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에서 식목행사에 참여한 날 공교롭게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식목행사에 참석한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 산은 치산녹화에 성공했으나 그동안 경제림 조성에 소홀히해 가치가 적다”고 하면서 “이제는 경제성이 있는 수종을 심고 가지치기나 간벌을 실시해 가치 있는 산이 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말씀을 참석자들에게 했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녹화에만 치중한 산림정책이 크게 변화함을 의미한다.

산림청도 앞으로 목재자급율 개선 목표로 우리의 산을 경제적 가치가 높은 수종으로 전환 산림소득증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 녹화의 차원을 벗어나 경쟁력 있는 산으로 전환하는 기점이 되는 식목행사였기에 목재인의 입장에서 매우 의미가 컸다고 하겠다.

산림청의 식목행사 말미에 강원도 고성과 양양산불이 진화돼 가고 있고, 가야산 산불은 거의 진화돼 잔불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는 보고에 대통령도 참석자도 모두 안도의 한숨의 내쉬었다. 이것이 마지막 식목휴일을 맞는 그날의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날 오후 양양지역에서 진화됐다고 여긴 불씨가 강풍에 다시 되살아나 임야 180ha를 태우고 소중한 문화유산인 낙산사마저도 소실 돼 결국 국민 모두가 평생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안타까운 역사의 한 장면이 TV에서 생생하게 반복재생 됐다.

우리나라는 최근 5년간 6600여 ha에 산불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면적단위로 볼 때 봄철에만 99%를 잃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매년 임야 0.1%씩 소실된다.

특히 강원도 산불은 푄현상과 소나무 위주의 임상 그리고 가파른 경사 때문에 대형재난을 항상 예고한다. 경사진 산은 평지에 비해 산불의 확산이 8배 빠르다.

이날 양양지역은 초속 28m를 기록해 불길을 쉽게 잡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었다. 다행히도 산림청의 그간 산불 방지와 진화 노력이 체계적이고 능동적으로 전개돼 이 정도로 진화할 수 있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산불이 매년 발생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좀더 확실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산림청의 ‘2005년 봄철 산불 방지 종합대책’을 보면 내화수림대 조성이라는 정책이 있다. 불에 잘 타는 소나무를 일정 구획으로 나눠 베어내고 내화수림대를 대대적으로 조성하길 바란다. 특히 지켜야할 문화유산이나 민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화지역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최근 산불 통계를 분석해 보면 매년 목재손실가치는 500억원에 달하고 공익적 가치도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산림작물의 피해도 상당히 큰 편이다.

우리는 매년 일천억원 이상이 산불로 인해 잿더미가 된다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산림의 피해복구비용도 만만치 않다.

산불의 예방은 국민의식수준을 높이는 것이 지름길이다.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산불의 위험성을 홍보해야 한다. 보다 효과적인 홍보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산불의 진화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작성 대비해야 한다. 이번처럼 헬기가 움직이기 어려운 밤중에 발생한 산불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방지책이 필요하다.

이번 산불로 소중한 문화유산과 산림자원이 소실 됐지만 인명의 피해가 없고 설악산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사투를 벌인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산불진화에 고생이 많았던 산림청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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