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강배 회장(좌)과 김현준 부사장
한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장수기업의 특징은 △한 곳만 파는 ‘한 우물 경영’△외형보다 숫자로 승부하는 ‘내실경영’△고객 중심의 ‘눈높이 경영’△시대를 발맞춰가는 ‘혁신경영’△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경영’ 등이다.

이러한 장수기업의 요건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성남기업은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한, 국내 목재창호 업체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한 우물’ 기업이다. 1935년 창업주인 고(故) 김태옥 대표가 이태원 앞마당에 설립한 성남목공은 2대 김강배 회장, 그리고 경영 승계가 진행 중인 김현준 실장까지 3대째 전통을 이어오면서 현재 직원 200여 명에 매출 500억 원, 117여 개 협력회사를 거느린 견실한 중견기업, 성남기업으로 성장했다. 더불어 대한 전문건설협회 인천광역시회로부터 1998년부터 9년 연속 ‘업종별 최고 수주상’ 수상, 2004년 실내건축공사업부문 대상 수상, 2009년 대한민국 건설환경기술상 등 업계로부터 능력을 공인받고 있는 성남기업은 75년 목재 창호 제조의 외길을 걸어오면서도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젊은 기업’이다.
 

기술력 인정받아 청와대, 불국사 등 시공
인천 석남동에 위치한 성남기업은 고(故) 김태옥 회장이 1935년 서울 이태원 근처 집 앞마당에서 12명의 목수들과 함께 창업한 ‘성남목공’에서 출발했다.

목공소 수준에 불과했던 성남기업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건설과의 인연 덕이 컸다. 1953년 미군 극동공병단(FED)이 발주하는 시설 공사에 참여할 당시, 성남목공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한 고(故) 정주영 회장은 현대건설의 목창호 관련 공사를 대부분 성남기업에 맡기기 시작했다. 현대조선의 그리스 대형 선박에 들어가는 목재 공사, 청운동 자택부터 시작해 정 회장 형제의 자택 목창호 공사도 모두 담당했다.

오랜 세월 기술력에 있어서 업계 최고로 인정받아온 성남기업은 불국사 고건축 사업을 주도하고 경복궁의 문화재급 건물을 복원하는 데 참여했다.

대대로 청와대의 목창호 시공도 성남목공의 몫이었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청와대 개축 공사에 이어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진행됐던 노태우 대통령의 청와대 신축공사에도 목창호 시공을 맡았던 성남목공은 완벽한 시공에 노태우 대통령에게 감사패까지 수여받았다.

전 직원을 모두 장인으로

김현준 부사장은 성남기업의 75년 장수비결로 ‘기술자를 존중하는 인간경영’을 우선으로 꼽았다. 직원들이 오랜 기간 근무하며 기술을 숙련하고 직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성남기업은 명장제도, 사수/부사수 제도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명장제도는 근무기간, 기술 숙련도 등이 일정 수준 이상에 오른 직원에게 티칭, 리더십 교육을 하는 것. 명장제도에 의해 교육을 받은 직원은 신입사원의 사수가 되어 회사생활의 적응을 돕고 기술 등을 가르친다. 또한 직원의 자녀가 입사할 때는 특혜를 주는 로얄 패밀리 제도를 통해 대를 이어가는 기술의 가치를 존중하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도록 하고 있다.

현재 140여 명의 기술직 중 약 20%가 2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일 정도로 성남기업은 목공인들의 평생직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현준 부사장은 성남기업의 가장 큰 보물이 바로 이들 ‘장인정신을 가진 직원’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방·내화 사업 진출 및 해외수출

성남기업의 3세 경영인 김현준 부사장은 16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조기 유학파로 지난 2003년에 성남기업에 들어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소비자는 기업보다 제품을 기억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2005년 ‘휴든(Huden)’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았다. 특판시장을 주 타깃으로 하는 성남기업이긴 하지만 건축경기가 급감함에 따라 신규물량보다는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 증가하고 입주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현준 부사장은 순수 목재창호 전문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 시대가 요구하는 스펙을 갖춘 기업으로 탈바꿈해나가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던 김 부사장은 KM인터내셔널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친환경 불연자재인 마그네슘 보드로 건자재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점차 건자재의 방화·내화 성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 속에 마그네슘 보드가 크게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성남기업은 화재 시 화염 및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목재방화도어를 개발, 목재방화도어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미국의 UL인증을 획득했다. 최근 SK케미칼과 상생협약을 맺은 성남기업은 목재방화도어를 비롯한 방·내화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외단열, 차음 등의 기능을 지닌 기밀성 도어를 개발해 특허 출원 중에 있는 성남기업은 독자 개발 품목을 더욱 늘리고 휴든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요즘 김현준 부사장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해외시장’이다. 최근 국내 최초로 도어 완제품을 수출하는 데 성공한 성남기업은 2011년에는 보다 수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5대양 6대주를 무대로 성남기업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날이 언젠가 꼭 오리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하는 김현준 부사장. 75년 전통과 신세대 경영 감각이 만나 긍정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성남기업의 글로벌한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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