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기구가 예술작품으로 승화됐다. 지난 8월25일부터 29일까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강형구(경일대 공예디자인 학과)교수의 아트퍼니처 전 ‘Furniture as Object, Object as Furniture'에서는 전통기구를 오브제로 삼아 가구의 예술적 표현을 보여줬다.

오브제를 활용한 가구들은 예술성을 지니면서 현대인들에게 새로우면서도 다양한 가구 디자인을 제시해 준다. 단순한 기능성을 넘어 창의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포함하는 갖가지 오브제들은 다양한 표현과 활용으로 가구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았다. 특히 전통기구를 중심으로 현대적 기능을 재부여한 강형구 교수의 이번 전시작품들은 수용자들에게 새로운 체험의 기회로 다가섰다.

이번 전시회에서 강형구 교수가 도입한 오브제의 개념은 4가지로 발견된 오브제, 해석된 오브제, 상징의 오브제, 기성품의 오브제이다.

Image_View◀ Interpreted Object 0810-21 / Steel, Elm

솥뚜껑은 본래의 닫는 기능을 벗어나 무언가를 놓는 기능을 부여받았다. 강 교수가 찾은 사물들은 이렇게 원래의기능을 탈피하면서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을 통해 제작됐다. 새로운 기능과 함께 예술적 미를 지니게 된 가구는 다시 다양한 소재와 변형을 거친다. 금, 유리 등의 소재는 물론이며, 메이플, 엘름(Elm), 레드우드 벌(Redwood Burl), 월넛 등의 다양한 수종은 각기 다른 느낌들을 표현해내며, 기능 역시 사용자에 따라 다양성을 가진다.

베틀을 짤 때 사용하던 도구인 바디를 이용한 조명은 그 그림자가 마치 어릴 때 뛰놀던 잔디밭의 느낌을 한껏 뿜어내고 있으며, 삼지창으로 걸이를 제작한 작품은 솟대라는 상징적 의미까지 담아내고 있다. 또한 문고리, 대패 등 사물을 그대로 가져다 놓지만 그 사용목적은 기존의 것과 달리 걸이로 해석하는 기성품의 오브제 기법은 전통도구들의 아름다움이 현대생활공간에서 잘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Image_View◀ Ready made-Hanger / Zelkova, Steel

다양한 오브제와 그 기법을 통해 태어나는 예술가구. 강 교수는 “과거 가구에 대한 기준이 효율성, 기능성, 공간성등 실용적 측면에 중점을 두었다면 현재는 문화의 다변화, 다양성에 의한 새로운 기준이 나타난다. 가구는 기능성 과 예술성의 공존 및 호환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화의 다양성과 함께 아이덴티티의 표현욕구가 커짐에 따라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는, 자신만의 독특한 공간을 연출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무언의 소통이 가능한 가구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엄현순 기자 hyun@woodkorea.co.kr

[2008년 9월 16일 제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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