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원GMS 윤재호 대표 - 접착 기술에서 구조목재까지 CLT 수입 전문기업
이건산업과 이건창호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윤재호 대표는 접착제 전문회사 '성원GMS'를 설립한 후 특수산업 접착제를 다루는 '대승이엔지', 구조용 공학목재 수입·유통을 담당하는 'CLT코리아'를 잇따라 창립하며 접착제 기반의 전문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해왔다. 그는 CLT를 중심으로 설계와 구조해석, 기술 자문까지 포괄하는 토털 서비스를 통해 한국형 목조건축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 성원GMS 윤재호 대표
성원GMS 창업의 계기는?
이건산업에 입사해 자회사인 이건창호로 발령받아 창호 관련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독일 창호가공기계 기업 엘루마텍의 한국지사장직을 제안받아 약 10년간 근무하며, 전국 창호 가공 공장에 다양한 CNC 가공기계를 공급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호 조립에 필요한 접착제 등 원자재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성원GMS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주요 접착제 품목은?
접착제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다양한 공정에 사용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서로 다른 재질 간의 접착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용도별 적합성과 더불어 친환경성 여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성원GMS는 VOC(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이 적은 폴리우레탄(PU, PUR), 실리콘, MS계, PVAC, EPI 계열 등 친환경 접착제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목재산업에서의 접착제 활용은?
PF 접착제는 내후성이 뛰어나 글루램, 방화목, MDF에 적합하며, PVAC는 집성판, 합판, 가구재, 마루 등에 폭넓게 사용됩니다. PUR, EPI, MUF 계열은 CLT와 같은 고성능 구조재에 적합합니다. 국내 목재산업은 일본의 영향으로 일본산 접착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 성분 규제 강화로 수입량이 감소하고 있어 산업 현장에 새로운 선택과 기술 적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새로운 접착제를 도입할 때는 인내심이 중요합니다. 기존 방식 그대로 테스트를 하면 실패 확률이 높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 쉬우므로 사용 설명서를 숙지하고 다양한 조건에서 반복 테스트를 수행해야 합니다. 겨울철처럼 온도와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접착제는 섭씨 10도 이상에서 보관, 15도 이상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목재산업에서 접착제 선정 기준은?
최근 실내 공기질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관련 법규도 강화되면서 VOC 기준이 한층 엄격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포름알데히드가 함유된 접착제는 물론, 페놀·레조시놀계 접착제의 사용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접착제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주요 성분을 확인하고, VOC 시험 등급 등 환경 관련 인증을 검토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CLT, LVL, 글루램 같은 메스팀버 구조재의 수요 증가에 따라 접착제 성분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대승이엔지와 CLT코리아 설립 배경은?
성원GMS는 접착제 유통을 넘어, 산업별로 특화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승이엔지'를 설립했습니다. 중장비, 운동장 매트 등 특수 산업에 맞는 제품 공급이 목적입니다. 또한, 약 10년 전부터 CLT 관련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CLT의 고강도, 고내화성, 시공 간편성과 같은 장점에 주목하게 되었고, 2024년 'CLT코리아'를 설립해 CLT 및 글루램 유통을 본격화했습니다.
“인건비 절감과 공기 단축이라는 가장 큰 장점 덕분에 향후 2~3년 내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CLT가 추천되고 선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CLT코리아의 사업 방향은?
CLT는 가격이 높고 화재에 취약하다는 오해로 인해 국내 건축 시장에서 주로 공공 건축물에만 사용돼 왔습니다. CLT코리아는 보다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해외 제조사로부터 CLT 패널을 수입하고, 이를 국내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2024년과 2025년 MBC 건축박람회 및 코리아빌드 전시회에 참가해 홍보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에스토니아의 아크우드(ARK WOOD)사와 협력해 CLT 및 글루램을 수입·유통하고 있으며, 향후 국내 재단 및 CNC 가공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준비 중입니다. 최종 목표는 국산목재를 활용한 CLT를 국내에서 직접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한국형 목조건축의 핵심 자재로 자리잡게 하는 것입니다.
에스토니아산 CLT에 대한 반응은?
전시회 참가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에스토니아산 CLT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문비나무의 밝고 따뜻한 색감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았고, PUR, EPI계 접착제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CLT를 실내에 노출시켜 사용하는 디자인도 점차 선호되고 있습니다.
설계 및 시공 지원 체계는?
현재 국내에는 CLT 구조를 전문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CLT코리아는 에스토니아 기술진의 자문을 받아 설계와 구조계산을 진행하고, 국내 기준에 맞게 변환해 구조설계사의 검토와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공 역시 에스토니아 전문가가 참여하고 국내 시공사는 보조로 참여하며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나아가 서울 근교에 CLT로 지어진 단독주택을 직접 설계해 거주함으로써 CLT 건축의 실질적 성능을 체험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설계 및 시공에 필요한 인력과 역량을 국내에 구축할 계획입니다.
향후 시장 전망은?
전시회, 온라인 홍보 등을 통해 CLT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견적 문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CLT는 인건비 절감과 공기 단축이라는 두 가지 큰 장점 덕분에 향후 2~3년 내에 보다 적극적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CLT와 글루램 등 매스팀버는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친환경 자재로서,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국산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 이미 구축된 CLT 생산 설비의 본격 가동과 증설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저는 “한국형 CLT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건축문화의 전환점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