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는 합판 생산회사의 전쟁터

현재 나고야 지역을 중심으로 합판 설비를 제조하고 있는 회사로는 1897년에 창업한 키쿠카와 엔터프라이즈(菊川 ENTERPRISE)는 창업 초기 금속가공 선반을 만들었다. 이후 제재설비로 변신하였으며 지금은 합판의 최종 공정인 연마 작업의 샌더를 제작 판매하며 올해 125년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홋카이도 지역에서 창업된 110년 역사의 로타리 레이스 전문 제조 회사로는 1911년에 어망(漁網) 제조사로 시작하여 이후 홋카이도에서 국산재 낙엽송 원목으로 합판 제조가 활발해지면서 업종 전환하여 로타리 레이스 전문 제조사로 탈바꿈한 우로코 제작소(ウロコ製作所)는 홋카이도(北海道)지역 원목을 가공하는 합판 설비 제조사로 창업했다. 중부 지역 나고야를 거점으로 1925년에 설립된 타이헤이 제작소(太平製作所)도 마찬가지로 로타리 레이스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한때는 일본 제일가는 종합 합판 설비 제작사로 등극했으나, 현재는 건조기(DRYER)나 열압기(PRESS) 제작에 집중하면서 합판제조 설비 전문회사로 탈바꿈했다. 그 외 1930년 대는 타노우치 제작소(田内製作所), 와타 라이(渡井)등이 로타리 레이스를 제작하는 등 설비제작의 부흥기를 맞이했다.

이후 세계 대전 종전 후 1946년에 설립된 하시모토전기(橋本電機)와 1953년에 설립된 메이난 제작소(名南製作所) 등이 당시 활발한 합판 생산과 맞물리면서 홋카이도에 있는 우로코 제작소(ウロコ製作所)를 제외한 많은 설비 제작사는 나고야 지역을 기반으로 합판 설비 제작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났으며 현재도 활발하게 합판 설비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5 최초로 개발되는 외주 구동 아리스토레이스 시험 운전 과정.
사진5 최초로 개발되는 외주 구동 아리스토레이스 시험 운전 과정.

일본의 합판 산업은 합판 생산과 합판 설비제작의 일괄공급 조직이 나고야를 중심으로 널리 확대되었으며 1907년 최초 로타리 레이스가 개발됐다. 일본에서 이 로타리 레이스를 사용하여 처음으로 합판이 만들어 산업 현장에서 보급되기 시작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2012년에 일본 합판 공업조합 연합회 등 합판 관련 단체는 최초로 개발된 로타리 레이스로 합판을 제조한 날인 11월 4일을 합판의 날로 제정하고 매년 기념하고 있다. 유럽에서 1837년에 최초로 개발된 로타리 레이스 이후 1907년 일본에서 최초 개발되었던 로타리 레이스는 원목을 스핀들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끊김없이 연속적으로 베니어를 생산하는 것으로 스핀들로 원목을 회전시키면서 베니어를 깎아 생산했다. 그러나 기존의 로타리 레이스의 기본 개념을 확 바뀐 계기가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 8년에 걸쳐 연구 개발로 1978년 메이난 제작소(名南製作所) 는 최초로 스핀들 구동에서 외주 구동 방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대경목뿐 아니라 소경목과 침엽수를 절삭(切削)할 수 있는 최적화된 베니어 레이스(사진 5)인 아리 스토 레이스(ARISTO LATHE)를 개발하였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합판의 표면은 흠결이 없는 깨끗한 표면만을 원했으나 아리스토 레이스는 표면에 원목을 구동하며 발생한 자국에 남게 되었다.

 

사훈이 F=ma²이라는 회사, 메이난

무언가 필요하다면 무엇을 희생할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론으로 로타리 레이스 개발자인 메이난 제작소 창업자 하세카 와(長谷川)는 8년간 꾸준한 연구를 계속했다. 이러한 개발자의 신념으로 만들어진 아리스토 레이스(ARISTO LATHE)는 합판 관계자 모두 반신반의했지만, 최초로 합판 공장에 투입하려 할 때, 처음으로 혁신적인 설비에 관해 믿고 최초로 이 기계를 사들이어 설치한 회사가 현재도 나고야에 있는 아사이(浅井) 합판 회사의 아사이(浅井) 사장이다. 1978년 2월 2일 생산공장에 설치하면서 비록 4자 단목 전용 로타리 레이스이지만 일본 합판 공장에서 소경목과 침엽수 합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실제로 아리스토 레이스는 합판 공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갈림, 구멍, 부식 등이 있는 저질 남양재 원목으로부터 안정적인 두께의 베니어 생산이 가능하다는 평판으로 순식간에 많은 고객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했다. 이후 타 회사에서도 이와 동일한 절삭가공 원리의 단목(短木) 전용 로타리 레이스가 만들어지면서 최대 호황을 누리게 됐다.

 

사진6 일본 국내산 침엽수 원목 활용 로타리 레이스 (메이난 제작소 제작).
사진6 일본 국내산 침엽수 원목 활용 로타리 레이스 (메이난 제작소 제작).

남양재 원목은 초창기 남양재를 사용했던 대경목이 많고 수령(樹齡)이 긴 원목은 중심이 부식되거나 약해 스핀 아웃 현상에 의해 원목 중심부까지 절삭(切削)할 수 없어 합판 공장의 수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를 메이난 제작소(名南製作所) 로타리 레이스는 국산재 침엽수 등 소경목 절삭 및 단단한 강질 원목도 손쉽게 절삭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개발했다.

한편, 아리스토레이스(ARISTOLATHE)를 가동함으로써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절삭 기술 발전뿐 아니라 원목 절삭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베니어 편매(片枚)를 재가공하여 합판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계가 단판 가공기로서 가공기술의 한 획을 그은 신개념 기계로 공장 수율 향상에 이바지하게 됐다. 현재 단판 가공기는 제작회사마다 부르는 명칭(名稱)은 다르지만, 처음으로 개발했던 메이난 제작소(名南製作所)에서는 지금 이 기계를 베니어 컴포저(VENEER COMPOSER, 사진6)라고 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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