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집이라 하면 ‘즐거운 나의 집’을 떠올리며, 가족이 기다리는 편안한 안식처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항상 같이 있을 것만 같다고 생각했던 가족들을 집에서 조차 만나기 힘들 때도 많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만나기 어려운 가족들이 행복한 순간을 기억할 수 있길 바라는 건축주의 바람으로 지어진 염치주택을 소개한다.                     
사진제공  : Yoon. Joonhwan

주택이 지어지게된 배경은?
충남 아산시 염치읍에 위치한 염치주택의 건축주는 천안에 본사와 공장, 해외 세 곳에 공장을 두고,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의류사업을 하고 있다. 건축주의 가족은 중국에서 오래 생활해 생활 기반 대부분이 중국이었으며, 두 딸은 유학 중이고 부인과 국제학교에 다니는 늦둥이 아들은 서울에 거주하는 중인데, 건축주 본인도 해외 출장이 잦아 전형적인 ‘유목형 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건축주는 자주 모이지는 못하지만, 가끔 모이는 것만이라도 가족들의 활력소가 되고자 회사와 가까운 아산 호숫가에 집을 짓고자 결심했고, 가족들이 가끔 모이는 집에서라도 즐겁고 화목했던 기억들이 단편이 저장돼 시간이 지날수록 또렷해질 수 있는 염치주택을 짓게 됐다.

건물의 가장 중요한 설계포인트나 특징은?
염치주택은 벽식 전통을 따르는 경골목구조의 높은 효율성과 중목구조의 평면 가변성에 주목해 두 공법을 융합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두 공법은 구조해석의 원리가 달라 설계과정에서 섬세한 조정이 필수적인데, 횡력에 약한 중목구조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철골복합구조를 사용해 안전성을 더했다.
또한, 이 주택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곳은 서재인데, 서재는 건축주 개인 공간이자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이다. 서재는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된 작은 별채로 안채, 별채와 대등한 구성요소로 인식되도록 작지만 조각적인 형태로 디자인했다.

실내 공간 분할 시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염치주택은 각각의 독립성을 갖는 안채, 별채, 서재 세 개의 동이 마당을 중심으로 모여 있고, 연결통로에 의해 통합된다. 연결통로의 경우 비를 맞지 않고 방과 방들을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안채의 경우 정방형에 가까운 평면구조로 정면 삼분할과 측면 가변형 삼분할, 구분할의 질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는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빌라로툰다의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데, 팔라디오는 ‘건축4서’를 통해 앞에 펼쳐지는 경작지와 자연을 ‘장대한 극장’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염치주택은 ‘장대한 극장’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주택 전면이 풍경에 집중돼 있지만, 안채는 온전히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돼있으며, 별채의 경우 양가의 부모님이나 가족 친구들의 방문을 염두에 둔 공간으로 구성됐다. 건축주 부부는 자녀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자녀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조차도 이곳에서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별채를 지어 서로를 공유할 수있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염치주택의 마당은 ‘ㄷ’자로 에워쌓는 배치의 중심을 담당하면서 남쪽으로 단정한 면을 이루는 반면, 북측 도로면은 길에 따라 사선으로 이루어져서 맥락에 대응하도록 설계돼 마당의 쓰임새를 높혔다.
철골과 목재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덩어리 형태의 건물과 대비되도록 투명성의 언어로 만들어졌다.

<HOUSING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
대지면적 : 1번지 567.00㎡, 9번지 649.00㎡
건축면적 : 1번지 108.12㎡, 9번지 144.00㎡
연면적 : 1번지 178.41㎡, 9번지 377.70㎡
주차장 : 3대
공법 : 철근콘크리트조 + 목구조      
설계 :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바우뫼로 218, 4층
전화번호 : 02-562-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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