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연필향나무의 정상 착색 심재(A)와 단풍버즘나무의 상해심재(B)
▲그림 2. 연필향나무의 내부변재(A)와 삼나무의 이행재(B)
변재와 심재
수목의 수간 부위에서 횡단면을 살펴보면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는 목재의 여러 연륜은 살아있는 유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양분의 저장 등과 같은 생리적인 기능을 지니게 된다. 이와 같이 생활기능을 지니고 있는 바깥쪽 부분의 조직을 ‘변재’라고 한다.
수목이 성숙함에 따라 변재에 존재하던 살아있는 유세포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원형질을 소실하게 됨으로써 죽은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생활기능을 잃어버린 세포로만 이뤄진 목재 조직이 변재 안쪽에 생기게 되는데 이 심층 부위의 조직을 ‘심재’라고 한다.
단풍버즘나무처럼 정상적인 착색 심재를 지니지 않는 수종에서 수간 내부에 불규칙한 윤곽의 착색부가 관찰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상해 심재 또는 위심재 라고 불리는 것으로써 상처나 균의 침해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심재의 폭은 수종에 따른 고유 특성이 될 수 있는데 침엽수 가운데 연필향나무, 주목 등이 그리고 활엽수 가운데 밤나무, 아카시아나무 등이 심재의 폭이 매우 넓은 수종에 속한다.

심재의 형성에 따른 분류
심재의 형성 상태에 따라 정상적인 착색 심재를 지니는 수종을 심재수, 오리나무 등의 경우착색이 심재의 형성에 매우 지연되기 때문에 변재와 심재의 재색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수 주위에서 살아있는 유세포가 관찰되는 수종을 변재수, 그리고 전나무 등의 경우처럼 변재수와 비슷한 것으로써 심재 부위의 유세포가 죽어 있으나 추출물이 착색을 나타내지 못한 수종을 ‘숙재수’라고 부른다.
이처럼 변재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심재로 이행해 가게 되는데 이것을 ‘심재화’라고 부른다. 삼나무처럼 수종에 따라서는 변재로부터 심재로의 이행 단계를 나타내는 조직으로써 이행재가 관찰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행재에는 여전히 일부 유세포가 살아있기 때문에 심재가 아니라 변재의 일부로 취급돼야 할 것이다. 일단 심재가 형성되면 생활기능 면에서 생리적인 작용을 잃게 되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만 타일로시스의 발달, 벽공폐쇄, 추출물의 퇴적 등과 같은 일부 변화를 제외하고는 조직에는 아무런 차이가 생기지 않게 된다.
변재의 재색은 심재에 비교해 보통 옅은 색을 띠지만 심재는 짙은 색을 띠게 된다. 이것은 심재화 현상으로 인한 목재 내의 색소 물질의 침지에 따른 것으로 수목은 수종 고유의 재색을 띠게 된다.
한편, 연필향나무처럼 짙은 색의 심재 내부에 변재를 닮은 옅은 색의 부위가 내포돼 있는 경우도 관찰될 수 있는데 이는 내부변재 또는 심재내 침변재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유세포를 비롯한 모든 세포가 죽어 있기 때문에 변재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잘못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