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나 PNG의 나무도 이런 추세로 벌채해 가면 5~6년 후에는 인도네시아처럼 수출을 금지할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동남아 등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에서 수입되는 나무는 별로 없고 멀리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나무를 수입해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나무를 수입하면 freight(선박운임) 때문에 국내시판가격이 적어도 才당(원목) 1,000원을 호가하게 될 것이다. 才당(원목) 600원 하는 나무를 주로 써 왔던 우리 목재업계는 그런 비싼 나무를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 같다.

1988년도에 브라질 원목을 수입하러 브라질 북서부에 있는 포트벨호(Port velho)라는 작은도시에 간 적이 있다. 따우아리(Tauari)라는 나무를 합판재로 쓰기 위해 서였는데 이 나무 외에도 꾸아르우바(Quar uba)라는 나무도 선적했다.

모두 5,000㎥을 싣는데 따우아리와 카스타나(Castana)는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확정해 둔 수종이었기에 3,500㎥을 싣고 꾸아르우바 500㎥, 퍼플하트(Purple heart) 300㎥, 기타 200㎥을 실었다.

따우아리는 재색이 핑크빛이 나는 나무로서 어떻게 보면 PNG의 타운 같은 느낌이 드는 나무였고, 카스타나는 재색이 황색으로서 말레이시아의 엘로우메란티 같은 나무였다.

꾸아르우바는 재질이 가길이나 메라완과 비슷하여 합판재로도 가능할 것 같아 현지에서 필자 스스로 판단해서 싣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이제는 그런 곳에서 합판용재를 찾을 일은 없어졌고, 데크재나 계단재 같은 외부용재를 찾아 나설 때인 것 같다.

브라질원목 선적을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관광삼아 리우데자네이로를 들렀다. 상파울로에서 비행기로 30분거리에 있는 ‘리오’(브라질 사람들은 리우데자네이로를 간단하게 리오라고 불렀다)는 그야말로 관광도시였다.

리오 동부쪽으로 길게 고구마같은 지형을 가진 코파카바나 해변은 양편이 다 해수욕장이었으며 깨끗하고 넓고 아름다웠다. 연중기온이 25도 전후라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일년 내내 해수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스페인어가 공용어인 브라질에서도 리오만은 영어가 잘 통했다. 매점에 들렀을 때 이곳에 살고 있다는 한 일본사람을 만났는데 스페인어로 아침인사인 ‘오브리 가아도우’를 ‘오브리 가도’라고 짧게 발음해서 마치 ‘아리 가도’를 말하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관광도시답게 양측 해변가에는 고층호텔이 즐비하게 늘어서있고 호텔사이사이의 공간 땅에는 비치파라솔을 설치해 놓고 맥주나 콜라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해변가를 한참 거닐다가 목을 축이러 비치파라솔 가게의 한 식탁에 자리 잡고 맥주를 시켰다. 혼자서 맥주를 마시며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데, 저쪽자리에서 맥주를 마시던 노랑머리 아가씨가 자기 잔을 들고 내 자리로 건너왔다. 같이 얘기해도 되느냐고 한다. 왜 안 되겠냐고 했더니 노랑머리 아가씨는 생긋생긋 웃으면서 거침없이 얘기한다. 같이 가서 즐길 수도 있단다. 몸을 파는 아가씨인 모양이다.

노랑피부에 노랑머리가 하도 아름다워 머리를 쓰다듬어 보았다. 노랑머리는 아름답게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머릿결이 부드럽지 않고 까칠까칠했다. 이곳에서도 여인을 데리고 호텔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에 어디로 가야 되느냐고 물었다. 여기서 한 블럭 걸어가면 된다고 했다.

글; 김상혁 / shkim@witconsulting.com
      한국목재컨설팅 상임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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