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취약한 우리나라 산림, 이대로 좋은가?

임도 부족으로 초기 진화 어렵고 위험도 커져 기후변화시대 총체적 산림관리 변화 필요

2025-04-02     윤형운 기자
사진 : YTN 25일 5시 39분 뉴스 캡쳐 화면

3월 21일 오후 3시경에 시작한 산청 산불, 6일째 진화를 못 하고 80%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의성 산불은 안동까지 번져 하회마을 3.5km 앞까지 위협하고 있고 피해 면적이 가장 넓은 상황이다. 울주, 의성, 하동, 산청, 영덕, 영양, 울산 등이 산불이 번지고 있다. 이들 산불은 원인은 실화가 대부분이지만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해 건조한 북동풍, 북서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번 산불은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명피해도, 대피 인원도, 문화재 소실도 역대급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6일 오전 추산 1만 7천여 헥타르가 산불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4명의 소중한 진화대원의 목숨을 앗아갔고 총 18명 사망, 19명의 부상자를 내고 수백 채의 집이 불타고 2만3천명이 대피했다. 괴물산불이라 불리는 이번 산불은 강풍 속에서 언제 진화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0년 삼척 등 동해안 산불로 23,793ha 면적에 피해를 주었다. 또 2022년 울진·삼척 지역 산불로 16,302ha 면적에 피해를 주었다. 이번 산불은 역대 최악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1월 LA 지역 산불로 인해 순식간에 거대한 불길이 아름다운 도시를 잿더미로 만든 뉴스를 우리 모두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4주를 지속한 이 산불로 서울 면적의 1/4 지역이 불탔고 수 천 채의 가옥과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88조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제부터 산불은 국가재난 수준으로 다뤄야 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우리의 산림은 이대로 안전한가? 산림 전문가들은 “우리 산림도 전혀 안전하지 않다. 전국적으로 동시다발로 산불이 일어나고 강풍이 지속되면 우리의 산림도 몇 달 만에 잿더미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우리 숲은 너무 울폐화되어 산불 연료로 가득 차 있는 화약고나 다름없다. 산불 예방과 산불 대응을 위해서 숲의 효율적인 관리와 이용이 더욱 중요한 시대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60%는 지상 화재진압 요원의 몫으로 그들이 산불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가장 급하다는 지적이다. 낮은 임도율 때문에 산불진화가 어렵고 현장진화대원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임도는 독일(54m/ha)이나 오스트리아(50,5m/ha), 일본(23.5m/ha)에도 한참 못 미치는 3.97km/ha 수준이다. 산림은 울창해 산불 확산은 매우 쉽고 임도가 부족해 산불 진화는 너무 어려운 환경이다. 기후변화시대에 전혀 맞지 않은 산림관리가 되고 있어 언제 어느 때나 대형 산불로 인명과 재산피해는 물론이고 아까운 산림자원을 언제 잃을지 모를 상태다.

오늘도 험산 산골을 기어올라서 산불을 진압하는 고령화된 화재진압대원의 입장에서 임도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느 산림관계자는 “일본의 임도가 ’노망밀도‘라고 따지고, 임도가 산사태를 불러온다고 주장하고, 손톱만한 작은 사실관계를 그럴싸하게 포장해 산림청을 공격하는 주장을 대할 때마다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또 산림에 숟가락 올리는 짓 그만해야 한다. 박종호 전산림청장이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했을 때 벌떼처럼 달려들어 물어 뜯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문가들은 산림에 대한 대대적인 시각변화가 필요하고 지켜야 할 산림과 자원으로 이용해야 할 산림에 대해 과감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2000년 삼척 등 동해안 산불로 우리나라 원목생산 일년치 해당하는 약 4백만 입방미터의 피해를 주었다. 안타깝게도 이용도 해보지도 못하고 불쏘시개가 된 것이다. 산림은 잿더미로 변하면 회복하는데 50년 이상이 걸린다. 기후변화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 산불 확산을 예방하고 일어난 산불은 신속하게 꺼야 하는데 그 핵심은 소방헬기보다 임도다. 소방헬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밤에도 산불은 확산한다. 그래서 임도는 산불의 초기 대응과 대형 산불 확산 방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불진화대원의 생명을 지켜준다. 일부 환경론자들의 생태계 보호, 산림훼손 반대 목소리 때문에 임도를 내는 예산 증대는 물론이고 임도 하나 맘대로 내는 게 정말 어려운 나라가 됐다. 대형 산불은 산림생태뿐만 아니라 문화유산, 주택, 산업시설, 건물, 도로망 등 곳곳에 피해를 준다. 국가재난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산불에 취약한 우리나라 산림 이대로 두는 게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