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 목조건물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
7층 목조건물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

목조건축물이 많은 나라는 목재산업이 강하다. 미국, 유럽, 일본이 그렇다. 우리나라도 주거의 형태는 수천 년 동안 목조였다. 목조건축이 기반인 나라가 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된 산림으로부터 목재 조달이 어려워지자 목조건축의 기반이 상실됐고 콘크리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전후 72년이 지난 우리나라에서 지금 목조주택이나 구조물은 여전히 마이너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약 1만 5천 여동의 목조주택이 지어져 붐을 일으키나 했으나 그 시점을 지나면서 국내의 건축 착공 전체 동수가 낮아지면서 목조도 같은 운명에 빠졌다. “종사자의 기대로는 목조주택이 2~3만 동을 넘기는 줄 알았지만 침체의 늪을 예상치 못한 시장에서 답을 찾을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의 연속이었다”고 어느 목조주택 자재사는 말했다.

시간은 흘렀고 기후변화는 각 나라에서 건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감축에 관심을 갖게 했다. 급기야는 전체 37%에 달하는 건축과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건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느 누구보다 급한 유럽은 행보가 빨랐다. 이젠 대부분의 나라들이 나무로 빌딩을 짓는 건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층 건물은 물론 중·저층건물까지 공업화 공법으로 자재생산부터 시공 그리고 에너지 관리까지 목조화는 주택에서 빌딩까지 분명한 대세가 됐다. IMARC 그룹에 의하면 구조용 집성재 시장은 2028년에 6조2천억 원에 이른다 한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 동안 목조건축 R&D 사업으로 940여억 원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 뉴스를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대문구 전농동에 ‘서울대표도서관’이 세계 공모를 통해 목조로 지어질 게 확실시 돼 보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아마 건축 면적이 1만6천㎡ 달하는 ‘서울대표도서 관’이 목조로 지어지면 대한민국 목조건축 역사에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랜드마크 목조건축물이 지어지면 고층 목조를 알리는 데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성과 파급력이 있으려면 산림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고층목조건축 기술과 소재 생산, 설계 능력과 시공 능력을 키우는데 대대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철근콘크리트의 기술력을 목조로 옮겨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CLT, NLT, MPP, DLT, MP 등 다양한 매스팀버들이 생산될 수 있는 설비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고층목조건축에 필요한 부재생산, 설계, 시공기술 등을 하루라도 빨리 국산화해서 이를 세계화할 필요성도 있다. 황룡사 9층 목탑을 짓는 기술을 지닌 민족이 매스팀버 건축기술의 세계화가 불가능할 것만은 아니다.

산림청이 우선적으로 도시의 고층목조 건물의 건축비를 좀 더 많게 여러 곳을 지원하고, 고층목조건물의 설계능력 인력확보에 나서고, 건축사에 대한 해외 연수교육과 기회를 늘리고, 시공 능력을 갖춘 회사들의 고용안정을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으로 다른 나라처럼 고층목조 건축이 일반화되도록 해 길을 닦아 주는 선도적 행정을 업계에서는 요구하고 있다. 목조건축 기술에 관련된 부분은 국가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면으로 맞서서 목조건축분야에 앞장서서 투자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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