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박문재
(사)한국목재공학회
목재연구소장

세포공학에 따라 가볍고 강하여 구조용으로 사용되는 성형 가능한 목재를 세계최초로 개발하여 화제다. 최신 사이언스 저널의 표지 논문(2021.10.22.)으로 게재된 보석같은 연구 성과는 미국임산물연구소(USDA FPL)와 매릴랜드대학교가 공동연구한 결과물이다.

구조물을 완성하는 구조재료는 형태를 마음대로 성형할 수 있고 강도가 충분하여야 한다. 더구나 가벼운 재료는 자동차나 항공기 산업에서 연료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에 고급의 용도로 사용된다. 이제까지 압출과 주조, 사출 성형으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제조할 수 있고 밀도가 낮고 가공이 쉽고 역학적 성능이 우수한 고분자와 알루미늄(Al) 합금이 구조 요소로 널리 사용되어 온 이유이다. 지금까지 개발되어 온 개질 목재는 금속이나 플라스틱에 비해 성형성이 없어 복잡한 형상으로 만들 수 없는 한계성을 가진다. 따라서 목재가 구조요소 분야에서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의 환경 비용과 금속의 제조 에너지 비용을 저감하는 대체 재료로 개발된다면, 지속 가능한 재료로서 목재의 고부가가치 용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

천연 목재와 성형 가능한 목재의 접힘성 비교.

이에 도전장을 내밀며 이번에 개발한 성형 가능한 목재는 강하며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면서 재생가능한 자원이라는 이점도 있다. 핵심 제조 방법을 소개하면, 천연 목재에서 일부 탈리그닌화와 연화, 건조과정을 거치면 도관과 섬유가 수축하게 된다. 그다음 물 충격을 가하여 도관이 선택적으로 열리게 한다. 급속 물 충격에 따라 세포벽 일부가 뚜렷이 열리고 주름진 세포벽 구조가 형성된다. 이 구조가 압축력을 받으면, 접힘을 수용할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 높은 변형률에서도 지지하며, 쉽게 접히고, 성형이 가능한 재료가 만들어진다. 성형 가능한 목재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구조 요소를 건조하여 수분을 제거하면, 최종적으로 3D 성형목재 제품이 탄생한다.

목재의 천연 이방성 구조를 조작하게 되면, 고분자와 금속, 고분자 복합재를 대체하는 목재의 용도를 개발할 수 있다. 먼저 일반적인 수용성 탈리그닌화 공정으로 피나무의 리그노셀룰로오스 세포벽에서 55% 의 리그닌과 67%의 헤미셀룰로오스를 제거한다. 이 소수성 성분의 일부를 제거하면, 나머지 세포벽이 물을 흡수하여 목재가 부드러워지고, 팽윤하여, 친수성 셀룰로오스의 함량이 높아진다.

성형 가능한 목재의 구조 요소 시제품 사례.

부분적인 탈리그닌화 목재의 함수율은 300% 정도이다. 이후 상온에서 2분간 열기 건조(또는 30시간 천연건조)하여 부분적인 탈리그닌화 목재에서 수분을 제거하면, 중간단계의 수축된 목재(함수율 12%)가 형성된다. 중간단계의 수축된 목재를 물 충격 기술로 3분간 처리하면, 세포벽 일부가 다시 부풀어져 치수가 조금 커진 성형 가능한 목재가 형성된다(함수율 100%). 젖은 천연 목재와 중간단계의 수축된 목재를 구부리면 부러지지만, 성형 가능한 목재는 잘 접힌 다. 목재섬유는 접는 방향에 평행하기에, 섬유 배향의 목재 시트를 로타리 회전절삭으로 가공하면 큰 치수의 재료도 쉽게 만들 수 있다.

SEM으로 미세구조를 분석한 결과, 천연 목재의 시원 물질은 여러 개의 속이 빈 도관과 섬유가 3D의 계층적 다공성 세포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열린 세포에서 리그닌과 물을 제거하면, 중간단계의 수축된 목재는 거의 완전히 닫힌 고밀도 구조를 이룬다. 그러나 성형 가능한 목재를 형성하기 위한 물 충격 처리에 따라, 섬유가 거의 완전히 닫힌 상태에서, 도관이 부분적으로 열리는 독특한 형태의 주름진 세포벽 구조로 바뀐다. 이 처리를 진행하는 동안, 도관은 매우 빠르게(3초) 다시 열리지만, 더 작은 섬유는 형태가 거의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부분적으로 열린 도관은 아코디언처럼 압축과 인장 변형을 모두 수용할 수 있게 성형 가능한 목재 내부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 최대 180°까지 접히는 동안 균열 없이 큰 압축력과 인장력을 받을 수 있다.

성형 가능한 목재를 구부릴 때 발생하는 응력 모형.

세포공학을 활용하여, 성형 가능한 목재를 기계적으로 휘거나 접고 비틀어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목표하는 구조가 완성되면, 목재를 건조하여 그 형태 그대로 고정한다. 성형 가능한 목재를 반복적으로 접은 다음 건조하면, 지그재그와 골판지 모양의 강성 목재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성형 가능한 목재를 금속과 플라스틱처럼 말거나 비틀 수 있다. 뛰어난 접힘성과 건조 후 탁월한 안정성으로 인해, 별 모양처럼 복잡한 3D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수제 염료를 사용하여 주름진 성형 가능한 목재 구조(25cm x 12cm x 0.12cm)를 만들 수 있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를 SEM으로 분석하면, 조밀하고 통합된 구조임을 알 수 있다. 100회 접고/펼치기 시험 후에도 이들 구조의 접힌 모서리 섬유가 벗겨지지 않았다. 목재의 섬유방향에 평행하게 접을 때 표면 마감이 매끄럽게 유지된다. 이는 목재섬유의 뛰어난 유연성과 섬유 사이의 수소결합으로 인해, 섬유가 변형되어도 접힌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접힘과 내구성 측면에서 볼 때, 성형 가능한 목재는 가벼운 공학구조에 널리 사용되는 Al-5052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성형 가능한 목재는 부서지지 않지만, Al 합금은 3회 접고/펼치기 시험에 합격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세포공학 기술에 따라, 목재의 고유한 이방성이 유지되면서도, 목재 섬유 간의 상호 작용이 개선되어 강도가 증가한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는 섬유방향에 따라 Al 합금과 유사한 300 MPa의 인장강도와 60MPa의 압축강도를 나타내는데, 이는 천연 목재보다 각각 6배와 2배 정도 높은 값이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는 밀도가 0.75g/ ㎤로 낮아, 비인장강도가 386.8MPa/g/㎤ 으로 Al-5052(84.4MPa/g/㎤)보다 5배가량 큰 값이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의 강성은 활엽수와 침엽수, 고분자보다 큰 값을 나타낸다.

성형 가능한 목재의 제조과정 및 3차원 벌집 구조.

3D 성형 가능한 목재는 밀도가 낮고 강도가 크며 성형성이 우수하여, 크고 가벼운 내력 구조물을 제조하기에 적합하며, 제조비용도 저렴하다. 시제품 개발을 위하여 통상 고분자나 Al-5052 합금으로 제조하는 벌집 구조를 3D 성형 가능한 목재로 제작 하였다. 조립된 3D 성형 가능한 목재의 벌집 코어 샌드위치 구조는 1,588kg 자동차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이는 3D 성형 가능한 목재의 벌집 코어 자체 무게의 1,526 배에 해당한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로 만든 골판지 구조는 목재/펄프 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조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다. 로타리 회전절삭 장치로 커다란 목재 시트를 생산하고, 이 시트를 부분적 탈리그닌화와 건조, 수분 재팽윤 단계로 처리할 수 있다. 그다음 두루마리나 금형 성형으로 3D 성형 가능한 목재의 골판지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접착과 조립하는 단계를 추가하여 원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는데, 치수 80 ㎝ x 6㎝ x 1.5㎝의 3D 성형 가능한 목재의 벌집 코어가 좋은 예이다.

3D 성형가능한 목재로 만든 두루말이.
3D 성형가능한 목재로 만든 두루말이.

우수한 기능성 외에도 3D 성형 가능한 목재는 재생 가능한 활엽수 바이오 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금속과 고분자로 만든 구조재료에 비하여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 탁월하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와 알루미늄 합금의 환경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전과정평가(LCA)를 수행한 결과, 3D 성형 가능한 목재는 재활용 함량이 높은 (73.9%) Al 합금과 비교해도 모든 환경 영향 범주에서 저감효과(59~99%)가 컸다.

세포공학을 통하여 접고 성형할 수 있으며, 가볍고, 우수한 역학적 특성의 성형 가능한 목재를 개발하고, 이제까지 플라스틱과 금속에만 의존하던 구조재료를 목재로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3D 성형 가능한 목재를 차량과 항공기 등의 가벼운 구조에 사용하면, 연료를 절감하고, 환경적 이점도 크다. 피나무 외에도 다른 활엽수의 수종과 수령, 지역에서 자란 나무로 3D 성형 가능한 목재를 제조할 수 있다. 세포공학으로 이룬 목재 분야 꿈의 기술로 인하여, 목재는 구조재료 응용 분야에서 플라스틱과 금속을 대신하는 고성능의 지속가능한 차량과 항공기 등의 구조재료로 널리 사용될 날이 머지않았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