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원된 숭례문. 이 숭례문이 복원되기까지 많은 장인들의 노력이 들어갔다. 철저한 고증 방식으로 복원된 숭례문은 우리 문화유산 복구의 산실이자 신응수 대목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사가 됐다. 고목을 베어낼 때는 “어명이오” 큰 소리를 외친다는 신응수 대목장은 목재에도 생명이 있는 만큼 목재를 다룰때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했다. 신응수 대목장을 만나 숭례문 복원에 얽힌 스토리와 한옥에 대한 그의 철학에 대해 들어본다.

신응수 대목장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숭례문
신응수 대목장은 최근 지어진 숭례문 복구공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국내 목재 문화재 복구현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데, 중요무형문화재 74호가 바로 신응수 대목장이다. 그는 대한제국 시대에 창덕궁 대조전과 희정당을 복원한 최원식 선생으로부터 조원재, 이광규로 계승된 전통 건축의 명맥을 잇는 인물이다. 젊은 시절 목수일을 시작한 신응수 대목장은 50여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대목장이 돼 도편수로서 숭례문 상량문에 이름을 올렸다.
“숭례문은 제게 특별한 곳 입니다. 스무살이 되던 해 숭례문 중수 공사에 막내 목수로 참여했었죠. 한국전쟁 당시 심하게 훼손된 숭례문 목조 부분을 모두 해체해 수리하는 보수공사가 진행됐었는데, 이때 부편수였던 스승 이광규 선생님을 따라 현장에 합류했었죠. 너무 가슴아픈 일이지만 화마로 인해 소실됐던 숭례문을 다시 복구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수작업으로 이뤄진 문화유산 복구
숭례문 복구 과정은 철저히 전통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곽에 들어간 돌은 석공들이 정과 망치를 이용해 다듬었다. 목수들은 전기톱이나 전기 대패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나무를 베고 손질했다.
“문루 상층부는 많이 소실됐지만 하층부의 목재는 대부분 옛 것 그대로 복원했습니다. 위층도 불에 탄 부분을 잘라내고 다른 목재를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복구했죠. 화재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일부는 단청을 칠하지 않고 그을린 부분을 놔두기도 했습니다”
신응수 대목장은 이번 숭례문 복구를 계기로 국민들이 좀 더 문화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문화재를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엄청난 화마로 소실된 숭례문입니다. 다시 복원된 만큼 우리 문화유산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서 아끼고 보호하려는 노력을 국민들 모두가 해야 해요. 귀하게 다뤄야 우리 후손들도 유산을 귀하게 여기게 되는 만큼 모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한옥은 한국인의 정신이 반영돼 있어
신 대목장은 한옥이 한옥답기 위해서는 한옥의 정신을 충분히 만족해야 한다고 했다. 목재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무엇보다 사람이 들어가 살 집이기 때문에 대충짓거나 날림공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한옥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대충지어서는 안됩니다. 한옥은 한번 짓고 마는 일회성 주택이 아니라 후대에도 계속해서 남아야 하므로 정성을 들여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가 처마의 끝을 보면 그 한옥을 누가 지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어요. 옛 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어요. 집도 마찬가지죠. 집을 짓는이가 어떤 마음으로 지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처마의 끝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또 한옥이 겨울에 춥다는 인식이 강한데 안춥게 짓는 방법이 있어요. 방법을 모르니까 대충 지어놓고서는 무작정 한옥은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한옥만큼 과학적인 집이 없어요. 창으로 바람이 많이 들어오니까 춥다고 생각하지만, 창도 얼마든지 바람이 안 통하게 할 수 있어요. 홑창만 하지 말고 겉창도 함께 달아줌으로써 보온을 할 수 있고, 문도 겉문을 하나 더 해주면 얼마든지 따뜻할 수 있거든요”
그는 경량목구조도 좋지만 한옥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파트가 많이 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북촌 한옥마을이라던지 전주 한옥마을 같은 경우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아파트가 한국에 많이 지어지고 있는데 아파트라는 주택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가 얼마나 이롭고 편하게 생활하고 있나요. 그런 차원에서 아파트가 역할을 참 잘해주고 있죠. 만약 한옥이 아파트만큼 지어진다면 얼마나 많은 땅을 필요로 했을까요? 그러나 이제는 주택도 다양해지고 또 한옥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한옥을 짓는 이도 지으려는 사람도 또 목재를 공급하는 사람도 모두 올바른 정신으로 한옥을 지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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