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표시제, 한다면 하는 거다”
10월1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목제품 품질표시제에 대해 반신반의해오던 업계의 우려에 산림청이 “반드시 시행한다”는 굳은 의지를 못 박았다.
지난 7월27일 중동의 김태인 대표와 조재성 연구소장은 대전 산림청을 직접 방문, 품질표시제를 담당하고 있는 목재생산과 임상섭 과장, 허남철 주무관을 만나 약 3시간가량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태인 대표는 목제품 품질표시제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전했다. 목제품 품질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될 지에 대해 업계가 반신반의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 중에는 시행되더라도 ‘벌금 내고 말지’라는 태도로 품질표시제에 대한 준비도 안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임상섭 목재생산과장은 그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정부가 공표를 했으면 당연히 시행하는 거지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느냐”며 격한 반응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임 과장은 “처음 시도되는 만큼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앞으로 보완해 나가면서 반드시 시행해 나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법이 시행되는 10월이 지나고서 제대로 안 된다 싶으면 그때 얘기하라”고 품질표시제 시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동안 눈치만 보며 품질표시제 준비를 미뤄왔던 방부목 업계에서는 산림청의 굳은 의지를 확인하고는 시행령에 준하는 제품 준비를 재촉하고 있다.
인천 오류동의 상아목재는 지난 8월 중순 품질표시제 규제에 맞춘 신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신제품 개발과 준비는 이미 몇 달 전에 끝나있었으나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가 최근 생산을 본격 개시한 것이다. 상아목재 유만길 대표는 “보존협회 측으로부터 듣는 이런저런 얘기에 따르면 산림청이 당분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여 일단은 맞춰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품질표시제 시행에 대해 대부분의 방부목 업계는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최근 본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12페이지 네티즌 木소리 참조) 방부목 품질표시제에 대해 87%의 독자가 ‘완벽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준비부족으로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와 ‘검사인원 부족으로 실속 없을 것이다’라는 의견은 각각 8%와 6%로 미미하게 나타나 방부목 품질표시제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상당히 긍정적임이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시행과 관련한 단속 방법, 설비 부담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부분이다. 상아목재 유만길 대표는 “인사이징 시설, 가압식 방부로 등을 설치하려면 작은 업체들로서는 설비부담이 매우 클 것이다. 또 처벌기준이 낮고 단속인원이 부족한 등 품질표시제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면서도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므로 앞으로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다. 시행도 하기 전에 된다, 안된다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옹호했다.
목재생산과 허남철 주무관은 업계가 제기하는 품질표시제의 문제점에 대해 “과태료 100만 원으로 처벌수준이 가볍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업정지’나 ‘시설물 강제 철거’ 등 강화된 처벌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허 주무관은 “계도기간 중인 현재 지방산림청 관리소 단위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내년 1월부터 임업진흥원이 본격 운영되면 시험분석 업무를 전담하면서 품질표시제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한편 “품질표시제는 목재업계의 발목을 잡기 위한 취지가 아니라, 업계의 발전을 위한 것이므로 업체들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중동의 김태인 대표는 “방부목 품질표시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그동안 엉터리 방부목으로 업계의 실추됐던 명예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품질표시제가 시행되는 오는 10월을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표는 “그동안 방부목 시장을 잠식해오던 WPC와의 경쟁구도에서 방부목이 조금이나마 우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 품질표시제 시행을 또 늦추면 방부목 업계는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을 업계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굳은 결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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