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목공DIY의 1세대인 ‘만드는 세상’(약칭 만세) 한태성 대표가 국내 DIY산업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지난 3월17일 만드는 세상의 홈페이지에는 ‘만세-막을 내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태성 대표가 직접 올린 이 게시글은 “1998년에 시작된 ‘만드는 세상’이 막을 내립니다…자유가 기본이 (되지 못하는) DIY세상에서 더 이상 버티기가 힘이 듭니다. 고민 끝에 10여 년에 걸친 아름다웠던 추억을 아주 멀리 떠나보내려 합니다”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막을 내린다’는 모호한 표현은 ‘폐업’을 선언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나 한태성 대표에게 직접 확인해 본 결과, 다행히 ‘폐업’이 아닌, ‘무기한 영업 중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표는 “그동안 만세를 땀 흘리는 회원들만의 공간으로 유지해왔으나 이제는 그것마저도 힘들어져 힘겹게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회원유치를 비롯해 여러 수익적인 문제들로 인해 회원제를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한태성 대표는 국내 DIY산업이 지나치게 반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며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본래 DIY란 자신이 땀을 흘리는 과정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요즘의 DIY는 그저 돈 주고 공방에 일을 맡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DIY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나, 그것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입문단계일 뿐 그것이 DIY산업 전반을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한 대표의 주장이다.
 또한 한태성 대표는 “공방들이 공장의 흉내를 내고 있다”면서 자기 고유의 색깔이 없이 남의 것을 도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공방끼리의 가격경쟁만 부추겨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10여 년간 ‘만세학교’를 통해 목공의 즐거움을 전파하며 DIY산업을 꿋꿋이 지켜왔던 그인 만큼, 이번 영업 중단 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한태성 대표는 연내 ‘제2의 만세’를 선보일 예정으로 보다 만세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제품으로 다시 만날 것을 예고했다.


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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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6일 제 2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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