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홍지 기자]

고유가로 인해 화물을 운송해도 손해를 본다며 화물연대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레미콘이 움직이지 못하고 각종 원자재들도 항만운송이 막혀버려 경제가 마비되는 상황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고환율과 고유가는 우리 경제의 여러 부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무역수지마저도 적자상태로 향후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밑바닥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건설마저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익실현이 어려워 투자를 하지 않고 건설을 중단하거나 미루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기대되는 봄철의 건설경기 침체는 목재산업에 치명타로 작용해 산업의 존립자체를 뿌리 채 흔들고 있다.

목재시장은 20년 전부터 유통산업이 강해져 제조산업이 붕괴돼 가고 있다. 제조산업은 더 성장하지 못하고 그 여파로 인력난까지 겪고 있어 앞으로 전망이 더욱 어둡다. 유통산업은 목재시장규모의 70%를 차지하며 20년 동안 가파르게 몸집을 키워 왔다. 유통산업의 매출 신장은 제조산업보다 높았고 넓은 물류창고의 부동산 가치상승으로 기대이상의 부를 가져다주었다. 신장된 매출로 대출을 앞세워 더 많은 부동산을 확보하고 부를 축적하면서 시장에서는 물량과 가격을 내세워 가격경쟁을 한 측면도 부인 못한다. 본업이 변질되어 갔다. 유통 파이는 커졌지만 매출이익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어지는 역발전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시장에 욕심이 작용하면서 공급과잉은 늘 상존하고 거래질서는 늘 엉망이 됐다. 이를 잡아줄 협회나 단체는 나타나지 않는다. 자정보다는 외부환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거래환경을 만들 때가 되서야 변화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우는 단순가공으로는 유통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제조업은 기술의 혁신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 같은 기계 같은 작업 방식은 늘 쉬운 경쟁상대를 만들어 내고 시장은 쉽게 혼탁해진다. 제조업체는 기술개발 아이디어도 인력도 부족하다.

기술개발을 하면 돈만 들어가지 그 결실을 맛보기 어렵다는 한계 상황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이나 철 산업이 목재대체재를 만들고 디자인을 혁신하고 법과 제도까지 손봐가면서 시장을 잠식해 가는 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수년전에는 공원에서 목재덱을 쉽게 봤고 대부분 목재 덱이었으나 지금은 플라스틱덱을 더 쉽게 보게 된다. 이렇게 된 과정에는 목재덱의 수명을 보장하지 못해 유지관리가 용이한 플라스틱덱의 시장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 다른 이면에는 누가보아도 플라스틱덱의 디자인과 설치용 이성이 목재덱보다 나은 점도 반영됐다고 보인다. 대체소재 산업보다 목재산업이 뒤처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술개발과 적용, 디자인, 법과 제도 환경, 협단체의 활동 등이 대체 소재 산업에 비해 낙후돼 있고 이런 상황은 목재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어둡게 한다.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목재제품이 더 빠른 속도로 시장에 진입하고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통 큰 지원이 절실하다. 이 지원은 환경이나 IT 기업에 상응할만한 수준이 돼야 성공할 수가 있다. 목재로 철근 콘크리트 빌딩이 대체되는 유럽의 건축시장을 보면 목재산업의 대단한 변화가 오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목재건축은 기후변화에 대한 절실한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목재이용기술은 국산재의 고부가가치 이용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기술개발지원 예산의 규모를 늘려서 시장 환경을 시급히 바꾸어 주어야 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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