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5. 갈고리형 박피기(A)와 치차형 박피기(B)
박피

거의 모든 현대식 제재소들은 제재에 앞서 원목의 수피를 박피한다. 이것은 여러 이점들을 지니나 박피를 해 주는 중요한 이유는 수피가 붙어 있지 않은 죽데기를 칩(chip)으로 만들어 펄프 제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이다.

수피를 지니는 칩보다 수피를 지니지 않는 칩이 펄프 제조업체에게 더 유용하며 쉽게 판매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펄프 제조업체에서는 어떠한 가격으로도 수피를 지니는 칩을 구입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칩에서 수피를 분리하기 위한 경제적인 방법들이 개발되어 펄프 산업에서 이용된다면 이런 상황은 변화될 것이다. 수피가 붙어 있는 칩의 공급이 부족해지게 되면 수피를 지니는 칩의 이용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박피의 또 다른 중요한 이점들이 있다. 수피에 붙어 있는 모래 등의 이물질을 제거해 줌에 따라 톱날의 무딤 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따라서 작업 중단 시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원목의 본래 형상 주사(scanning)가 박피된 원목에서 더 정확하게 얻어진다. 또한 수피는 에너지 생산을 위한 연료원으로 경제적인 가치가 있거나 하나의 부산물로써도 판매될 수가 있다.

중규모 내지 대규모의 제재소에 있어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박피기는 고리형 박피기(ring debarker)이다. 이 박피기에 있어서는 원목이 여러 개의 압력바(pressure bar)가 장착되어 있는 하나의 회전 고리(ring)를 통과하게 된다. 이것들이 원목에 압력을 가하게 되어 수피가 벗겨지게 된다. 큰 고리형 박피기는 초당 1.0m(분당 200ft)까지의 속도로 원목을 박피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인 갈고리형 박피기(cambio ring debarker)는 고리형 박피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원목을 세개의 회전 원통형 헤드(head) 중심에 놓이도록 하고 칼날처럼 생긴 뾰족한 끝을 지니는 압력팔(pressure arm)이 장착되어 있는 하나의 회전 고리를 원목이 통과하도록 밀어주게 된다(그림 5의 A).

치차형 박피기(rosserhead debarker)는 비교적 크고 형상이 일정하지 않은 활엽수 원목을 취급하는 제재소에서 높은 생산율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 더러 이용되기도 한다(그림 5의 B). 비슷한 종류의 박피기가 기둥이나 말뚝의 박피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박피용 헤드는 자동대패(planer)의 포동(cutterhead)처럼 생긴 것으로 회전하는 원목의 길이 방향을 따라 수피를 깎아 내게 된다. 이 박피기는 굽어 있거나 그루터기 같은 원목을 박피하는 경우에도 적당한 것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박피기에 있어서는 수피와 함께 너무 많은 목재가 제거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된다. 고가의 제재목이나 펄프 칩 생산에 있어 과다한 양의 목재 세포 제거는 값비싼 실수로 이어지게 된다.

원통형 박피기(drum debarker)는 칩 제조용 제재목 제조기에 투입될 지름이 작은 원목의 수피를 벗기는데 이용될 수가 있다. 이러한 박피기는 지름이 큰 강철제 원통(drum, 대략 지름 4m 및 길이 25m)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목이 이 원통 내부를 통과하게 된다. 원통은 분당 약 2~4번 정도 회전한다. 원목이 원통의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원통의 길이 방향을 따라 약간 아래로 기울어져 있다. 원목이 원통 내부에서 굴러감에 따라 원통 내벽의 갈퀴 및 다른 원목들과의 마찰에 의해 수피가 벗겨지게 된다.

수압식 박피기(hydraulic debarker)는 두껍고 단단한 수피를 지니는 수종의 지름이 큰 노령림 원목의 박피에 아주 적당하다. 원목의 표면에 고압수(高壓水)를 분무하여 수피를 벗겨 낸다. 이러한 박피기는 지름이 큰 원목의 제재가 사라져 가게 됨에 따라 미국 서부나 캐나다에서 아주 드물게 이용되고 있다. 수압식 박피기는 지름이 큰 열대 활엽수용으로 여전히 적당한 것이 되고 있으나 환경 규제를 만족하기 위한 비싼 수질 처리 때문에 이용이 줄어들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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