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나 호조에 관계없이 목제품 생산업종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기는 공급과잉이다.

공급과잉은 ‘제살깍기’식의 가격경쟁을 불러오고 그 경쟁은 이익실현포기와 맞물려 기업경영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 공급과잉은 제재, 방부, 가구, 원목수입, 목건축자재 유통시장 등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의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는데 공급이 늘고 있다는 것은 생산성이 급격하게 좋아졌다거나 공급업체의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업체의 시장진입을 막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증가하는데 기업의 생산성은 당연히 높아져야 한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목재산업으로서 가격조절 폭은 높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독점, 독과점 품목을 기대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

기업의 경쟁력은 차별화이고 이 차별화는 기술적 우위에 서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우위를 나타내는 기술의 확보는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동종의 상품이 난무한다는 자체가 공급과잉을 순식간에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생산업체나 유통업체나 모두 같은 결과를 낳는다.

생산업체는 유통업체에 비하여 공급과잉에 대한 피해를 일찍 받고 유통업체는 조금 늦게 받는 것 말고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 차별화되지 않는 품목이 우리시장에 대부분이라면 기업의 존립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공급과잉을 해소 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시장규모에 대해 수치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시장의 규모는 수입량, 국내생산량이 망라된 공급규모와 수요예측을 통한 수요규모가 수치적으로 공개되고 인정되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

목재산업에서 가장 미개한 부분이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시스템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산업의 규모도 그렇고 종사자에 대한 파악도 미비하다.

그래서 수많은 기업이 마치 점을 치듯 자신만의 수요공급철학으로 경영해 보지만 결과는 항상 암담하다. 정부기관은 여기에 집중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는 차별화된 기술이 없고 시장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급부족을 꿈꾸며 기회를 엿보는 원시적인 사업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과잉인데도 신생기업이 자꾸 늘어 가는 데에는 기업내적 요인과 외적요인이 있다. 우선 기업내적으로 시스템이 약하기 때문에  신생기업이 쉽게 진출하는 빌미를 준다.

기업의 시스템이 강하면 그것도 경쟁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생업체의 진출은 그만큼 부담스러워지게 된다.

기업외적 요인으로 품목별 협회가 없거나 미흡하기 때문에 자격에 대한 불이익이 없게 된다. 나만 잘 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협회의 역할이 크다. 협회는 시장의 상황을 전해주어 공급이 부족할 때 공급을 늘리게 하고 공급이 과잉되면 공급을 줄이게 하는 민간 조절기구의 역할도 겸해야 만성적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규격을 강화하여 ‘짝퉁제품’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기업은 적은 인원과 보다 많은 생산성, 보다 부가가치 높은 품목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기업의 수는 점점 적어지고 경쟁력 또한 더 강한 것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차별화가 어렵거나 시스템이 약하거나 상생할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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