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것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최근 도심 속의 전원을 느낄 수 있는 단독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판교, 용인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단독주택들이 세워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많은 단독주택 중 대다수는 아직 콘크리트형 주택이 차지하고 있지만, 목조주택의 수도 예년과는 달리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와 달리 목조건축이 활성화돼있는 일본의 목조주택기업들은 앞선 목조건축 자재 및 시공기술을 바탕으로 고급 목조건축시장에서 한 축을 형성해가고 있다.
고급화, 차별화 전략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는 일본 목조주택업체들을 살펴보았다.

일본의 앞선 목조건축 기술로 국내 시장 공략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삶의 질 중심의 주거문화가 확산돼 단독주택의 수요가 늘고 있다. 더불어 판교, 흥덕, 광교 등 신규 택지개발 지구의 단독주택 필지 비율이 30% 이상까지 확대되면서 늘어난 단독주택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일본의 주택전문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기업들은 일본에서는 활성화돼 있는 목구조 주택을 한국시장에 도입, 친환경 고급 목조주택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차별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사와홈을 국내 판매시공하고 있는 미코하우스 이창헌 본부장은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고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목조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일본이 30년 전에는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였으나 점차 단독주택으로 바뀌어간 것과 동일하게 한국도 동일한 과정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키스이하임의 국내 딜러인 이에스하임의 김준범 사장도 “일본 주택은 수명이 140여 년에 이르고 내진설계, 방탄기능 등이 뛰어나 친환경 주택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목재패널공법으로 조립시공 ‘미사와홈’

미사와홈
미사와홈을 한국에 판매시공하고 있는 미코하우스는 지난 8월16일 판교에 미사와홈 견본주택을 정식 오픈했다.
미사와홈은 패널라이징 공법, 즉 벽체접합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벽 구조 전체를 하나의 태널 형태로 일본 내에서 생산해 들여와 조립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창호가 매입돼 있는 상태로 시공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벽을 세우고 창호를 넣는 과정에서 이음새 부분으로 새는 열을 잡아 기밀성이 높아 결로 등의 문제가 없다. 골조만 조립하는 데는 하루 이틀이 걸리고, 완공까지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

미사와홈의 주택은 태양광, 태양열, 지열, 에코큐트(공기집열식 난방시스템) 등을 활용해 에너지 100% 자가 발전이 가능한 주택이다.
또한 저LED광을 이용한 ‘채원시스템’을 적용해 채소를 직접 깨끗하고 빠르게 길러 먹을 수 있게 했다.
일본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의 계열사인 미사와홈은 전기자동차 도요타 프리우스와 차량 충전설비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홈네트워크 전문업체인 코맥스와 제휴, 모든 환기, 조명 등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단독주택에 접목했다. 모든 환기가 문을 여닫지 않고도 가능한 구조다.
특히 미사와홈은 해당 지역의 평균 일조량, 풍향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그에 맞는 창 개폐 방향이나 창문 위치를 설계한다.
건축비는 평당 1500만 원선이다.

스미토모임업의 건축 기술을 수혈한 ‘동화SFC하우징’

동화SFC하우징
동화SFC하우징은 동화홀딩스와 스미토모임업이 반반씩 출자해 2006년 세운 합작회사이다.
63년에 걸친 동화홀딩스의 목재사업 경영 노하우와 일본 3대 주택회사인 스미토모임업의 건축기술이 만나, 창립 6년 만에 80여 호의 시공실적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판교지역에 지어진 280여 동의 단독주택 중 10%인 29동을 완공하면서 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 스미토모 임업의 1급 감독관이 시공의 전 과정을 총 14회에 걸쳐 공정별로 철저한 품질 검사를 실시해 견고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동화SFC하우징은 목구조 주택의 강점을 살린 다양한 에너지 세이빙 기술을 통해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나무를 기본 골조로 하는 목구조 주택은 여름에는 더운 공기와 지열을 차단해주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 온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단열성능이 우수하며,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와 동등한 수준의 단열 성능을 갖춘 기밀 시트 시공을 통해 에너지를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주택 외벽에는 환기층을 시공하여 내부의 습기를 배출하도록 해 사계절 내내 쾌적함을 유지한다.

완공 후 10년 동안 고객의 주택을 직접 방문하는 정기 점검과 수시 점검을 통해 무상 A/S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후 10년은 실비 보수로 지속적인 관리를 해준다.
한편 동화SFC하우징은 최근 SK건설의 자회사인 SK D&D로부터 철근콘크리트 설계 및 시공조직을 흡수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고급단독주택 및 상가주택, 오피스빌딩 등으로 시공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유닛공법으로 하루 만에 시공 ‘세키스이하임’

세키스이하임
일본 세키스이하임은 1998년 이래 태양광발전 탑재주택 9만8000동을 시공하며 업계 1위를 지켜온 업체이다. 국내에는 이에스하임을 통해 4년 전 처음 진출해 판교, 일산, 안성, 평창 등에 단독주택을 시공해오고 있다.

세키스이하임은 주택을 여러 개의 유닛으로 나눠서 마무리에 가까운 상태까지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에 운송, 조립하는 ‘유닛(Unit) 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첨단기술의 공장에서 생산되므로 부자재 품질의 편차가 적어 시공오차가 없으며 현장작업이 적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건축현장에서 지붕공사를 포함한 모든 공사일정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사 시 유닛을 그대로 분리해 새 부지에 재건축하는 것이 가능해 주택의 일생에 관련되는 비용인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 LCC)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폐기물이 없고 태양광·지열시스템, 에코큐트 등을 도입해 에너지 자급률이 70%에 이르는 친환경 주택이다.

특히 세키스이하임은 자체 개발한 SFC보드를 기초 외벽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보드는 나무섬유와 열경화시멘트를 섞고 2000톤 프레스로 압축, 가열한 것으로 콘크리트의 견고함과 나무의 탄력을 겸하고 있다. 유연하게 풍속력을 막아 경량 기포 콘크리트판에 비해 약 5배의 탄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840℃의 고온에 노출돼도 뒷면은 나무의 발화점(260℃)를 크게 밑도는 약 80℃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산을 화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프리컷 공법으로 정밀 시공 ‘타니가와’

타나가와
일본 타니가와건설은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지난 2010년 12월 한국법인 타니가와코리아를 설립하며 직접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전통적인 재래식 공법인 기둥·보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 타니가와 주택은 자재 생산과 선별, 시공까지 모든 공정을 일괄 시스템을 통해 책임 관리 시공하고 있다.

타니가와의 모든 부재는 일본 내 자체 제재공장과 프리컷(Pre-Cut) 공장에서 직접 선별·가공돼, 현장에서 조립 시공된다. 종래는 기둥·보의 이음새나 맞춤을 현장에서 목수가 수공도구로 가공하던 것을, 컴퓨터로 설계도면을 읽어내 전자동 기계가공하므로 정밀 한 부재 생산이 가능해져 내진성, 내구성이 향상될 뿐 아니라 공기 단축으로 단가절감을 이룰 수 있다.

또한 구조 설계 시 일본의 엄격한 내진규정에 따라 기본 강도 7까지 버틸 수 있다. 특히 타니가와의 기소히노키 기둥은 일반 기둥에 비해 6.6~10.4배의 내력이 있다. 벽면의 경우 굵은 부재단면의 히노끼 가세를 이용하고 있어 강도, 내구성 모두 일반 가세에 비해 큰 폭의 내진성을 발휘한다.
더불어 외부와 내부에 2중 단열재를 사용하는 더블단열공법을 표준시공해 단열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타니가와코리아는 타니가와의 구조 및 공법, 자재 등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지난 10월 판교신도시에 건축 중인 모델하우스의 상량·구조견학회를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실시했다.
타니가와의 주택은 평당 600~700만 원선이다.

A/S까지 책임지는, 믿을 수 있는 시공사 골라야
동화SFC하우징의 윤재혁 팀장은 “단독주택에 대한 잠재수요가 엄청나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이 시장에는 가시가 있다. 대기업들이 준비 없이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경고한다. 단독주택은 건축주가 원하는대로 주문 생산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수요를 맞춰줘야 하는 데다, 아파트와 달리 중도금을 내는 기간이 짧아서 자금과 관련한 건축주와 시공사 간의 마찰도 민감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후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시공상의 하자인지 사용자 부주의에 의한 것인지 판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이러한 민원을 외면하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상 타격이 크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단독주택을 시공하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시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사후관리를 성실히 해줄 수 있는가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영세한 단독주택시공업체의 경우 하자 발생 시 A/S 요구를 외면하거나 이미 부도가 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판교에서는 공사 도중 시공사가 부도를 맞아 공사 자체가 중단되는 불상사가 2~3건 있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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