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마루업계 전반의 침체 속에 상업용 마루가이례적인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에이원후드후로링이 시공한 마루.

건축시장이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다. 미분양이 넘쳐나고 이사도 없으며 사람들은 집에 도통 투자할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덩달아 마루시장도 물량 감소로 힘겨운 겨울나기에 접어들었다.

요즘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는 것은 합판마루, 강화마루, 원목마루 할 것 없이 모든 마루 업체들에게 공통적이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상업용 마루만은 쉴 새 없이 물량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어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상업용 마루의 매출이 보합세 혹은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마루 시장이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4월까지 50% 이상 하락한 이래 주거용 마루는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는 반면, 상업용 마루만은 6월부터 현재까지 매출이 점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월에만 탁구장 마루 시공을 6군데나 했다”는 하남의 A마루업체 대표는 “연초 불경기와 추석 등으로 미뤄졌던 체육 시설의 마루 교체 공사가 추석이 지나면서 한꺼번에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마루의 선전과 관련해 업계는, 건축경기보다 앞서 살아나고 있는 소비심리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업용 마루가 주로 시공되는 탁구장, 검도장, 헬스장 등 문화시설이 회원 유치를 위해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상업용 마루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어느 탁구장에서 마루를 바꿨다더라’는 얘기가 돌면 그곳으로 사람이 몰릴 정도로 요즘 사람들이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이 같은 추세 속에 몇몇 마루업체들은 주거용 마루 대신 상업용 마루 쪽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거용 마루와 상업용 마루는 시공방법이 크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상업용 마루에 뛰어들었다가는 자칫 시공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체육관 마루는 기본적으로 운동할 때 관절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탄성을 가진 마루를 시공해야 하며 쐐기, 각재, 방진고무 설치 등 가정용 마루보다 세네 배 공정이 추가돼 시공이 더 복잡하다. 목공기술이 가미되기 때문에 일반 마루 시공자가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구리 장자동의 한 소비자는 체육관 마루 시공 경험이 없는 업자에게 마루 시공을 맡겼다가 시공 일주일 만에 다른 업체를 불러 재시공을 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중으로 공사비를 지불하게 된 소비자는 2000만 원가량의 손해를 떠안았다.

당시 재시공을 맡았던 체육관 마루 시공 전문업체 A사는 “재시공 전의 마루는 소음방지, 수평 등이 엉터리였다”면서 “체육관이나 강당 같은 상업용 마루를 시공하려면 반드시 체육관 마루 시공 경험이 풍부한 전문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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