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목구조건축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최근 건교부 한 관계자에 따르면 목구조의 내화구조 인정을 골자로 하는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중 개정령안’이 지난달 말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하고 지난 3일 법제처 심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개정령은 보통 한 달여 소요되는 법제처 심사와 설 연휴를 감안할 때 3월 중순이나 말께 고시와 동시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그동안 내화법규에 발목이 잡혀 2층 이하 단독주택에 머물러 있던 목조주택 시장이 3층 이상 5층까지 가능하게 되는 초석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목조건축 시장은 앞으로 10배 이상의 규모 확대는 물론 병원 유치원 식당 등 상업용 시설 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또 다세대주택 건축도 활발해질 전망이며, 현재 한해 평균 3000동 규모 목조주택 시공시장이 3만동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확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업계의 전방위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목조건축 시장 활성화를 위한 걸림돌로 지적되는 부분은 크게 취약한 구조설계 분야와 일반 소비자들의 목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다.

때문에 관련 협회를 중심으로 한 구조설계사 양성과 함께 소비자들에 대한 목조주택 알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국목조건축협회 이경호 회장은 이번 개정안 규개위 통과에 대해 “이로써 목조건축 시장 활성화의 기틀이 마련됐다”며 “경골목구조뿐 아니라 현재 구조용집성재에 대한 건기원 내화시험 합격으로 2월말 인정서가 도착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중목구조를 이용한 3,4층 이상 목조건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현재는 식당이나 병원 등 상업시설에 대한 진출이 불가능한 상태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이라며 “목조건축 시장이 금방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시장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회차원에서 구조설계사 양성을 위한 다각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주부교실과 같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지근거리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 김진희 회장 역시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건축계에 하루빨리 목재를 올바르게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김 회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게 설계자이기 때문에 건축계에 목재를 제대로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난 3년 전부터 건축가협회 부설 건축학교에서 해오고 있는 목조건축 스튜디오 등을 강화해 이같은 일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목구조의 내화성능 인정은 목조건축 시공업계와 자재유통 업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공업계로서는 건축비에서 차지하는 땅값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단순 비교해 단층주택의 경우 100평 기준 60여 평의 건축면적 밖에 안 나왔지만, 이를 4층 이상으로 지을 경우 건평은 240평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그동안 비교적 땅값이 저렴한 전원에 머물던 목조주택 시공이 도심까지 진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스튜가 최원철 사장은 “다층목구조주택의 경우 평당 땅값 부담률이 상당히 줄어들뿐 아니라, 대형 공사의 경우 노무비 등에서도 상당한 절감효과가 있다”며 “상업지역 등에서 획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자재유통 업계에도 상당한 긍정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우선 자재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석고보드 단열재 차음자재 등과 같은 내화성능과 차음성능에 관련된 자재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리브라더스(주) 이정복 사장은 “지금까지는 전원주택이나 펜션시장에 머물던 관련시장이 대형 건축이 가능해짐에 따라 자재의 수요도 그만큼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석고보드 단열재 차음재 등 내화구조와 차음관계 자재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의 자재 수요는 시장확대와 단순 비례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시장확대 분의 두세 배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시말해 시공시장이 열 배 커질 경우 자재시장은 이삼십 배까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솔목조주택 김양수 사장은 “3층 이상 목조건축의 경우 현재 2층 규모 목조주택에 비해서 부재의 사용량이 1층은 2배 2층은 50%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며 “이는 다층구조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또 “수직부재의 경우 2층 주택에서 구조재 하나만 썼던 부분에 2개 이상의 구조재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특히 이 과정에서 공학목재와 솔리드 등의 사용도 빈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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