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 각국 목재산업 보고서 ④인공조림 기반 강력한 목재산업 파워 지닌 '칠레'

2025-09-25     윤형운 기자

1. 머리말

칠레 산림

남미 서쪽에 길게 뻗은 나라 칠레는 국토의 25% 이상이 숲으로 덮여 있다. 지리적으로 태평양과 안데스산맥 사이에 자리해 독특한 기후와 환경을 갖추었고, 이를 기반으로 남반구 최대의 목재·펄프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칠레는 원목 수출국을 넘어, 제재목과 목질판상재료, 펄프 및 제지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목재산업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2. 산업 특징

(1) 인공조림 중심의 공급망

칠레 목재산업의 뿌리는 인공조림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정부 주도의 조림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현재는 라디에타 소나무(Pinus radiata)와 유칼립투스(Eucalyptus spp.)가 주요 조림 수종으로 자리 잡았다.

라디에타 소나무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균일해 제재목·합판·MDF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유칼립투스는 펄프용으로 최적화, 세계 제지 산업의 핵심 원료다.

칠레 산림의 70% 이상이 이러한 인공조림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는 안정적인 목재 공급망을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2) 세계적인 펄프·제지 강국

칠레는 남미 최대 펄프 수출국이다. 특히 유칼립투스를 원료로 한 단섬유 펄프(Short-fiber pulp)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과 함께 글로벌 펄프 시장을 주도하는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다.

(3) 목질판상재료의 성장

칠레는 합판, MDF, OSB 등 목질판상재료 생산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인공조림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가공산업 덕분에, 남미와 북미, 아시아 시장까지 수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Arauco, CMPC와 같은 대형 목재·제지 그룹은 전 세계에 생산·유통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4) 수출 지향적 산업 구조

칠레 목재산업은 내수보다 수출 중심으로 발전했다. 제재목, 합판, MDF는 북미·아시아·중동으로 대규모 수출되고, 펄프는 전 세계 제지 기업의 핵심 원료로 공급된다. 무역 자유화 정책과 태평양 연안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맞물려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었다.

 

3. 산업의 강점

- 성장 속도 빠른 조림 수종 → 15~20년 주기 수확 가능

- 글로벌 기업 Arauco, CMPC →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확보

- 지리적 장점 → 아시아, 북미, 남미 주요 시장으로 수출 용이

- 안정된 정책 기반 → 조림 지원 정책, 지속가능경영 인증 확대

아라우코 펄프 공장

 

4. 산업의 약점과 과제

단일 수종 의존

라디에타 소나무와 유칼립투스에 지나치게 의존해 산림 생태계의 다양성이 약화되고, 병해충과 기후변화 위험에 취약하다.

부가가치 한계

펄프·제지 산업 비중이 높아, 여전히 원자재 수출형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예: CLT, Glulam 등 대형 구조재) 산업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산불과 기후위기

최근 몇 년간 대형 산불로 수십만 헥타르의 조림지가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고온 현상으로 산불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어, 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칠레 아세라데로스 제재 공장

 

5. 미래 전망

칠레 목재산업은 앞으로 대형 구조재 시장 진출과 ESG 기반 산업 전환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 CLT·Glulam 생산 확대를 통해 남미 최초의 매스팀버 허브로 도약을 시도

- FSC·PEFC 인증 확대와 친환경 건축 자재 수출로 글로벌 ESG 수요 대응

- 산불 피해 저감, 다종 수종 조림 등 기후위기 대응 전략 마련

 

6. 맺는말

칠레는 인공조림과 대규모 펄프·제지 산업을 통해 남반구 최대의 목재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펄프 중심 구조와 산불 리스크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CLT와 같은 구조재 분야로 산업을 확장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산림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면, 칠레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를 넘어 세계 목재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