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우리나라에 경골 목구조 건축과 통나무 건축이 처음으로 소개 된 것은 1980년대 초였다. 현대건설이 캐나다 브리티쉬 콜럼비아주 임산물협회(COFI)와 함께 대전의 대덕연구단지 내에 다섯 채의 주택을 지은 것이 경골 목조주택의 효시이며, 통나무 건축도 거의 같은 시기에 필자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했다.

경골 목조건축은 그 이후 1990년 초까지 거의 10여 년 동안 캐나다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보급되지 못했으며, 겨우 명맥만 유지하였다.

1990년대 초에 미국 임산물 협회가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경골 목조건축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활기차게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1997년에 외환위기가 시작될 때까지 한동안 경골 목조건축은 호황을 누렸고, 외환위기 동안의 극심한 침체기를 벗어난 후부터 작년에 정부가 펜션에 대한 규제를 시작되기 전까지 펜션의 건설에 힘입어서 다시 호경기를 누리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기간 동안, 롤러 코스터 타기와 같은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골 목조건축은 외형적 성장을 사실상 계속했다. 

그런 가운데서 목조 건축자재의 수입은 매우 크게 증가했고, 비교적 큰 규모의 업체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시공분야는 기업화되기보다는 몇 사람의 기술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시공팀’으로 분화를 거듭하면서 규모나 기술수준 면에 있어서 별로 발전이 없었다.

최근에 필자가 여러 목조 건축자재 수입업체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너무 많은 재고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수입업체의 공통된 어려움은 각 업체가 ‘비교적 소량’의 자재를 주문하기 때문에 외국의 거대한 제조업체들로부터 고객대접을 제대로 못 받고 있으며, 업체들간에 시장정보의 교환 없이 무한경쟁을 하다 보니 수입물량의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구호가 수입업체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실현되기가 매우 어려운 제안이지만 서로 뭉치기 바란다.

목조건축의 시공분야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참여하기에 너무 영세하고 소규모이기 때문에 발전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

경골 목조건축은 외형상 기술습득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경험이나 기술이 부족한 사람도 기술자 행세를 하며, 소규모 주택을 짓는 비율이 매우 높으며, 대부분의 경우에 건축주가 품질에 대한 고려 없이 ‘평당 단가’ 개념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품질개선이나 기술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머지 않아서 건축법이 개정되면, 목구조로 다층-다가구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로 인해서 시장이 넓어지기 때문에 목조건축업계는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의 층수가 높아지고,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공동주택을 지금과 같은 기술수준과 직업윤리를 가지고 짓는다면 매우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목조건축에 종사하는 업체나 개인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새로운 법이 시행되기 전에 제도적 장치를 미리 마련해서 목조건물의 품질과 안전이 철저하게 보장되도록 해야 하며, 절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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