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웰빙열풍의 영향으로 PVC 위주의 바닥재 시장이 마루바닥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가운데, 합판마루 시장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업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합판·원목·강화마루 등 바닥재가 PVC 바닥재 시장을 이미 추월했거나, 추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런 시장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어야 할 합판마루는 강화마루 업체의 파상적인 마케팅 공세에 밀려 극심한 경영부진 등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동안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합판마루의 시장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강화마루의 비중이 줄잡아 30%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40%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강화마루 제품의 대표적 생산업체인 동화와 한솔의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와 함께, 합판마루 생산업체들의 제살깎기식 저가 경쟁이 불러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동화와 한솔의 지난해 강화마루 생산량은 두 회사 합쳐 약 320만평 규모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온돌마루 시장을 700만평에서 800만평 규모로 봤을 때, 상당량의 재고를 감안한다 해도 강화마루의 합판마루 잠식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강화마루의 성장세는 ‘자연친화적’이라는 마케팅을 내세워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LG 한화 KCC SK 등 현재 OEM 생산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본격적인 시장진출도 예견되고 있다.

이같은 강화마루 생산업체들의 파상공세는 자체 생산하고 있는 MDF의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또 건설사의 입장에서도 이들 업체의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일반소비자들의 선호도 향상, 2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함 가격, 긁힘 등 하자발생 미비로 A/S 발생률 저하 등 강화마루를 선호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이같은 시장상황의 빠른 변화에도 불구하고 합판마루 업계의 대응은 무사안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시장은 발전하게 돼 있다’며 ‘강화마루의 시장확대는 퇴보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합판마루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원가수준의 단가로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을 통한 당장의 매출고 신장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합판마루 업체가 하루빨리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신제품 생산을 통한 고급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실제로 서울 논현동 관련제품 판매상들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의 선호가 0.3mm 이상의 고급제품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국내 생산업체들은 아직도 0.3mm 이하의 저가제품으로 승부를 걸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합판마루 제조업체들은 강화마루에 대해 ‘강화마루’가 아니라 ‘강화장판’이라고 비아냥거리기만 할뿐 대책이 없다”며 “합판마루 생산업체들의 공동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화마루 업체를 욕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마케팅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며 “이대로 시장이 흘러가면 소비자들이 되돌아오는 ‘그 언젠가’가 오더라도 현재의 합판마루 생산업체는 이미 이 세상에서 없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범석 기자 seo@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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