. 고주파열판압체건조기와 탄화기를 설치해 목재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던 서해목재 김영선 대표는 최근 그토록 바라왔던 전시장과 공장을 새로 지었다. 지금까지의 가공경험을 집대성해 세운 디홈스(Dhomes)라는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소비재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건조기술로 품질이 안정된 각 나라의 우드슬랩부터 화려하고 눈에 띄는 화병이나 도마, 거울, 가구, 고급액자까지 가구와 소품으로 소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깔끔하게 정돈되고 각종 아이템이 반짝반짝 빛나는 전시장과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부지런하면서도 사업밖에 모르고 겉보다는 속이 알차게 살아 온 김영선 대표를 인터뷰했다.

서해목재 김영선 대표.

 

기계공학을 하신 분께서 목재사업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우선 저는 서울의 독립문 근처 영천동에서 낳고 자랐습니다. 휘문중까지 영천동에서 살았고 장위동으로 이사해서 대일고를 다녔어요. 한양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어요. 졸업을 하고 특채로 채용이 됐는데 바로 첫 직장이 미원이였어요.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면접 때 총무 일을 달라고 했어요. 직장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총무 일을 맡기려는 회사가 어디 있겠어요. 면접자들도 황당했을 겁니다. 그런데 뜻밖에 합격통지가 왔어요. 그런데 근무지가 오산이었어요. 막상 가보니 허허벌판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 그곳에 날 보낸 것이었어요. 일할 사람을 면접하고 준비되는 만큼 사진을 찍어 보고하는 등등 제반 준비부터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겁니다. 사실 총무를 하고 싶어 했던 이유는 사업을 하고 싶은 뜻이 확고해서였어요. 나중에 사업을 하려면 회사 전반에 대해 나름 보는 눈을 키워보기 위해서였습니다. 2년을 다니고 인천에서 목재 오퍼사업을 하는 친구의 권유로 목재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제재부산물을 재가공해 가구회사에 납품하는 일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목재를 하나하나 알아가기 시작했네요.

 

사업을 한 후로 IMF와 리먼브라더스와 같은 금융위기는 어떻게 넘기셨나요. 또 다른 기억나는 위기는

가구회사를 상대로 10년 가까이 납품하면서 제법 매출을 만들어 갔던 때 IMF가 왔어요. 수십억을 부도 맞고 가까스로 정리했는데 손에 4천만 원 정도 남아 있더군요. 그 돈으로 작은 공장을 하나 계약하고 아침과 낮에는 기존에 해왔던 목재 가공과 판매 일을 하고 오후에는 음식점, 건강식품, 파라솔, 신발 등을 중도매하는 등 여러 가지 아이템에 손을 댔습니다. 가능성이 어디에 있을까 부단히 두드려 봤어요. 그땐 IMF 충격으로 목재사업을 하기 싫었던 거죠.

가구회사에 납품을 하면 반드시 외상거래를 해야 했고 기껏 벌어도 일이 터지면 남는 게 없어 이 참에 벗어나고 싶었던 거죠. 그런 와중에도 어느새 천직이 되버린 목재사업을 다시 붙잡고 일으켜 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주목의 오두만대표의 도움으로 PNG산 목재를 취급하기 시작했고 유럽의 판재를 토류판이나 다루끼(소할재)로 가공하는 일도 했습니다.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원목이나 판재 수입량이 많아 환차손을 크게 입기도 했어요. 그 이후에는 재작년 건조장 화재로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또 겪었습니다.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세 번 정도 큰 위기들이 있었네요.

 

20년 이상 북미산 특수목과 동남아시아산이나 아프리카산까지 다양한 나무를 가구제조공장에 판매하면서 느끼시는 점은

세계 각국의 우드슬랩 전시장(1층).

그동안 새로운 수종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넓히고자 부단히 노력하였으나, 국내 가구 공장의 열악한 여건상 활발히 공급할 수 없음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새로운 수종에 대한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금의 자리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회사에 고주판 열판 압착식 건조기와 탄화기가 있던데 어떤 용도로 사용하나요

목재 탄화기 설비.

소재에서 제품으로 변화를 주어야 했어요. 소비자의 컴플레인을 적게 발생하는 방향으로 사업전환도 필요했어요. 그래서 건조기와 탄화기를 놓게 됐고 이후로는 휘거나 갈라지거나 수축으로 인한 건조품질을 안정화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탄화기는 모든 소재를 탄화해서 데크나 파고라 등 조경재, 가구재로 가공하면 안정된 품질을 보장할 수 있게 됩니다.

 

디홈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우드슬랩부터 도마까지 다양한 생활가구와 소품을 개발해 왔던데 잘되고 있나요

우드슬랩과 생활소품 전시장(2층)
우드슬랩과 생활소품 전시장(2층).
우드슬랩과 생활소품 전시장(2층)

목재를 가공하면 여기저기서 그들이 원하는 주문들이 들어옵니다. 접착을 해 달라. 깎아 달라. 칠을 해 달라 등등이요. 그런 요구에 대응해 주면서 시간이 지나고 나니 회사 안에 제품들이 늘어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우드슬랩이나 도마 종류들이 늘어나게 되고 관심도 높아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디홈스라는 자회사를 만들고 온라인 기반 제품 들을 개발하고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우리 회사의 미래의 한 부분입니다.

 

최근 새로운 터에 공장과 전시장 그리고 사무공간까지 깔끔하게 잘 지었던데 어떻게 활용하실 건가요?

서해목재 신축건물 외경.

생활목재가구나 소품류들이 늘어나고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전시장이 없어 늘 고민이었습니다. 낡은 창고에서 비싸고 좋은 우드슬랩을 보여드리기도 민망했어요. 그러던 중 김모 대표의 도움으로 시작해서 전시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건물을 짓기로 하고 올해 초에서야 완성하게 됐습니다. 이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생활가구와 소품들을 진열하고 내방하시는 고객에게 보여드릴 것이고, 스튜디오 공간에서 제품들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서 판매와 선전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들을 더욱 더 다양하게 갖추어 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업을 어떤 각오로 해왔고 앞으로의 사업은 어떻게 하실건지요

지금까지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질 좋은 목재를 수입을 통해 공급한다는 자부심을 갖고자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일부분이라도 수입이 아닌, 국내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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