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명성이 높았던 이탈리아의 가구, 조명 업체들이 유로화 강세, 높은 원가, 외국 업체로부터의 경쟁으로 고전하면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유로화 강세로 수출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국과 브라질의 저원가 경쟁 업체들의 제품은 품질이 향상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혀 가고 있고, 원자재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망마저 취약성을 보이며 가구 수출의 경우 2001년 145억 달러에서 2004년에는 136억 달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Turin지역의 조명 업체 ‘Muvi 디자인’사의 Luca Ferrero와 Stefano Dolcetti는 새로운 조명 제품 개발에 지난 2년을 투자했다.

‘Muvis’로 불리는 이 제품은 리모컨으로 밝기를 조절하고, 색상과 방향을 조정할 수도 있다. 이들은 벤처 투자가를 구해 특허권도 신청하였으며, 예전에 피아트, 페라리, Alfa Romeos의 디자이너였던 Giorgetto Giugiaro의 디자인 또한 더하였다.
이 제품은 이번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인다. 이런 노력은 이탈리아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실내 장식 업계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노력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가구 및 조명 기구 산업의 매출 규모는 연간 294억 달러이며 이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이다. 업체 수는 3만6000개에 이르며 대부분은 20명 이내의 가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한때 이탈리아 가구 업계의 강점이었던 유연성 있는 소규모 생산 체제가 지금은 오히려 약점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유통망 확대와 기술 개발에 투자할 막대한 자본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하나둘 정리되며 최근 3년 간 2000여 개의 소규모 업체들이 파산했다.  
  
일부 가구 디자이너들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투자 유치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귀금속 업체 불가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Opera펀드, Charme 피아트 자동차 회장 Luca Cordero di Montezemolo과 Tod 사 회장 Diego Della Valle이 설립한 Charme펀드가 유명 가구 업체 B&B Italia사와 Cappellini 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가구 디자이너에게 가장 큰 위협은 중국 가구 업체는 물론이고 같은 이탈리아 안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불법 디자인 복제이다.

미국과 EU가 중국의 의류 직물 수입에 대해 쿼터제를 다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가구 협회 역시 중국산 수입 가구의 디자인 복제판별과 복제 가구 반입 차단을 위해 큰 투자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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