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원목마루, 강화마루, 합판마루 등의 고급 바닥재 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흉흉한(?) 소식에 관련 중소 업체들 마다 걱정 섞인 한숨소리가 그칠 줄 모른다.

그러나 대기업의 고급바닥재 시장 진출이 무조건 어둡기 만한 소식일까.

현재 상황과 비슷한 케이스가 이미 10년 전에도 있었다. 90년대 중반 어느 중소기업에서 ‘김치냉장고’라는 당시로선 꽤나 황당한 물건을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주부들은 그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쯤으로 취급했다. 즉, 김치냉장고를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이 이 물건을 구입했고 당연히 시장은 작았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자들의 미지근한 반응과 달리 김치냉장고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 본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이 땅의 내노라 하는 대기업들이었다.

이들은 김치냉장고를 단순한 ‘김치 전용 냉장고’가 아닌, ‘삶의 수준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귀족풍 고급 가전’으로 둔갑시켰다.

친구네 집 주방의 김치냉장고를 보며 한껏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여성의 모습이 TVCF를 통해 방영되자 별 생각 없던 주부들도 너나 할 것 없이 김치냉장고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던 물건’이 하루아침에 삶의 수준을 세련되게 바꿔주는 ‘명품 가전’으로 바뀐 것이다.

IMF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던 시절이라 김치냉장고의 성공은 더욱 눈에 띄었고, 지금은 김치 담그는 방법조차 모르는 애송이 예비 신부의 혼수목록에도 빠지지 않는 필수품목으로 자리잡게 됐다. 시장은 훨씬 커졌다.

무지몽매한 소비자들에게 ‘삶의 수준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고급 바닥재’를 알리고, 필수품으로 자리 매김 시키는 것이 관련업계가 해야 할 일이다.

잊지 말자, 위기는 늘 기회를 동반한다.

예비신부의 혼수 목록에 ‘원목마루’가 등장할 날을 내심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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