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심국보국립산림과학원 목재공학연구과장
심국보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공학연구과장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이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짙어짐에 따라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후학자들이 경고한 지 수십 년이 지났다. 해마다 무더위와 가뭄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한반도도 기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목조건축의 역할과 효과를 검토하였다.

 

탄소중립 2050과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우리나라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인정한 산림녹화 성공국가이다. 1973년 치 산녹화사업을 시작한 이래 임목축적은 빠르게 성장하여 OECD 국가 평균인 약 130㎥/ha를 뛰어넘는 148㎥/ha로, 임목축적 증가율이 2020년 현재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토 면적 대비 산림 비율은 63%로 OECD 국가 중 4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목재의 자급률은 15.9%(약 445만㎥)로 OECD 국가 중 27위이다.

2050 탄소중립 위원회에 의하면, 2018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약 686.3백만 tCO2-eq이다. 에너지 분야, 산업 분야, 건물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27.6백만 tCO2-eq이나, 산림에서 45.6백만 tCO2-eq을 흡수한 결과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산업부문 등 전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현재 대비 약 90% 감축하고 산림의 탄소 흡수능력을 2배 이상 늘려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산림은 점차 노령화하고 있다.

2020년에 51-60년이 되는 나무는 산림면적의 약 10%인 반면, 2050년에는 72%로 크게 늘어나고, 연평균 생장량은 2020년 4.3㎥/ha/년에서 2050년 1.9㎥/ha/년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이 2020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탄소중립 2050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현재보다는 적극적인 산림경영 방식을 검토해야 하는 시기이다.

우리나라에서 목재 수확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푸른 산림이 일시적으로 황토빛으로 변하기 때문에 환경파괴라는 인식이 많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계획에 따라 충분히 성장한 나무를 수확하고 어린나무를 심어서 가꾼다면 산림에서의 탄소 흡수능력을 늘릴 수 있다. 어린나무는 50년 이상 자란 나무보다 더 빨리 자라며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므로 탄소중립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우리나무를 오랫동안 많이 쓰기

2018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수지
2018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수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는 목재제품에 저장된 이산화탄소의 양을 인정하기로 합의하였다. 1㎥의 제재목에 저장된 탄소의 양은 0.229톤으로 인정 하며 이산화탄소로는 0.84톤이다. 같은 부피의 목질계 판상재료의 탄소저장량은 0.269톤, 이산화탄소로는 0.986톤이다. 목재제품은 탄소저장고이다.

목재제품의 탄소저장 효과는 제품의 수명과 깊은 관련이 있다. IPCC에서는 제재목의 수명을 70년, 목질계 판상재료를 60년, 종이를 4년으로 합의하였다. 수명이 긴 목재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탄소 저장 효과를 높여서 탄소중립 2050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다.

반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는 국내 산림에서 수확한 목재로 만든 국산 목재제품에 저장된 탄소량만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인정한다. 목재제품의 생산·가공·유통 전 과정이 국제적으로 추적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목재제품에 저장된 탄소량은 2018년 기준으로 약 125만톤으로 그 해 국가온실가스 배출량의 0.17%에 불과하다. 미국의 1.5%와 EU의 1.06%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산 목재 제품의 이용을 늘려 목재자급률을 늘리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목재자급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목재제품의 탄소 저장능력을 극대화할 방법은 수명이 긴 제품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목조건축과 같이 수명이 긴 용도에 사용하는 공학 목재 이용이 가장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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