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윤 형 운 박사
한국목재신문 창간 15주년이 과연 이 목재산업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이뤘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신문이 태어나는 자체도 살아남는 것조차도 시계 제로에 가깝게 느껴지는 15년 전 1999년 8월에 신문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드코리아’로 시작한 이 신문은 활자와 사진으로 목재업계의 소식을 전하고 전문지식과 비판을 실어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한국의 목재산업을 대변하는 신문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열정 하나로 부끄러운 초판을 세상에 내어놓고 관계자 모두가 감격스러워 했던 때가 벌써 15년 전입니다.

신문을 창간했지만 경영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기자 경험도 없는 직원들이 신문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자격을 갖춘 기자들이 입사해서 제법 신문다워졌다고 생각될 즈음에 2년도 안돼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습니다. 집안 분들에게 빌려온 돈으로 시작한 신문제작은 금방 한계를 보였습니다. 뜻있는 몇 분들이 자금을 내어서 주식회사로 전환했지만 자본금은 1년이 안 돼서 금방 바닥을 보였습니다.

반복되는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결단을 해야 했습니다. 우리가 이 목재산업을 위해 해야할 일을 생각하고 구체화해서 안을 만든 다음에 한국목재신문의 주주를 모집에 나섰습니다. 이 산업에서 귀감이 되고 있는 회사의 대표를 찾아가 주주가 돼 달라고 설득하러 다녔습니다. 그때 그분들에게 ▲목재협회 창설 ▲목재의 날 제정 ▲목재회관 건립 ▲목재박람회와 이벤트 개최 ▲각종 세미나와 심포지움 개최 ▲캠페인 진행 ▲목재신문의 밤 등 이 일을 주도적으로 해서 목재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설명을 드리고 약속을 했습니다. 2001년 7월경 입니다. 24개 업체에서 주주가 돼 주셨습니다. 신문이 살아야 산업이 산다는 뜻을 담아 소중한 참여를 해줬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고맙고 열심히 노력해서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마음을 지금까지 가지게 됐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 제가 약속했던 일들은 자의든 타의든 대부분이 실현됐습니다. 모두가 우리에게 용기를 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각고의 고생으로 신문이 제 궤도에 오를 즈음에 디자인과 잡지사업을 위시로 위태롭고 지루했던 바닥경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계기를 만들려 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오히려 큰 화를 좌초하는 결과가 됐고 이를 벗어나는데 4년 이상이 걸려야 했습니다. 이런 가혹한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목재산업의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목재법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인삼산업법, 석탄산업법, 식품산업진흥법도 있는데 목재법을 못 만드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목재법을 만들려고 몇몇 분들을 설득했지만 법 자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됐습니다. 1년이면 수천건의 법률이 제정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상황에서 법을 만든다는 게 상상조차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목재공학회 이남호 간사님께 “건축법을 건축학과가 주축이 돼 만들었듯이 목재법도 목재공학회가 주축이 돼 만들어 주세요”라고 간청했고 당시 회장이셨던 강진하 교수님께서 이런 제안을 수락해 2008년 목재산업법 제정위원회가 결성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법률초안이 만들어지고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산림청과 여러분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 법률의 완성을 보게 됐고 2013년 12월에 국회를 통과하게 됐습니다. 그때의 감격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었고 이 기쁜 소식을 아는 분들에게 문자로 알렸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2010년 2월에 ‘한국목재산업단체 총연합회’를 결성하기 위한 모임을 본사가 주최해서 지금의 연합회가 발족하는데 기여를 했습니다. 이 점도 잊을 수 없습니다. 수많은 세미나, 출판, 캠페인 등 정말 할말이 많지만 지면관계상 생략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개최한 ‘코리아우드쇼’는 목재산업과 제품을 소비층에게 적극 알릴 수 있는 획기적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진전입니다.

우리는 매번 남이 하지 않은 쉽지 않은 일을 도전했고 해내왔습니다. 한국목재신문이 앞으로 15년 어떤 발자국을 남길지 모르지만 한국목재산업이 한층 더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된다는 것만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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