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목재 민승홍 대표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할 때에는 말할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때로는 “무리한다”, “과잉투자다”라는 소릴 듣게 된다.
남이 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성공할 확률은 미투전략에 비해 매우 낮다. 많은 고통도 따른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결실을 맺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한옥부재 기계화 가공과 시공사업을 이끌고 있는 뚝심 있는 남자. 여수 엑스포 한옥호텔 공사에서 그 동안의 축적된 기술과 안목을 맘껏 드러냈다.
손해 보더라도 신용을 지켜야 한다는 남자. 다음을 위해 좋은 평판과 손해를 맞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긴 안목을 가진 남자.
인터뷰 자체가 껄끄럽다고 한사코 거절해 진행자를 난감케 한 금진목재 민승홍 대표와 여수현장 야전사령실인 컨테이너 안에서 게릴라식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린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요?
인천에서 자랐어요. 학교도 인천에서 내내 다녔습니다. 어린 시절 원목하치장에서 뛰어 놀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때부터 목재와 가까이 지낸 인연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어요.

언제부터 사업을 하셨나요?
사업하기 전에 인천에 있는 목재회사를 다녔습니다. 거기서 가공, 판매, 매입 등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그러다 1996년에 조경재를 생산하는 제재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조경소재 후 가공에 필요한 방부와 건조장도 짓게 됐습니다. 오류동에 있었던 초창기 것들은 처분을 했고 지금 가좌동에 지어진 것은 새로 설치한 것들입니다.”

조경 소재를 가공해 성공했다는 평이 있던데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어떤 원목을 제재하면 수율이나 가공 상태 등을 예리하게 분석해 내는 편입니다. 또 품질에 대해서도 양심을 걸고 지키려고 애써 왔습니다. 그런 밑바탕에서 조경용 소재공급에서 두각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당시 조경시설재가 많이 필요한 때였습니다. 아침에 목포로 가서 원목을 실어 올리고 오후에 부산으로 가서 인천으로 원목을 실어 올리길 여러 차례 했습니다. 새벽에 나가서 저녁 늦게 일을 마친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른 데는 없어도 금진목재에는 헴록과 더글러스 퍼가 있다라는 소문이 났습니다. 저희를 믿고 찾는 계기가 됐어요.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 조경용 소재의 연결부위 가공과 방부가공 등 비용을 줄여주는 파트들을 도입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났습니다. 좀 비싸도 좋은 목재를 쓰기 쉽게 공급해 줬습니다. 그 덕을 봤습니다.

프리컷 장비를 수입해 온 이유는?
조경시설재 시장이 더 커지지 않고 조경용 데크재 시장이 커지는 시점이었을 겁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었습니다. 한 번 시작한 일 새롭고 희망있는 아이템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조경시장과 전통건축시장에 사용되는 목재를 가공하는 프리컷 기계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독일, 일본, 이태리 등을 돌아보면서 기계화 가공 작업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습니다. 가공 속도가 빨라 생산성이 높은 기계도 검토했지만 우리 실정에 앞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한국의 수가공 치목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공기계를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하고 계신 윤 박사의 소개가 계기가 됐습니다. 일본 기계제작 회사는 “매달 20~30채씩 오더가 있으면 이 기계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주문량이 많지 않고 한국 실정에 맞는 다양한 가공을 소화하려면 이 가공기계가 적합하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기계가 약간 느리지만 한국 실정에 맞는 기계라고 결론을 내리고 들여왔습니다. 제 생각이 적중한 것 같습니다.

프리컷 사업 잘 진행되고 있나요?
말도 마세요. 기계작동 말고도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초기에 투자한 프리컷 시설비용 만큼 상응한 수업료를 냈습니다. 3년 가까이 무지 고생했습니다. 하드웨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데 많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건축부재 그것도 전통에 가까운 목재부재를 기계화하는 작업을 중소기업이 감내하기엔 녹록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정자, 일주문, 아파트 한옥인테리어 작업을 통해서 끊임없이 연구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설계, 기계가공, 시공 등등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서포트 해 줘야 합니다. 좋은 목재에 대한 안목도 높아야 합니다. 하나라도 부족하면 한 발도 떼기 힘든 사업입니다. 금진목재의 프리컷 사업은 이제부터 탄력을 받는 느낌입니다.

여수 엑스포 한옥호텔 공사의 의미는?
당초 한옥마을로 설계됐으나 나중의 이용을 위해 한옥호텔로 용도가 바뀐 공사입니다. 여수엑스포 한옥호텔공사는 금진목재의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자 새로운 도전의 시작과도 같습니다. 여수엑스포역 앞동산에 세워진 한옥호텔은 금진목재와 자회사가 목재부재가공과 설치를 맡았습니다. 내년 4월 완공예정인데 목공사의 상당부분은 끝난 상태입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발주처에서도 원청회사에서도 만족하고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좋은 원목을 사용해 평이 좋았고 해당 목공사 공사기간을 어기지도 않았습니다. 관계자 분들이 가공상태나 시공에 있어서도 만족하는 것 같아 저희도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여수엑스포 한옥호텔 공사는 금진목재와 금진팀버이엔씨(시공 자회사)의 신뢰와 기술력을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금진목재는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될 것인가?
금진목재는 지금까지 조경분야 부분이 강했는데 이제 목조건축부재가공 부분이 더 강해지는 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는 뼈를 깍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전통한옥부재, 조경부재의 기계가공에 도전해 왔습니다. 우리는 수가공하는 정성 이상으로 기계가공 정밀도를 높여 왔습니다. 한옥의 보급에도 앞장서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화되는 데도 일조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에 한식구조의 저작거리에 쓰일 부재를 가공해 수출도 했습니다. 금진목재는 가격 경쟁보다는 모두가 상생 발전하는 협력과 양보를 통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노력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필요할 터인데
 전통건축 관련 부재가공일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설계, 시공, 자재, 견적 등 아주 복잡합니다. 금진목재는 운 좋게도 적재적소에 전문인력이 포진 돼 있습니다. 금진목재의 큰 자산입니다. 항상 직원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존중하며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할 생각입니다.

좌우명이 있다면
속이지 않고 정당하고 떳떳하게 임하자 정도입니다. 무한경쟁보다는 협력과 양보를 통한 발전을 더 원합니다. 욕심을 줄이고 조금씩 전진하다보면 후회할 일도 적겠지요.

민승홍 대표 약력
금진목재 대표
(주)금진팀버이엔씨 대표이사
(사)한국목조건축협회 회원
(사)한국목조보존협회 회원
(사)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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