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사설]

목재시설이 가장 많은 인천 북항지역은 과거 5년 전에 비해 실내창고시설 규모가 적어도 네배 이상 늘었다. 한진중공업 대지나 인천항만공사 대지에 수많은 현대식 창고들이 무섭게 들어섰다. 현대식 창고의 기쁨도 잠시 이 창고들은 공급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타지역도 예외는 아니지만 목재업체들은 늘어난 창고시설을 채우느라 공급량을 늘리면서 더 싼 자재를 찾아 온 세계를 이 잡듯 서칭했다. 과거에 비해 수입절차나 핸들링이 쉬워지면서 작은 규모의 회사라도 직접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매출을 늘리려는 기업들의 과도한 욕심으로 시장의 가격은 갑질로 때로는 자발적 인하로 계속 하락해 기업의 한계마진을 넘어선지 오래다. 일부 품목들은 원가이하로 납품돼 나부터 일단 살아남고 보자는 분위기다. 이런 현상은 비단 목재뿐만 아니다. 판매이익보단 땅값상승이 현실적 관심이 된지도 오래다.

파렛트, 마루, 합판, 각재 등 대기업 건설사에 납품하는 회사들은 감당할 수도 없는 요구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가격 때문에 더 이상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사라져 버렸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리모델링이나 신축현장의 인테리어자재 소비 시황도 매우 좋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공급을 줄이는 것과 가격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공급을 줄인다는 것은 매출을 줄인다는 것이고 매출을 줄이면 은행 여신에 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이중고를 안는다. 당장 바뀌지 않으니 갈 때까지 가본다 한들 결과는 더 나빠질 것이다. 가격을 회복하는 것은 공급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다.

목재산업의 대부분 협회와 단체는 단단한 조직이 못된다. 협동조합을 연계해 업무를 하는 단체도 극소수다. 가격을 회복하자면 등급 판매가 확실하게 정착돼야한다. 판매조합을 결성해 일정물량 또는 전체물량을 조합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가격문제 해소가 가능하다.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 물량조절과 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제조기업은 생산제품이 생산원가도 못 미치는 한계에 놓이면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판매조합을 만들어 조합을 통해 생산량과 판매가격을 조절해야 한다. 강마루, 건설각재, 팔렛트, 합판, 일부판상재 등이 해당된다.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고 나서 부족한 점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지금의 속수무책 상황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건설사의 갑질 개선은 목재제조업이나 유통업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관심이 없는 한 어렵다. 마루재의 경우 건설사나 시공사의 잘못도 자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제조사는 다음 발주나 입찰 배제 등의 불이익을 당할까봐 대부분의 경우 책임을 떠안게 된다. 산림청은 전문가로 구성된 목재제품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들의 분쟁을 조절해 주어야 한다. 분쟁해결기구가 있어야 목재제조업이 품질우선 시장으로 자신 있게 나갈 수 있다.

지금의 목재산업은 기댈 언덕이 없다. 시장도 정부도 기댈 언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좀 더 현명해지려면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판매조합 결성도 분쟁조정위원회 구성도 목재산업이 현재의 답답함을 벗어나 보려는 해결책의 하나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 삼성, 기아가 협력하는 것처럼 서로 이웃인 목재회사끼리의 협력이 이제는 진정 필요하다. 말로만 상생협력이 아닌 제도화되고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협력을 위해서 이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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