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산재의 핸디캡을 극복하려면

2025-03-20     한국목재신문 편집국

국산목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자국의 산림에서 자란 나무를 수확하여 집을 짓는 게 매우 중요진 시대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서는 이만한 게 없다. 지속가능하게 순환 생산되는 목재야말로 시대에 딱 맞는 대안이다. 철이나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목재가공 에너지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산림을 보유한 선진국은 자국의 목재를 이용해 건축하려고 필사적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의 산림에서 나온 목재로 집을 짓고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일본, 미국, 유럽 국가에서 건축분야에서 목재의 이용은 가장 합리적 목적을 갖는 일순위 정책이 됐다. 우리나라만 지독한 철근콘크리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시대적 요구에 의해 국산목재 이용이 늘어날 것은 당연하지만 핸디캡도 만만찮다. 첫 번째 구하기가 어렵다. 공급을 받기도 공급하는 곳을 찾기조차도 어렵다. 접근성이 정말 좋지 못하다. 두 번째로 임도 사정이 너무 열악해 수확 비용 자체가 높다. 건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건축 소재는 사이즈, 비용, 품질이 맞으면 얼마든지 사용하게 된다. 임도는 하루아침에 개선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최대한 투입해야 일본의 절반이라도 따라가게 된다. 지금은 일본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목재는 대부분 파쇄하여 사용하는 보드산업과 펄프산업으로 투입되고 일부는 바로 소각되는 에너지산업으로 간다. 참나무는 절대적으로 장작 이용이 많다. 유엔이 권장하는 단계적 이용과 장수명 이용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는 이런 이용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국산목재의 자급률을 높이면 다 해결될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럴수록 산주의 소득은 점점 소원해진다. 등급화된 축산시장처럼 국산원목의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

시장에는 검증되지 않은 경험적인 목소리가 국산목재의 발전을 저해한다. 국산목재로 합판을 만들면 경제성이 없다거나 제재해도 수율이 낮아서 뭘 할 수가 없다거나, 건조가 안 돼서 싸구려 제품일 수밖에 없다거나 등등 국산재의 이런 불신은 근거조차 찾기 어렵다.

15cm 정도의 소경재도 제재해서 쓰는 유럽과 22cm를 주로 제재하는 일본은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286, 386 때 사고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경재를 획기적으로 이용하는 제재방식을 도입해서 단계적 이용을 우선해야 한다. 제재 양이 많아지면 공급의 문제는 해결된다.

항구 중심에서 내륙 중심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목재산업이라면 국산목재에 대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혁신적인 제재설비와 건조설비에 대한 투자가 급선무다. 그 다음은 집성가공을 해서 짧은 목재도 길게 좁은 목재도 넓게 붙여 써야 한다. 이런 집성도 첨단자동화 설비들이 있다. 첨단 자동화 또는 인공지능화된 설비를 통해 나오는 소재들은 품질 면에서 가격 면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하게 해 준다.

수확 비용을 장기적으로 낮춰가게 하고 가공비용은 적게 들게 하는 혁신만이 국산재가 공학목재로 제조돼 미래 건축시장을 이끌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협업을 해도 품질을 올리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버려야 할 설비에 목을 매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건축시장은 자재비, 인건비에 매우 민감하다. 목재소비를 늘리려면 건축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의 국산목재 제품을 생산해 주어야 한다. 공학목재 부재의 표준화가 시급한 것은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가격 때문이다. 국산재의 핸디캡을 이겨내려면 우선 제재와 건조 설비의 혁신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