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주거환경 만들기
이동흡_국립산림과학원 목재보존연구실

Image_View우리의 주거환경이 콘크리트로 변신하고 있다. 콘크리트의 강도나 내구성이 다른 건축재료보다 우수하다는 이유로 삶의 터전을 회색의 아파트문화로 둔갑 시켰다.
그런 우리의 주택은 수명이 OECD국가 중에서 극히 단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UN 통계자료에 의하면 영국이 141년, 미국이 103년, 프랑스가 86년, 독일이 79년, 일본이 30년이고, 우리나라는 아파트의 재건축도 평균 25년 정도이고, 단독주택의 경우는 더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성급한 눈앞의 효율, 경제제일주의가 아파트문화를 창조하였고, 나 자신도 그 일부에 포함되어 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로 정책이 변환되었다면 단독주택보다 월등히 수명이 길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아파트나 목조주택의 내구연한에 대한 차이는 없다. 오히려 주거환경의 질만 크게 떨어뜨리고, 국민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주택은 본래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신체를 보호하는 첫 번째 수단이 피부이고, 의복이 두 번째 보호막이라면 세 번째 보호 장치는 주택이 될 것이다. 이 모두 추위와 더위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장치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 걸치는 옷에 대해서는 속옷과 겉옷을 구분하고, 그 소재를 친환경적인지 아닌지 민감하게 따지고 고르지만 주택에 대해서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주택은 의복보다 신체로부터 거리감이 있지만, 가족의 삶의 터전이자 내일을 기약하는 안식처이다.

콘크리트 등의 무기물에 의해 주거환경 소재가 인간의 신체발달과 정서를 해치고,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음은 이미 지상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인간은 예상외에 미묘한 자연과의 공생, 균형 관계에서 생명을 영위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한 예로 우리가 고가의 공조시설이 잘된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연 중 봄날과 같이 따스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으로 땀도 흘리지 않고 에어컨에 신세지는 생활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 공조시설의 밀폐된 공간에서는 천장과 바닥의 공기 온도에 차이가 없다.
노약자나 노인들에게는 실내공기가 균일한 상태보다는 머리를 차게 하고 다리를 따뜻하게 관리하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 노인성 질환을 막아주는데 효과적이라는 지적을 한번쯤 상기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삶의 터전 만들기에는 다양한 체크포인트가 있지만 건강의 문제는 그 기초가 되는 것으로 이 부분이 잘못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주거환경은 생태계 전체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순환형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구환경이 요구하고 있다. 생태계 순환을 위해서는 목재를 숲에서 꺼내어 사용해야 한다.
더 이상 눈으로만 만족하는 생명력이 차단된 밀폐된 숲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목재는 두한족열 실천의 주거환경재료이다. 주거환경 재료로 목재이용은 차세대에 ‘지불해야 할 청구서’를 남기지 않는 유일한 수단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건축’과 ‘환경’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반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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