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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T로 국내 고층목조건축의 새 시대 열다
영주 한그린목조관 전경

경북 영주에 19.12m 목조건축물 한그린목조관 준공
5층 이상 건물에 요구되는 2시간 내화 성능 충족시켜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는 지난 3월 노르웨이의 작은 도시 부루문달의 한 호숫가에 들어선 건물 미에스토르네를 세계 최고층 목조빌딩으로 인증했다. 120년의 역사를 지닌 건축그룹 모엘벤이 지은 이 건물은 아파트와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구성된 다용도 복합 건물로 지상 18층에 높이는 85.4m다. 2016년에 완공돼 직전까지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캐나다 벤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기숙사 건물보다 무려 30여 미터나 더 높다.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손꼽히는 부석사 무량수전이 자리 잡은 경북 영주에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물 한그린목조관이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19.12m 높이에 달하는 목조건축물로 지난 4월 23일 경북 영주 가흥 택지에서 준공식이 열렸다.

한그린목조관 내부 모습

현재 건축법에 따르면 높이 18m가 넘는 목조 건물은 짓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 탓에 국내에 지어진 목조건물 대부분은 단층이나 2층으로 지어진다. 한그린목조관 역시 국내 건축 법규상의 목조건축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구조용 집성판(CLT, Cross Laminated Timber)과 실제 건축 시 요구 성능에 부합한 구조 부재 접합 기술 등 다양한 연구개발 기술이 적용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그 동안 목재 이용 및 목조건축기술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건축 비용을 절감하고 내화, 내진, 차음, 단열 등 건축물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목조건축연구과 심국보 과장은 “한그린목조관이 지닌 의미는 건축법상 5층 이상 목조건축물에 요구되는 2시간 이상 내화 성능을 처음으로 충족했다는데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혹여 화재가 발생해 2시간이 지나더라도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 걸 의미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CLT다. 일반적인 집성재가 나무의 결을 평행하게 쌓아놓고 접착한다면 CLT는 나뭇결을 서로 직각으로 교차(cross)시키는 방식으로 쌓아 접착한다. 나무의 휨과 뒤틀림이 없고 가로와 세로 방향 모두 압력에 강해진다. 화재에 강한 것도 이 때문. 나무판을 여러 겹 붙여 두껍고 단단한데다 안쪽으로 잘 번지지 않는다. 튼튼한 내구성과 단열성, 친환경성으로 다른 건축 소재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소음을 억제하고 치수 안정성과 강성으로 지진에 강한 장점을 지닌다.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 건물이 무게에 비례하는 힘을 받는데, 목조 빌딩은 철근콘크리트 빌딩보다 훨씬 가벼워 지진 피해를 적게 입는다. 이탈리아 임업연구원이 2007년 실시한 7층 CLT 목조건물에 대한 내진 실험 결과, 7.3 규모의 고베 지진에 해당하는 충격을 견뎌냈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철근과 콘크리트를 능가하는 재료로 각광받으며 활발하게 건축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가장 최초로 지어진 목조빌딩 역시 2009년 영국에 세워진 9층 건물 스타트하우스였다. 한그린목조관의 목구조를 공사한 경민산업 이한식 대표는 “현대 건축의 목구조는 대부분 하이브리드로 이루어지는데, 한그린목조관 역시 판구조를 지닌 CLT와 중목 구조의 글루렘이 결합한 형태”라고 밝혔다.

로비에 안내된 건물 내화 성능

영주 목조건물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물은 2016년 완공된 수원 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연구동이었다. 산림과학원에서 고시한 현상 공모에 당선돼 수원에 이어 영주 건물까지 설계한 아이디에스의 이도형 소장은 “아래층의 지붕이 위에서는 테라스의 역할을 하는 구조로, 마당에서 바라봤을 때 아늑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도록 설계했다”며 “그 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목조 건축 설계라 쉽지 않았지만 새롭고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한그린목조관 1층은 아이돌봄센터, 2층은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3층에서 5층은 산림약용자원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생활하게 될 24㎡∼50㎡ 사택용 방 10개가 들어서 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이 보존돼있는 경북 영주에 국내 최고 높이의 목조건물이 세워졌다는 것이 의미가 깊다. 영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그린목조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산림약용자원연구소 전권석 임업연구관은 “목조 건물이 쾌적하고 마음의 안정감을 준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아이돌봄교실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이상적”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목재 건축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과거 목조 건물에서 벽돌,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변화한데 이어 다시 목재 건축의 시대가 온다는 것. 실제로 다른 건축 재료에 비견할만한 강도와 구조성능을 갖는 공학 목재가 개발됨에 따라 전 세계에서 고층 목조건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에 지상 10층 규모의 목조아파트 건설을 계획 중이다. 국립산립과학원 심국보 과장은 “도심 속 이색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될 목조 빌딩을 계획하고 있다”며 “산림청과 국토부, 지자체 등이 서로 협의해 세부적인 상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그린목조관 내화구조인정서

고정 기자  jko@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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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T#구조용집성판#목조건축물#한그린목조관#목조건축#목조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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