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우드 김준호 대표
국내에서 일본산 스기와 히노끼는 값비싼 가격에도 인기가 대단하다. 부드러운 재면과 은은한 향기가 일품인 이들 목재는 피톤치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 주택 내장재로의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 때문에 스기와 히노끼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대부분 완제품을 수입해 유통하고 있을 뿐, 원목상태로 들여와 가공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연성우드 김준호 대표는 “일반적인 목재가공 설비로는 일본산 스기와 히노끼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가공하기 어렵다. 국내 가공이 경쟁력이 있어도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연성우드도 다년간 설비투자에 매진한 덕에 품질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자사 제품을 소개했다.

 

 

 

   
   
   
   
   
 
스기·히노끼 가공 전문업체

연성우드는 국내에서 일본산 스기와 히노끼를 가공 하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그러나 처음부터 스기와 히노끼를 가공해 온 것은 아니다. 1997년 창업한 연성우드의 김준호 대표는 뉴송을 가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뉴송 제재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대형 보드류 제조회사들이 소재를 얻기 위해 뉴송 제재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폐목재만으로는 부족했던 탓”이라며 “대형 보드류 제조업자들의 뉴송 제재로 인해 품질이나 단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 회사로서는 비전이 없는 수종이었다. 이후 소송으로 수종을 변경했고, 현재는 일본산 스기와 히노끼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일본산 목재가 국내에 판매되던 시점인 2007년, 합판용으로 들어온 스기를 내장재로 가공해 공급한 것이 계기가 돼 현재까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가공설비 투자가 관건

김 대표는 “2007년 스기를 접했을 당시, 반응이 좋아 시장조사를 했다.
이미 일본산 목재를 많이 유통하고 있었는데, 가공에서는 포기하는 업체들이 많았다”며 “가공상의 어려움은 우리도 마찬가지였다”고 회고했다. 일본산 스기와 히노끼는 대부분 조림목이다. 조림목의 특성상 가지치기를 통해 발생한 ‘죽은 옹이’가 많이 발견되는데, 이 부분이 제재와 동시에 떨어져 나가 구멍이 생기는 것.
가공 과정에서 로스가 많다는 것도 국내 가공이 꺼려지는 부분이다.

“완제품을 유통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했는데, 일본에서는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오기가 생겼다”는 김 대표는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건조와 설비에 있었다”고 말했다.
도대체 일본은 어떻게 가공을 하고 있는지 살펴 본 김 대표는 우선 건조에서 우리와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그가 확인한 일본은 기본적으로 원목을 제재해 자연건조를 시키고, 인공건조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국내는 가격경쟁 때문에 건조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 휘거나 뒤틀리는 것이 예사였다.
김 대표는 건조로를 시작으로 가공설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작은 것 하나도 품질 우선 주의

건조로에 이어 시급히 설비를 마련한 것은 옹이를 자동으로 메우는 기계였다. 옹이를 스스로 찾아서 메우는 이 기계를 통해 생산성을 늘렸지만, 오로지 생산성 향상만을 위함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옹이를 메우기 위해 충전제를 발라 넣었는데, 자연스럽지가 못했다. 좋은 자재를 버리는 것 같아 나이테가 보이는 가지를 잘라 넣었더니 훨씬 나아 보였다”고 밝혔다. 가지를 잘라 만든 옹이 충전제 역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수입까지 해온 것이다. 그마저도 더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가지를 염색하고 있는데, 천연염료를 사용하고 있다. 작은 것 하나에도 품질을 생각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목재의 표면 경도를 높이기 위해 압축 열 롤러를 도입했다. 270℃의 고열 롤러 사이로 목재를 통과시켜 표면을 단단하게 압축해주는 방식인 이 설비는 폭 600~800㎜의 판재도 투입이 가능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는 “스기나 히노끼는 좋은 자재이지만 표면이 약해 작은 스크래치에도 상처가 남는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표면 오염이 생기기 때문에 스테인 등을 바르게 된다”며 “목재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라지만 개인적으로는 목재 천연의 느낌을 방해하는 것 같아 고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압축 열 롤러였다”고 말했다.

 

목재산업, ‘재투자’ 중요하다

스기와 히노끼 완제품 유통이 대부분인 시장에서 국내 가공은 많은 경쟁력을 갖는다. 김 대표는 “품질에서 앞선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격과 주문재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자신할 수 있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규격과 품질, 용도에 맞춰 즉각 생산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에 맞출 수 있도록 상품 개발이나 설비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목재산업도 이제 예전과 달라졌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발생된 이익을 품질 개발로 재투자해야만 성장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성우드는 미야자키 산림연합회와 지속적인 자재 공급을 약속한 상태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로 치면 산림조합과 비슷한데, 단가 변동이 작고, 가격도 적정수준이어서 국내 공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연성은 스기의 60%를 사이딩재로 가공하고 있으며, 히노끼는 대부분 루버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품군을 늘리고, 수종도 일본산에서 벗어나 국내산 편백 또는 북미산 스기 등을 적용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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