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을 앞당기자
임승택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Image_View2005년 2월16일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2008년부터 국가나 기업은 할당된 양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려면 돈을 내고 탄소배출권을 사야한다. 돈을 내지 않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량을 줄여야한다. 이산화탄소량을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 중의 하나는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나무를 많이 보유하는 국가나 기업이 돈을 많이 벌게 되는 셈이다.

1950년대 초 우리나라의 산림 현황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1965년부터 정부차원의 대대적인 산림녹화사업이 진행되면서 현재 OECD국가 중 한국의 산림녹화사업은 훌륭하게 평가되고  있다. 짧은 기간에 나무를 심고 가꾼 업적은 식목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 식목일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날(문무왕 17년 음력 2월25일)과 조선조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날(양력 4월5일)에 맞춰 1946년에 제정됐다. 이는 당시의 기후조건에 맞추어 식목일을 제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기후변화가 생기고 있고 식목일의 날짜도 앞당겨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빙하가 엄청난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그린란드의 만년빙은 급속도로 줄어들어 수온을 올리고 있으며 엘니뇨현상까지 더불어서 전체적인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겨울의 온난화가 큰 폭으로 진행되어 1920년대에 비하여 1990년대는 겨울이 약 1개월 정도 짧아졌으며 여름과 봄은 그만큼 길어져 식생분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식생분포뿐 아니라 나무를 심는 시기에도 영향을 준다. 나무를 심은 후 뿌리의 활착정도를 좌우하는 것이 나무를 심는 시기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나무심기는 수종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른 봄 얼었던 땅이 풀리고 나무의 수액이 충분히 돌며 나무의 눈이 트이기 전에 심는 것이 좋은데 올해의 경우 남부지방은 3월 초순, 중부지방은 3월 중순에서 하순정도가 적당했다. 지금의 식목일에 맞춰 계속 나무를 심는 다면 강원도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이미 수목의 생장활동이 시작된 뒤여서 때를 놓치게 된다.
실제로 2월27일 전남 신안군에서 올해 처음으로 나무심기행사가 치러졌고 각 시군별로 식목일 행사가 전체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이다. 우리나라 기상청 기후연구소에서 발표한 ‘한반도 기후 100년 변화와 미래전망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로 2100년대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의 기온은 6.5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4월5일에 행해지는 식목일은 나무를 적기에 심자는 실질적인 취지를 상실해 버린다.

 식물이 생장을 개시하는 시기에는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겨울철온도가 1도 높아지면 봄이 6일 빨라진다고 한다.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해서 지자체 자체적으로 식목일 행사를 정하여 유관기관에 알리거나, 땅이 해동되는 3월 중, 하순경으로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 무엇이 나무에게 가장 좋은 것인지, 나아가 인간을 이롭게 하는 지를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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