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임산생명공학과 겸임교수 박상범/ph.D
국민대 임산생명공학과 겸임교수 박상범/ph.D

귀중재에 대하여 예민하고 섬세한 가치 판단을 지닌 목재업자나 소비자의 엄격한 요구에 따라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것이란 용이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설계나 품질 관리의 여러 중요한 장소나 지점에 컴퓨터를 도입하고, 소위 CAD/CAM 시스템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나뭇결의 색, 명암, 힘 등 관능적 요구 품질을 수치화한다.

② 원재료에서 제품에 이르기까지의 특성을 수치화한다. 원목의 품질, 염색단판의 명도, 채도 등, 공정관리 및 제품의 색조와 목리패턴, 목재의 감촉 등의 항목을 수치화시킨다.

③ 각 특성 수치들의 상호관계를 정량화시킨다. 예를 들면, 소재단판의 염색성, 염색시간, 나뭇결의 형상설계와 모형작성을 위한 CAD/CAM 등을 구체적으로 평가한다.

이와 같이 수치화하여 컴퓨터에 의한 설계 관리를 함으로서 목리와 색조 등 다양한 기호에 따른 제품의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인조화장단판은 원래 영국에서 고안된 것으로 약 50년 전에 초보적인 제품이 생산되었다. 그 후 이 기술은 이태리에서 발전하여 핀란드, 일본 등 전 세계로 수출되었다. 국내에서는 부산 소재 (유)동양특수목재산업(이필우 대표)이 2010년경까지 특허도 출원하면서 인조염색무늬목과 인조염색집성목 제품을 생산해 왔으나, 2012년 편백 난연목재. 벽판재, 마루판 전문업체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무늬목 염색기술은 아쉽게 사라지고 말았다.

나뭇결의 모양은 판목에서는 「오름」 「이중오름」 「한쪽치우침」 등이 있고, 정목은 「굵은 무늬」 「가는 무늬」 「굽은 무늬」 「흘림 무늬」가 있다. 그밖에 구슬무늬도 만들어진다.

그림 7. 인조화장단판의 나뭇결 모양

인조화장단판의 용도는 마루판, 천정판, 가구, 주택부재, 공업용 캐비닛 등이며, 천연목의 화장단판과 같이 사용된다. 특히 길이가 길고 폭이 넓은 소나무, 삼나무 등의 무늬단판은 천정판과 소폭판으로, 티크와 카린 등의 무늬단판은 시스템키친, 셋트가구에 사용된다.

 

3. 디자인 컬러우드

디자인 컬러우드는 컬러 코디네이트용으로 맞춘 소재로 개발된 제품으로서, 염색단판을 적층 접착하여 얇은 판재(플리치)를 만드는 점에서는 제조방법은 「인공화장단판」과 유사하다. 그러나 그 색조나 무늬는 원래 목재의 색을 초월하여 다양하기 때문에 컬러 코디네이트(color coordinate)에 맞는 새로운 용도가 기대되고 있다.

그림 8. 디자인 컬러우드 제조 과정(www.tsukiita.jp)

「디자인 컬러우드」에는 2종류의 타입이 있다. 그 하나는 같은 색의 염색단판을 적층 접착하여 만든 플리치를 제재 또는 판상으로 가공한 타입으로 목재와 같은 중량감과 질감을 부여한 컬러풀한 소재이다. 색은 적-황-녹-청-자색에 이르는 기본색 10색, 동일한 색으로 된 파스텔컬러 10색, off-white(미색)에서 black에 이르기까지의 모노톤 5색을 합쳐서 모두 25색이다. 이 타입의 디자인 컬러우드는 얇은 판재(플리치)나 판상이기 때문에 보통의 목재와 같이 톱으로 자르거나 못을 박을 수 있어 자유롭게 가공하고 디자인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구, 건축재료, 내장재 등으로 널리 사용되며 특히 계산대, 액자, 진열대에 사용되고 있다.

또 하나의 타입은 원래 목재의 나뭇결과 색조에서 벗어나 기호에 맞추어 디자인된 패턴(무늬)과 색조를 나타낸 컬러화 목질신소재이다. 디자인된 패턴으로 만드는 것은 염색 후 단판의 색과 두께 등의 조합을 변화시켜 플리치를 만들어 간다. 패턴에 따라서는 이 플리치를 제재하여 한 번 더 플리치를 만들어 큰 덩치(솔리드)로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플리치를 슬라이스하면 다양한 모양을 가진 디자인 컬러단판을 제조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목재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과 컬러의 의장성(意匠性)이 있기 때문에 용도는 가구, 내장재 등으로 광범위하고 마루판, 계산대, 캐비닛, 진열대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염색목재(dyeing wood)와 종래 착색목재(stained wood)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염색목재는 안료 기반 페인트로 후처리하여 겉 표면만을 착색한 목재와 달리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염료를 사용하여 목재 내부까지 착색한다. 결과적으로 착색목재는 나뭇결이 사라지고 칙칙한 느낌을 주지만, 염색목재는 나뭇결이 부서지지 않고 끈적끈적한 느낌 없이 목재의 질감이 유지된다.

그림 9. 착색목재와 염색목재의 차이점(www.tsukiita.jp)

또한 두께, 길이, 수종 등의 소재 조건에 따라 목재 내부까지 색상이 침투하기 때문에 후가공으로 CNC 라우터(Computer Numerical Control router), 목공 선반, 대패 등으로 표면을 긁어내도 색상이 남게 되는데, 이것이 착색목재와 염색목재의 큰 차이점이다. 안료 기반 착색 페인트는 일반적으로 유성이므로 일부 사람들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반면 염색목재는 인체에 무해한 수성 염료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옷 염색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안전하다. 또한, 목재의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추출성분, 지방성분 등의 화학성분과 염료 분자의 부착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염색목재에 나타나는 색의 짙고 옅음은 착색안료가 가지고 있지 않은 특징이다. 또한 염료를 가압 주입한 염료 함침 목재를 건조시킨 후 플래너 대패로 표면만 가볍게 마감 처리하면 조재와 만재 조직세포의 경도 차이에 의해 표면에 요철이 생기고, 염료 침투성이 서로 다르므로 독특하고 생생한 나뭇결 패턴이 잘 드러난다.

 

4. 컬러목재의 현대화

우리 전통가구는 견고함과 심미성을 더하고 있지만 뼈대(문목)를 짜는데 사용되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의 노거수는 점차 고갈되고 있다. 대체 재료의 개발과 나무의 질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한 이유다. 통영가구 제작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가장자리를 다른 색깔로 가늘게 돌아가며 대어 꾸미는 호장(회장)줄을 이용한 시문 기법을 발전시켜 색동목(염색집성목)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회화성을 강조한 전통가구의 현대화가 시도되고 있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9호 소목장(목상감) 김동귀 교수는 전통가구에 염색집성목을 접목하여 고품격 현대가구로 고급화하고 있다. 그는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인테리어재료공학과를 2019년 정년퇴임하고, 색동목을 이용한 가구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그림 10. 색동목(염색집성목)으로 만든 작품들(김동귀作)

세상은 변하고 있고, 무늬목 시장도 변하고 있다. 귀중재 단판을 단순히 슬라이싱하여 무늬목으로 이용하던 시대, 귀중재의 부족으로 저급재를 염색하여 귀중재 단판과 유사하게 인공적으로 만들어 쓰든 시대, 귀중재 무늬목의 색상과 문양을 모방 인쇄하여 실물보다 더 리얼한 멜라민시트지나 모양지로 사용하는 시대로 점차 변모해 가고 있다.

귀중재 자원부족, 염료의 환경문제, 제품 경쟁력 등이 복잡하게 관여하면서 시장은 두 갈래로 나뉘어지고 있다. 100% 리얼(real) 무늬목은 가격이 얼마든 신경 쓰지 않고 초고품질 제품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하이엔드(high-end) 제품으로 길을 가고 있고, 리얼 무늬목 이상의 첨단 인쇄 기술이 접목된 페이크(fake) 무늬목은 대중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저가형 로우엔드(low-end) 제품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아울러, 대형 프린터, 디지털 정밀인쇄, UV 건조기술의 접목을 통해 합판이나 섬유판 등 대형 패널에 원하는 그림이나 사진 등을 마음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제품도 등장하였다. 연출된 이미지는 돌이나 나무와 같이 자연에서 가져온 것에서부터 명화나 기하학적 무늬, 전통문양, 문자 등 어떤 것이든 표현이 가능하다. 사진 이미지 구현 또한 한계가 없다. 에이스임업(주)의 패션패널, 패션도어, 무지개합판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또한 에이스임업(주)은 식물성으로 만든 친환경 특수 액체(고재용 부식도료)를 도포해 생재를 고재(古材, oxidized wood, barn wood, reclaimed wood, aging wood, rustic wood)의 레트로(retro)한 느낌이 생생히 살아 있는 ‘더그라스 고재 판재’를 선보이고 있다. 나뭇결은 물론이며 나무 깊숙이 액체가 침투해 평범한 Douglas fir 판재를 마치 수 십 년된 고재처럼 보이게 만든다. 목재 추출성분과 화학약품의 반응을 이용한 화학착색법(化學着色法)이 적용된 신기술이다.

그림 11. 패선패널과 화학착색에 의한 고재 제품(www.iwood.net)

컬러우드의 최신 기술은 전통적인 목공과 혁신적인 컬러링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과 혁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컬러우드의 최첨단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컬러목재는 디자이너, 장인, 예술가 모두에게 흥미진진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목재에 생동감 있는 색상과 톤을 도입하는 기술은 창의적 기회의 세계를 열어 독특하고 시각적으로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 분야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산업과 예술적 노력으로 컬러우드의 훨씬 더 창의적이고 특별한 응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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