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선진국들은 그린이코노미를 넘어 블루이코노미(blue economy)를 준비하고 있다. 2011년 KBS는 신년 기획특집으로 태양, 바람, 파도, 바이오매스 등 자연을 활용하는 녹색경제(green economy)를 넘어 흰개미, 홍합 등 자연의 지혜를 빌려 오염원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경제의 건설을 21세기 녹색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기존 방식보다 좀 더 친환경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녹색성장을 넘어 지구와 인간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경제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블루이코노미는 자연의 방식대로 자원을 확보하고 순환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흰개미는 어느 곳 어떤 기후에서도 집의 온도를 27℃, 습도는 60%를 유지한다. 흰개미로부터 우리는 새집증후군을 유발하지 않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쉽고도 실제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과학자들에게 ‘꿈의 접착생물’로 불리는 홍합은 바닷속 바위 등에 한 번 달라붙으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물속에서도 접착력이 우수하다. 미국 오레곤주립대학의 카이창 리 교수는 홍합 족사(足絲)의 접착 원리를 응용해 콩 접착제를 개발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접착제를 컬럼비아 포레스트 프로덕츠사에서는 기존 합판 제작에 주로 사용되던 폼알데하이드계 접착제 대신 적용하고 있다. 폼알데하이드를 건축자재 성분으로 아용하지 않으면 실내 공기의 질은 훨씬 좋아진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팀은 2007년 처음으로 홍합 접착제의 비밀을 풀고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홍합 접착제 성분과 히알루론산을 8대 2 비율로 섞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접착제를 만들었다. 히알루론산은 동물의 눈이나 탯줄에 있는 성분으로 세균의 침입 등을 막는 역할을 한다. 홍합에서 분비되는 접착 단백질이 인체에 무해하고 다양한 생체재료의 표면에 세포를 부착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차세대 고기능성 생체접착제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녹색자원이용부 환경소재공학과에서는 오늘날 목재산업에서 필수 불가결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는 각종 화학처리목재를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친환경적인 소재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목질신소재 개발
최근 국내외적으로 목재의 주성분인 나노셀룰로오스(nano cellulose)의 제조 및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1/100,000 정도의 크기이며 전자현미경(SEM)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아주 미세한 세계이다. 환경소재공학과에서는 목질성분으로부터 나노셀룰로오스의 분리와 나노셀룰로오스를 이용해 금속보다 질긴 수퍼 나노종이(super nano paper)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고, 최근에는 나노셀룰로오스를 플라스틱에 첨가해 고성능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휴대폰 케이스에 나노셀룰로오스를 첨가하면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더라도 지금보다 튼튼한 휴대폰을 만들 수 있다. 카메라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필수적인 리튬이온전지의 플라스틱 분리막의 이온전도성과 리튬이온의 투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나노종이 제조기술을 적용해 식물유래의 분리막을 제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도에는 가스 주입에 의한 발포성 WPC 제조조건 구명, WPC의 재활용 기술 개발, 셀룰로오스 나노섬유의 화학적 개질에 의한 발수성 부여 및 특성 평가, 전도성 셀룰로오스 나노종이 제조기술 개발, 리튬이차전지용 세퍼레이터로서의 나노셀룰로오스의 특성을 구명하고자 한다.

 

친환경 접착제 및 VOC 흡착재 개발
전 세계적으로 질이 좋고 굵은 나무가 점차 없어지고 목재자원의 전체량도 줄어들고 있다. 작은 나무로 큰 나무를 만들기 위해서는 접착기술이 필요하다. 책상, 가구, 싱크대 제작에 널리 쓰이는 파티클보드는 나무부스러기와 접착제에 의해 만들어진 목질재료이다. 목질재료는 실내에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는 접착제가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 공장에서는 폼알데하이드가 들어있는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다. 폼알데하이드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2008년 국내에서 사용된 목재용 폼알데하이드계 접착제는 총 22만 6천톤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목질재료의 폼알데하이드 방출수준은 현재 대부분 KS 등급 외인 E2급(1.5㎎/L 이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09년부터 목질제품의 폼알데하이드 방출규제를 위한 공기오염물질대책을 시행함에 따라 목질제품의 유해물질 저감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친환경 접착제 개발 및 비폼알데하이드계 접착제의 목질제품 적용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환경소재공학과에서는 상용접착제보다 멜라민 함량이 낮으며 물성이 개선된 요소·멜라민 접착제를 합성해 폼알데하이드 방출량 Super E0급의 섬유판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폼알데하이드 저감기술은 금년 3월 특허 등록되었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Super E0급의 섬유판이 국내 공장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폼알데하이드방출 초저감 기술 및 비폼알데하이드계 접착제 이용기술을 확립하고 목질제품의 내수성 및 내구성을 개선해 친환경 목질제품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12년도에는 폼알데하이드계·비폼알데하이드계 혼성수지의 최적 제조조건 구명, 혼성수지의 물성 및 경화거동 조사, 신규 접착제를 이용한 목질보드의 제조 및 성능 평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한편, 섬유판 등 폐기되는 목질판상제품을 재활용해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Volatole Organic Compounds)과 같은 유해화학물질 제거용 친환경 탄화보드를 제조하고 새로운 용도의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기 위한 신용도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2012년도에는 탄화보드의 음향적 특성의 조사를 통해 최적 제조조건을 구명하고, 디자인을 살린 곡면 탄화보드 제조기술 개발 및 탄화보드를 이용한 음향반사판 시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최종적으로는 탄화보드를 목재산업분야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친환경 목재보존제 개발
나무는 쉽게 썩고 흰개미가 갉아먹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존기술이 필요하다. 목재를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방부제 및 방충제(방의제 포함)를 목재 내에 주입 처리해야 한다. 방부제 및 방충제에는 중금속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선입견이 널리 퍼져 있다. 따라서 인체에 해가 덜하고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는 보존제를 개발하거나 기존의 약제를 개선시키기 위한 연구와 목재의 내구성 평가 및 내구성 증진 방안의 연구가 필요하다. 목재의 장기적인 사용은 기후변화를 대비한 탄소저장효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절감할 수 있다. 국민의 건강·안전·환경보전에 부합되는 방부제의 사용으로 보존처리목재에 대한 신뢰도를 구축하고 목재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2012년도부터 보존처리 목재 및 시설재의 사용환경에 따른 내후성, 흰개미 저항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처리된 보존제의 용탈에 의한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국산 목재의 사용 촉진 및 보존처리 목재의 안전한 사용을 유도하고자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녹색자원이용부
환경소재공학 과장_박상범 박사parksb@fore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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