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개최한 영암에는 목재업계로서는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지고 있었다. 총 길이 5.58km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서킷(경주도로)과 총 1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암 F1 경기장. 레이서들로부터 후한 평을 받았다고 하는 경기장은 훌륭한 서킷 설계와 함께 한국의 독특한 멋을 살린 ‘한식육교’를 등장시켜 관람객들의 이목도 확실히 끌었다.

SK건설주식회사의 총괄로 삼진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하고 경민산업이 제조, 시공한 이 육교는 목구조 트러스 하현교로서 외부구조는 전통한옥 회랑식 루교로 이뤄져 있다. 웅장한 경기장의 규모만큼이나 한식육교의 규모도 국내 최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이만한 건축물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육교는 전장 57.2m에 폭이 3.6m, 높이는 6m, 최대지간 45m의 규모다. 아치교가 아닌 평교로서 최대지간 45m가 가능했던 것은 경민의 노하우와 자신감이 녹아있는 부분이다.

“전남도에서 한옥에 대한 관심이 워낙 컸고, 또한 이를 이뤄내려는 삼진건축사사무소의 열정도 이번 육교 탄생에 한 몫을 했다”고 말하는 경민산업 이한식 대표는 “외국에서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을 이뤄낸 것이어서 스스로도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육교는 실현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최초 육교의 모습도 목구조가 아닌 철골구조였다. 목구조로 진행하기 위해 외국기업에도 자문을 구했지만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경민만이 가능성을 점쳤고, 100일은 걸려야 가능한 작업을 추석 연휴도 반납해 가며 50여일 만에 완성시켰다. 이 대표는 “정교하게 짜인 시공스케줄과 직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며 공사과정을 설명했다.

F1경기가 진행되기 두 달 전 착공에 들어간 한식육교 공사는 규모상 최소 100일 가량이 필요했다. 더욱이 현장에는 이미 서킷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구조물을 다른 곳에서 완성시켜야 했다. 목재와 철물 무게만 120톤에 이르고 전장이 60m에 가까운 육교를 완성해서 옮기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3X9m가 한 모듈인 멀티트랜스포터 4기를 조립해 육교를 운반하고 현장에 각각 400톤, 500톤의 크레인을 이용해 육교를 들어올려 조립했다.

한편 이번 한식육교에는 구조용집성재가 구조재 및 지붕 아치재로 122㎥이 사용됐으며, 더글라스퍼와 낙엽송류의 제재목이 75㎥ 투입됐다. 이한식 대표는 “F1자동차경주대회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알려져 있다. 이번 한식육교가 우리나라 F1경기장의 특색을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공참여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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