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발아 어린나무,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 복원의 새 돌파구

2025-11-20     한국목재신문 편집국
다음 숲을 이어 갈 아기 구상나무

자연 속에서 스스로 자란 어린나무가 고산 침엽수 보전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최근 봉화와 삼척 지역에서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의 개체군을 지키기 위해 ‘자연발아 어린나무’를 활용한 현지 내(in-situ) 보전 연구를 본격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등 고산 침엽수는 해발 1,000m 이상에서 제한적으로 분포하며,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 계속되는 고온·가뭄으로 성목 고사가 확산되는 반면, 자연적으로 발아한 어린나무는 거의 자라지 못해 개체군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산림청은 이러한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2016년부터 고산지역 침엽수 보전·복원 대책을 추진해왔으며, 현재는 제2차 대책(2021~2025)을 통해 자생지 기반 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의 ‘종자 채종–양묘–식재’ 방식에서 벗어나, 숲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어린나무 자체를 복원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고산 침엽수는 종자 채취가 쉽지 않고 묘목 성장 속도도 매우 느껴 양묘 기반 복원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자연 발아 개체의 생존력에 착안해 새로운 보전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실연연구는 봉화 장군봉 구상나무림과 삼척 분비나무 조림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어린나무의 생육환경 개선을 통한 천연갱신 촉진 ▲자연발아 어린나무의 현지 이식 시범 적용 등이 주요 과제로 추진된다.

박고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연구사는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의 미래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숲가꾸기 방식에서 벗어난 세밀한 현지 보전 전략이 필요하다”며 “자연 발아 어린나무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한 실효성 있는 보전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