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위연륜(A)과 불연속연륜(B)
▲그림 2. 연륜폭과 비중 사이의 관계
연륜계가 뚜렷하지 않는 경우
연륜은 항상 뚜렷한 춘재와 추재의 띠 형태를 나타내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들어 온대산 활엽수 가운데 산공재인 경우 하나의 연륜 내에 발달되는 관공의 지름에 거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연륜과 연륜의 경계부인 연륜계의 구분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가뭄·냉해 등과 같은 원인에 의해 형성층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중단됨으로써 가짜 연륜인 ‘위연륜’이, 그리고 수관이 매우 작거나 대부분의 잎이 탈락되는 등의 원인에 의해 형성층 가운데 일부분만이 분열해 새로운 세포를 생성하기 때문에 완전한 하나의 동심원상의 띠를 이루지 못하는 연륜인 ‘불연속연륜’이 발달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수목에 있어서는 위로부터 아래를 향해 형성층이 자극을 받기 때문에 수간의 상부에 발달된 연륜이 수간의 하부에 이르러서는 그 폭이 더 좁아지거나 심지어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생기게 된다.

열대지역에서의 생장기간과 생장층
계절적인 기후 차이가 별로 없는 열대지역에서는 환경조건이 덜 제약적이기 때문에 온대지역에서보다도 수목의 생장기간이 더 긴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조건이 더 양호하다고 할지라도 수목의 생장이 항상 연속적인 것만은 아니다. 열대산 수목의 경우 동면이라는 1년 단위의 주기성보다는 우기와 건기라는 생장조건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동면에 따른 연륜 대신 생장조건의 차이에 따른 생장층이 발달되는 것이 보통인데 온대지역에서의 정상 연륜처럼 한 해에 단 한개만 발달되는 것이 아니라, 우기와 건기의 반복에 따라 한 해에 여러 개의 생장층들이 발달될 수가 있다. 그러나 매우 균일한 생장조건 아래에서는 생장층이 전혀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연륜폭의 크기에 따른 가도관
연륜폭의 크기에 관계 없이 침엽수재의 경우에는 세포벽이 두꺼운 가도관으로 이뤄져 있어 실질의 밀도가 높은 추재가 일정한 폭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활엽수재 가운데 환공재의 경우에는 지름이 큰 도관 요소가 모여 있어 실질의 밀도가 낮은 춘재가 일정한 폭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침엽수에서는 연륜폭이 커질수록 추재율이 작아지게 되며 반대로 활엽수재 가운데 환공재에서는 연륜폭이 커질수록 추재율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침엽수재에서는 연륜폭이 커질수록 비중이 작아지고 강도가 낮아지게 되지만 환공재에서는 연륜폭이 커질수록 오히려 비중이 커지고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활엽수재 가운데 산공재인 경우 지름이 비슷한 도관요소가 연륜 전역에 걸쳐 균등하게 분포돼 있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연륜폭의 크기에 따른 비중과 강도의 차이를 거의 나타내지 못하게 된다.

야구방망이를 예로들면 전통적으로 탄성과 비강도가 좋은 백물푸레나무를 함수율 6~8% 수준으로 건조한 것을 사용해 만들어 왔다. 백물푸레나무는 춘재와 추재 사이의 관공(도관) 크기가 매우 뚜렷하게 다른 환공재로써, 지름이 큰 관공이 모여 있는 춘재가 일정한 폭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연륜폭이 클수록 조직이 치밀한 추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목재가 강해지고, 반대로 연륜폭이 작을수록 조직이 엉성한 춘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목재가 약해지게 된다. 따라서 백물푸레나무 방망이의 경우 연륜의 수가 적은 것일수록 높은 등급의 판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춘재에 큰 관공이 열을 지어 존재하는 백물푸레나무의 경우, 조직이 불균일해 잘 부러지는 결점을 보이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경단풍나무 방망이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백물푸레나무와는 달리 경단풍나무는 지름이 작은 관공이 연륜 전역에 걸쳐 고르게 분포돼 있는 산공재로써 균일한 조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방망이가 잘 갈라지거나 부러지지도 않고 재질 변이도 그리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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