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유가 상승 지속에 따른 물가 압력과 미국채 금리의 재차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건설시장이 깊은 늪으로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으로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사업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무색하게 중견건설사들의 근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방은 분양 경기가 침체에 빠졌고 인상된 원자재 가격이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건설시장 침체는 목재업체에 직격탄이 됐다. 경기를 이끄는 가수요는 사라진지 오래고 실수요 위주의 매출만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매출이 반 토막 이상 났다는 게 대부분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시멘트 24%, 철근 46.5%, 마감공사 자재 10%, 마루재용 합판 58%, 앵글, 구조관 등 40% 인상됐다는 기사들이 올라왔다. 여기에 인건비도 5.2% 상승하면서 자재비와 인건비 그리고 토지비용 상승분을 반영하면 34평 기준 6억 5천만 원이면 짓던 건축비가 7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2월 기준으로 총공사비가 10.8% 이상 상승했다. 6월 중순이 됐는데도 이런 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목재업계는 “‘잘 내지시지요? 요즘 좀 어때요’란 인사말도 꺼내지 못한다”고 심각하고 무거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본지가 분석한 4월 수입통계에서는 물량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단가 상승률이 전년도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지만 전년동기 누계기준 대비 원목이 13.6%, 제재목이 2.4%, 합판이 4.9%, PB가 26.5%, 마루판이 31.6%나 감소했다. 시장상황이 좋지 못해 주요 목재제품의 수입물량이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

잘 나가던 때와 비교하면 30%에도 못 미치는 매출 때문에 도매 업계는 재고는 쌓이고 나가지 않고 있어 멘붕 상태다. “올해 남은 기간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고 20년 동안 겪어보지 못한 깊숙한 불황에 빠질 게 확실해 보인다”고 시장 관계자는 전망 했다. “이렇게 가다간 살아남는다 해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는 업체 대표는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 경제 환경은 더욱 나빠져 금리가 인상되고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한 고물가는 인플레이를 유발하고 지속화되고 있어 건설경기가 좋아질 전망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신중론을 펴는 쪽은 내년이 중반기가 돼야 대형건설사 위주로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수입물품이 절대적으로 많은 목재시장은 아주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수입대금을 결재해야 하고 환율인상분도 안아야 하는 데 정작 매출이 받쳐주지 않아 자금 마련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강도가 강해질 전망이다. 지금은 아무리 싸게 내놓아도 선구매하는 회사가 나오지 않을 정도다. 값싼 물건도 재고로 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목조주택 자재를 유통하는 회사의 S대표는 “이 정도의 상황이 몇 개월 지속되면 튼튼한 업체도 기회를 잡는 게 아니라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한다. “시장에 재고가 넘쳐나는 것은 코로나 때 수급불안정을 겪은 탓도 있지만 이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높은 마진을 보려는 욕심도 작용하고 있고 품목이 차별화되지 않은 상거래 특성상 경쟁의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합리적인 진단이다.

유통업체보다 고정비용이 높은 제조사의 고통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가야 하는지 시름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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